활인검2 (EP1.가난한 나라)
작성자
yeongbeome2
작성일
2024-07-16 21:29
조회
67
가난한 나라
청년이 터벅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옷차림은 땟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은 옷을 입고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걷는다.
해는 서산에 대롱거리고 있다.
그는 산등성이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오늘밤은 어디 가서 쉬어갈까......
석상나라에서 겪은 이야기를 해줬더니 좋아하던 라도와 노두 친구들.....
동쪽나라를 떠나온지도 여러날이 되었구나!
별을 보기 위해 별이 나타나기를 위해 여기서 기다릴게 아니라 아예 서쪽 땅끝 바닷가에서 기다리며 하늘에 별이 나타나기를 천천히 기다리겠다니까 미리 가서 기다릴게 뭐 있느냐면서 별이 나타난 다음에 찾아가도 늦지 않다고 하던 그들......
내가 석상나라에서 경험했다는 것을 반신반의 하던 그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들.....
그래 남의 말을 듣고 신용한다는것은 어려운 일이지.....
내가 경험하고 해본 일이라야 상대방의 말과 됨됨이를 신용하게 되는거지....
서쪽 땅끝이 어디인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봐야 아는 것....
모르면서 할 일 없이 기다린다는 것은......
매도 번저 맞는게 낮다고 그러는데 언제 해도 내가 할 일은 내가 해야지 누가 해주는 것 아니고....
길은 먼데 한꺼번에 가지지 않는 것.......
내가 날아가는 재주가 있어도 몰아쳐서는 못가는 것.......
구경을 해도 가서 구경해야 맘이 놓이지...... ’
그는 조그만 산 마루턱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큰 강물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강 건너에는 아득하게 성벽이 지렁이처럼 구불거리는게 그의 눈을 빨아 당겨 궁금증을 솟게 만든다.
‘오늘 밤은 저곳 성안에서 하룻밤을 쉬어야겠군.....’
그는 산마루에 털부덕이 앉아서 강물을 내려다본다.
느긋하던 그는 강나루에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는 것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강나루로 잽싸게 걸어간다.
‘배가 아주 크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사공에게 뱃삯을 주고 배에 오른다. 배안으로 들어간 그는 배안을 살펴본다. 그는 뱃바닥이 꽤 넓다고 생각한다.
배에는 여러 모양의 사람들이 뱃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들 있다. 상도는 중간쯤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사공! 니는 내 모르나?”
“모르겠는뎁쇼!”
“내는 판관 밑에서....!”
“저는 나리를 모르는뎁쇼!”
“내는 니를 아는데 우째 내를 모른다카나!”
“저는 사실 나리를 모릅니다.”
“이 성안 사람 모두가 내를 다 아는데 이 짜슥 간첩 아니가?”
“아닙니다! 나리!”
“이 자슥 수상한기 이방인이고마!”
“아닙니다! 나리!”
“이 나리는 남의 꼬투리만 잡고서 판관에게 벌주라고 고자질하며 의시대는 나리라네.”
힘께나 있어 보이는 얼굴이 네모난 청년이 사공에게 일러주는 말투로 비아냥거린다.
“야 이사람아! 자네 큰일 났구먼! 판관 밑에 사람을 몰라보다니 큰 일 났어!”
키가 헌칠하게 큰 사람이 사공을 놀리는 투로 나리를 비꼰다.
“자네가 판관 밑에서 사람들에게 복주라는 말은 못하고 벌주라는 소리만 뒈질 때까지 해대는 고자관 나리에게 뱃삯을 받았으니 자네 오늘 일진이 꼭 죽을 일진이네 그려! 그래서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
얼굴이 거무튀튀한 머슴꼴을 한 중년인이 거든다.
고자관은 사공에게 말을 하는 사람들을 아니꼽게 쳐다보느라 눈알을 뒤룩거린다.
“아니 판관 밑에 사람이 뭐셔! 잉?”
“야, 이사람아! 판관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다니! 저 나리가 판관 밑에서 벌줘야 한다고 밉상 바치는 고자관이여!”
“자네 재판하능거 구경도 안했어야!”
“판관이 높은데 앉아 있고 그 밑에 죄진 사람도 있고 죄수 옆에서 깐죽거려 벌주라고 하는 밉상 바치는 놈을 모르능가벼! 사람 참 싱겁기는!”
“이 사람아! 그 걸 누가 몰라! 눈치가......”
“아니면!”
아는 소리를 했던 사람은 믹믹한 얼굴이 된다.
“판관 밑에 있는 놈이라고 하니께 하하하하!”
얼굴이 조금 누리게 보이는 청년은 억지로 하하거린다.
“아, 그러니까 하하하하하...”
“고자질하는 고자관이라! 하하하하하.....”
“고자관이라 판관 밑에서 깔리것지!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
“세상에 직업이 많다많다 하지만 고자질만 하면서 밥을 처먹다니 하하하하하........ 그러니 깔린 구린네가 하하하하 퉤퉤...... 그래서 밑구멍 냄새가 진동하는구먼! 하하하하.........”
“아무나 고자~~관 못하능거셔! 남 벌주라는 소리가 잘 나오게 공부를 많이 많이 하여야 그런 소리가 몽땅 암송하여 나온당께로!”
“으하하하하하............”
졸지에 배안은 웃음강이 되어 버렸다.
판관 밑에 있는 고자관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한다.
옆구리에 차고 있는 칼자루를 잡고서 망설인다.
“판관 밑에 있는 놈이라 다르네 그려! 하하하하.........”
“말조심 하더라고 잉! 칼을 만지작거려야!”
“왜 아녀? 글께나 했다는 놈이 남의 밑구멍이나 파보고말여!”
“공부를 많이 해야 밑구멍이 보이능거랑께!”
“하하하하하........”
“판관 밑에 있는 놈이니 별수 있겠어!”
“판관 밑에서 깔린 놈이 낯짝을 들고 어디를 싸다니나!”
“뇌물로 씻으면 깨끗하당께!”
“나도야 뇌물로 표시안나게 씻어야잉!”
“하하하하하하.......”
“고자~~관이나 씻는거셔!”
“그러랴! 그랑께 고자관이 인끼가 있당가?”
“동성연애 하능거랑께. 둔하고마! 하하하하하하!”
“배불루기 판관 놈 밑에서 고생하는구먼! 하하하하하........”
“오늘 콧구멍 일진이 구린네 일진이고마!”
“하하하하하하하............”
“여보게 사공! 고자질하는 놈을 배에서 내려놓게나! 그런 놈 태우면 손님까지 재수 없다네!”
“배지속까지 구린내가 나는놈여! 하하하하.........”
“그런 놈이 제 밑은 안구리것어! 하하하하하하.........”
“제 밑 구린 놈이 남의 밑구멍 조사를 하는 거셔! 잉 하하하하하....”
고자관은 살모사 눈을 만들어 얼굴이 누런 빛이 띠는 청년 앞으로 걸어간다.
“니 오늘 죽는 날이고마!”
“뱃삯도 안내려고 하는 고자나리가 냄새를 풍기네!”
젊은이는 재담하는 소리로 크게 말한다.
“하하하하하하..........”
배안의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한다.
“니 죽을래!”
고자관은 앞발차기로 청년의 턱을 걷어찼다. 그러나 청년은 헤헤거리며 옆으로 살짝 비켜나버린다.
“이 고자나리가 사람을 치네! 헤헤헤!”
“이런 문둥이 새끼를 !”
고자관은 연속으로 돌려차기로 앞차기로 청년의 목덜미를 향해 가슴팍을 가격한다. 그때마다 간발의 차로 헛발질로 끝난다.
“고자나리가 돈을 뜯어 처먹어도 고자질하는 놈이 없으니께 여기서도 광내네! 헤헤헤헤!”
고자관의 얼굴은 홍시가 형님하게 생겨버렸다.
그는 두주먹을 들어 청년을 가격하러 좇아다닌다.
“이자식이 고자질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주먹질도 잘하는구먼! 헤헤헤!”
“그러니까 고자관 나리가 아닌가?”
“이런 놈은 할 짓이 그렇게도 없나! 남을 벌주라고 밥만 처먹으면 그소리만 하니말여!”
“그놈은 저보다 힘이 센 놈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놈여!”
“그려!”
“그런 놈들이 무슨 벼슬을 한다니 쯔쯔!”
“종자가 뭐 그런 것들이 있나그래!”
“그놈은 사람을 잠도 안 재우고 고문도 잘하는 놈여!”
“저런 처 죽일놈 봤나!”
“아니 생사람을 죄를 뒤집어 씌운단 말여?”
“아무나 고자관 할 수 있능게 아녀라! 공부를 많이 혀야 된다고 하니께 그러네 잉!”
“그러니께 고자관이지!”
“저런 새끼는 씨를 못받게 해야되능거셔!”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내뱉는다.
씩씩대며 헛손질만 하던 그는 우뚝서서 배안의 사람들을 죽 훑어본다.
“고자~~ 관놈이 훑어보면 어쩔거셔!”
“강 건너가서 보자는거지!”
“아이 무셔라! 고자~잡놈한테 눈도장 찍히면 곤란혀!”
“판관놈 밑에 깔린 고자가 도장이 있간디!”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건 그려라! 내시는 도장이 없는 것이랑께!”
“저런 놈은 강물에 띄워야 하는거셔라!”
고자관은 강물에 띄우라는 말이 등뒤에서 들려오자 졸지에 핼쓱해진다. 그리고 얼굴에서 핏기가 가셔진다.
“야, 이사람들아! 배도 아직 뜨지 않았는데 왜들 그라는거여!”
“글쎄말여라! 배가 강심 정도 갔을 때 하는거셔 잉!”
“자네들 장차 고자 대감을 할 사람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더라고 이잉! 고자관이 뇌물을 먹어싸면 고자대감 되니께 지금부터 눈도장을 팍 찍어두게 하더라고이잉!”
“아따메! 고자가 대감 해뿌리면 우리는 죽는당께!”
“그랑께 우리가 쪼께 있다가 배가 강심에 갔을 때 하능거셔 잉!”
고자관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친다.
“고자~~관이 가재로 변했다야!”
“어디가! 새우 흉내내는데!”
“그러니 판관 요대기랑께 그라네!”
고자관은 사람들이 놀려대는 말에 기가 팍 꺾여 뱃전으로 밀려나더니 서둘러 나루로 내려간다.
“아니 배삯이 아까워 우째 그냥 내린당가 잉!”
“저놈이 배삯을 떼일놈이간디?”
“저놈은 첨부터 배삯을 안냈어야!”
“그렁께 내려뿌렸어야! 잉!”
“여기 있는 사람들 말여! 저 놈이 보자고 한 사람은 죽는 수가 있응께 조심들 하더라고 잉!”
“사공 양반! 이제 골치 아픈 것 빠졌응께 도로 붙기 전에 우리 가십시다요!”
“손님들은 저 고자관을 놀려서 배에서 내리게 했지만 그 앙갚품을 나에게 할건디 이걸 어짜노!”
“사공 양반이 고자관놈을 놀린게 없승께 걱정은 마시쇼!”
“그래도 그게 그렇칸디요! 나는 이 배로 벌어먹고 사는디요!”
“그놈이 권력이 있다고 행패부리면 우리 당에 알리시쇼! 그러면 우리 당에서 저런 고자관의 목을 팍 조져뿌릴 겅께!”
“선비는 무슨 당에서 계시는데요?”
“나는 그 세상이 다 아는 정의당에 있소!”
“정의당이라는게 언제 생겼는가유? 처음 듣는 당 같은데유.”
“저런 고자관 같은 탐관오리를 조져버리는 당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면 힘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버리슈!”
“아, 예! 고맙습니다! 그럼 어디루 찾아가야 정의당이 있는가유?”
“악산 아래 새파란 기와집이 우리 당주가 계신 곳이요!”
“아, 예!”
사공은 허리를 조금 꾸부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뱃놈 노릇만 하느라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모르고 있습지요”
“요 얼마전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사람들이 만든 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 그 군인들의 당을 가르치는군요! 고맙습니다!”
사공은 젊은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한다.
눈매가 매서운 젊은이가 사공에게 일러준다. 그는 등에 넓적한 칼을 엇빗겨 메었다
“군사반란이라!”
왼손에 칼을 들고 있는 젊은이가 고개를 홱돌려 군사반란이라고 말한 청년을 사납게 쳐다본다. 그의 눈은 핏발이 조금 섰다. 그는 중얼댄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간다.
“니, 군사반란이라 했나?”
“무슨 말씀이시요?”
“니, 방금 군사반란이라 했나?”
“당신에게 그런 말 한적 없소!”
“이자슥이 오리발 내민다요!”
“나는 오리발이 없소!”
“니, 사공에게 군사반란이라 했제?”
“나는 사공 양반이 정의당을 모른다고 하여 정의당 만든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인가를 가르쳐 주기 위해 군사반란을 하여 왕을 몰아내고 왕의 자리에 올라 무단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느라 한 말이었소!”
“그런데 어찌 군사반란이냐?”
“군사반란을 모르면서 군사반란을 묻는데 내가 군사반란을 가르쳐준들 이해가 되시겠소?”
“이짜슥이 사람 웃긴데이! 니 어디서 왔나?”
“아무데서 왔으면!”
“이보래! 내는 니를 조사할 권세가 있능기라! 대답해라 어서!”
“네가 뭔디?”
“나는 정의당원이다!”
“정의당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
“이자슥이 정의당을 몰라보고 어디서 주둥이를 놀리나!”
“보아하니 너는 반란이란 낱말도 모르고 있는게 정의당 쫄병심부름꾼인 모양이구나!”
“니 죽을래!”
“하하하하하하하”
배안의 사람들은 쫄병심부름꾼이란 말에 가가대소를 한다.
“쫄병 심부름꾼! 반란괴수가 누구인지 알고 까부냐?”
“이짜슥이.”
“너 보니까 심부름하느라 잠못자서 눈깔이 핏발이 섰구나! 가서 발씻고 날래 잠이나 자거라!”
“하하하하하하하”
사람들은 또 젊은이의 말에 뱃살을 잡고 웃는다.
“정의당의 이름으로 니를 죽인다!”
그는 말과 동시에 젊은이를 향해 뛰어오른다.
그는 칼바람을 일으켜 갈긴다.
사람들은 웃다가 재미 있는 구경판이 벌어졌다고 좋아들하며 시선을 젊은이에게 모은다. 그들의 눈은 정의당과 싸워서 이겨 주길 바라는 눈으로 졸지에 통일이 되었다.
“정의당이 사람잡네!”
젊은이는 소리를 치며 칼날을 가볍게 피한다.
정의당원 젊은이는 연속 공격을 한다.
“칼솜씨가 심부름꾼이구먼!”
“니 오늘 죽었다!”
“정의당 졸개가 까불어!”
“니 뒈질각오 하래이!”
“졸개놈이 큰소리는!”
“정의의 칼을 받아라!”
그는 크게 외치며 청년에게 달려든다.
“반란졸개는 물러가라!”
청년은 말을 받으며 몸을 비틀어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왼발 돌려차기로 정의당 청년의 등때기를 갈긴다. 그는 퍽소리를 내며 붕떴다 나뒹군다.
“아구구!”
“졸개놈이 푼수를 모르고 까불어!”
청년은 정의당원을 향해 일갈한다.
“힘도 못쓰는 놈이 큰소리만 쳤지라!”
“정의당원만 되면 저절로 큰소리가 나오게 되는 모양이네!”
“힘없는 큰소리는 아무짝에도 못쓰지라!”
“대단한 솜씨구먼!”
“아주 시원하게 했지라!”
“힘이 있으니께 의젓해 보였구먼!”
“눈깔이 핏발이 서서 사납게만 보였구먼!”
“핏발이 서서 돌아다니는 것은 못되게 굴어서 생긴거겠지....”
“사람들 등쳐먹고 노름하느라 생긴거겠지....”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지꺼린다.
“네놈을 체포하여 고자관청에 넘기겠다.”
우렁우렁하는 커다란 소리는 배안의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한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한 그를 찾느라 졸지에 부산을 떠는 눈들이 되었다. 체구가 우람한 사람이 이물에서 쿵쿵거리며 배가운데로 걸어온다.
“나는 네놈을 잡아서 일벌백계를 하겠다.”
“당신은 뉘시오?”
“네놈을 잡아갈 사람이다! 순순히 오라를 받아라!”
“잡혀갈 때는 잡혀가더라도 누구에게 잡혀가는 줄은 알아야 응할게 아니겠소!”
“보면 몰라! 캥기냐?”
“내가 뭣을 어쨌는데!”
청년은 반말을 한다.
“주접떨지 말고 오라부터 받어! 이새끼야!”
“오랏질일 안했네 이사람아!”
“이새끼가 포리사를 몰라보고 까불어!”
“포리사면 예의가 없는거냐?”
“이게 예의다!”
포리는 다짜고짜 주먹을 내지른다. 청년은 슬쩍 옆으로 피하며 왼손을 들어 포리의 턱을 가격한다. 포리는 육중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쿵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리고 맥없이 뱃바닥에 벌렁 자빠진다.
포리의 눈은 흰창만 보인다.
“포리란 놈이 껍죽대더니 힘한번 못쓰고 벌렁했서야!”
“육덕갑도 몬하능기 뻥튀는 소릴 했구만..... 쯔쯔”
“저자식도 아까 그놈맹키로 미련하구먼.....”
“속이 텅빈게 주접을 떨었지라!”
“빈수레가 시끄럽다더니.......맞구먼!”
“저런 것들이 어찌 반란을 일으키고 했당가?”
“우째 저런 못난이들이 나랏일을 본다고 그랸다.”
“나랏일이 걱정되네유!”
“저놈들이 권세를 믿고 백성들을 많이 괴롭힌 놈들 같구먼!”
“나라가 망하려고 저런 것들이 권세를 부리는거라!”
“세상 좋아졌지! 칼만 잘 써도 벼슬 한자리 하는 것은 일이 아니고 주먹심만 있어도 벼슬 한자리 하는 세상이니 약골만 깔리는 세상 되었구먼!”
“돈만 있어도 벼슬 한자리 한다네!”
“이번에 반란을 한 장군들은 돈을 꽤나 좋아한다고 들었지....”
“장군 이름이 뭔가?”
“나도 모르겠네! 뭐라더라 돈을 바꾼다고 하는 이름이라던데....”
“아니 돈을 바꾼다니 그런 일도 다 있나?”
“그러게 말이지!”
늙수그래한 중년인들이 주고받는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젊은이들이 그말을 받아 지껄인다.
“돈을 뭐라고 하지비?”
“젼이라고 안하능기요!”
“바꾸는 것은 뭐라꼬 하지비?”
“바꾼다고 하는 겅께네 환이라고 하면 되겠다고마! 그리고 젼을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들이니까네 그말이 뭐꼬?”
“말이 말이지비! 니 무시기 소리하는 거이메?”
“에라, 이짜슥아! 말을 한문으로 어떻게 쓰는가 말이다.”
“알면서리 뭐다러 묻는 것이지비? 너 혼자 다하그라 이짜슥아!”
“그러니까네 젼환두가 아니가!”
“혼자서 어찌 반란이를 일으킬 수 있씀메?”
“이짜슥 소식이 문어 사촌이다이.”
“혼자서 다하그라!”
“노우태, 황영, 차뀨헌, 등이라꼬”
“문둥이들이라꼬 아주 잘알고 있고마!”
“문둥이들이던 누구든 반란이 하는 새끼들은 들고 일어나 징벌을 하여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꼬”
“그러면 나라가 바로 되겠지비!”
“그런 문둥이 새끼들에게 빌붙어서 한자리 하려고 하는 놈들이 많으니까네 그게 문제잉기라!”
“백성들이 반란이를 하는 자들을 지지를 않하면 징벌이 되겠지비 그러나 백성들이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씀메! 그거이는 백성이 무식해서 그렇씀메!”
“니도 아는 소리를 한다야!”
“우리 나라 사람들이는 힘이 세다 싶은 놈에게 빌붙어서 아양을 떨고 돈을 조금 들여서 많이 거두는 짓을 많이들 하는 두환들이지비!”
“니도 아능기 많은기 먹을 것 많이 챙기겠다고마!”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지껄인다.
그들은 배가 가는지 섰는지 관심밖으로 밀어내고 떠든다.
상도는 배안의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엷은 웃음을 얼굴에 담는다.
“재미 있는 세상이야!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그런 것 같구나......”
그는 중얼거린다.
‘사람들은 지기를 싫어하는 기질이 있어......
남을 지배하려고 하는게 많구나.....
짐승들 마냥 싸워서 이겨 최고의 자리에 앉아 의시대려고 하는게 많아........
남을 끌어내리고 그자리에 오르려고 하는게 원숭이와 판에 박았어......
사람을 골려주고 그 것을 즐기는게 너무 많아.....
으시대는 것 하며.....
제눈에 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죽이고 .....
의심이 든다 하면 죄를 씌워서 죽이고......
권세를 잡는데 있어서는 형제도 제 새끼도 죽이고 부모도 모르는 패륜아가 되는게 사람들이야......
혹 착한 사람도 있지만.......
그러니 금수보다 났다는게.......’
청년이 터벅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옷차림은 땟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은 옷을 입고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걷는다.
해는 서산에 대롱거리고 있다.
그는 산등성이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오늘밤은 어디 가서 쉬어갈까......
석상나라에서 겪은 이야기를 해줬더니 좋아하던 라도와 노두 친구들.....
동쪽나라를 떠나온지도 여러날이 되었구나!
별을 보기 위해 별이 나타나기를 위해 여기서 기다릴게 아니라 아예 서쪽 땅끝 바닷가에서 기다리며 하늘에 별이 나타나기를 천천히 기다리겠다니까 미리 가서 기다릴게 뭐 있느냐면서 별이 나타난 다음에 찾아가도 늦지 않다고 하던 그들......
내가 석상나라에서 경험했다는 것을 반신반의 하던 그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들.....
그래 남의 말을 듣고 신용한다는것은 어려운 일이지.....
내가 경험하고 해본 일이라야 상대방의 말과 됨됨이를 신용하게 되는거지....
서쪽 땅끝이 어디인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가봐야 아는 것....
모르면서 할 일 없이 기다린다는 것은......
매도 번저 맞는게 낮다고 그러는데 언제 해도 내가 할 일은 내가 해야지 누가 해주는 것 아니고....
길은 먼데 한꺼번에 가지지 않는 것.......
내가 날아가는 재주가 있어도 몰아쳐서는 못가는 것.......
구경을 해도 가서 구경해야 맘이 놓이지...... ’
그는 조그만 산 마루턱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큰 강물이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강 건너에는 아득하게 성벽이 지렁이처럼 구불거리는게 그의 눈을 빨아 당겨 궁금증을 솟게 만든다.
‘오늘 밤은 저곳 성안에서 하룻밤을 쉬어야겠군.....’
그는 산마루에 털부덕이 앉아서 강물을 내려다본다.
느긋하던 그는 강나루에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는 것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강나루로 잽싸게 걸어간다.
‘배가 아주 크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사공에게 뱃삯을 주고 배에 오른다. 배안으로 들어간 그는 배안을 살펴본다. 그는 뱃바닥이 꽤 넓다고 생각한다.
배에는 여러 모양의 사람들이 뱃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들 있다. 상도는 중간쯤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사공! 니는 내 모르나?”
“모르겠는뎁쇼!”
“내는 판관 밑에서....!”
“저는 나리를 모르는뎁쇼!”
“내는 니를 아는데 우째 내를 모른다카나!”
“저는 사실 나리를 모릅니다.”
“이 성안 사람 모두가 내를 다 아는데 이 짜슥 간첩 아니가?”
“아닙니다! 나리!”
“이 자슥 수상한기 이방인이고마!”
“아닙니다! 나리!”
“이 나리는 남의 꼬투리만 잡고서 판관에게 벌주라고 고자질하며 의시대는 나리라네.”
힘께나 있어 보이는 얼굴이 네모난 청년이 사공에게 일러주는 말투로 비아냥거린다.
“야 이사람아! 자네 큰일 났구먼! 판관 밑에 사람을 몰라보다니 큰 일 났어!”
키가 헌칠하게 큰 사람이 사공을 놀리는 투로 나리를 비꼰다.
“자네가 판관 밑에서 사람들에게 복주라는 말은 못하고 벌주라는 소리만 뒈질 때까지 해대는 고자관 나리에게 뱃삯을 받았으니 자네 오늘 일진이 꼭 죽을 일진이네 그려! 그래서 옛말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라고 했지.”
얼굴이 거무튀튀한 머슴꼴을 한 중년인이 거든다.
고자관은 사공에게 말을 하는 사람들을 아니꼽게 쳐다보느라 눈알을 뒤룩거린다.
“아니 판관 밑에 사람이 뭐셔! 잉?”
“야, 이사람아! 판관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다니! 저 나리가 판관 밑에서 벌줘야 한다고 밉상 바치는 고자관이여!”
“자네 재판하능거 구경도 안했어야!”
“판관이 높은데 앉아 있고 그 밑에 죄진 사람도 있고 죄수 옆에서 깐죽거려 벌주라고 하는 밉상 바치는 놈을 모르능가벼! 사람 참 싱겁기는!”
“이 사람아! 그 걸 누가 몰라! 눈치가......”
“아니면!”
아는 소리를 했던 사람은 믹믹한 얼굴이 된다.
“판관 밑에 있는 놈이라고 하니께 하하하하!”
얼굴이 조금 누리게 보이는 청년은 억지로 하하거린다.
“아, 그러니까 하하하하하...”
“고자질하는 고자관이라! 하하하하하.....”
“고자관이라 판관 밑에서 깔리것지!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
“세상에 직업이 많다많다 하지만 고자질만 하면서 밥을 처먹다니 하하하하하........ 그러니 깔린 구린네가 하하하하 퉤퉤...... 그래서 밑구멍 냄새가 진동하는구먼! 하하하하.........”
“아무나 고자~~관 못하능거셔! 남 벌주라는 소리가 잘 나오게 공부를 많이 많이 하여야 그런 소리가 몽땅 암송하여 나온당께로!”
“으하하하하하............”
졸지에 배안은 웃음강이 되어 버렸다.
판관 밑에 있는 고자관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한다.
옆구리에 차고 있는 칼자루를 잡고서 망설인다.
“판관 밑에 있는 놈이라 다르네 그려! 하하하하.........”
“말조심 하더라고 잉! 칼을 만지작거려야!”
“왜 아녀? 글께나 했다는 놈이 남의 밑구멍이나 파보고말여!”
“공부를 많이 해야 밑구멍이 보이능거랑께!”
“하하하하하........”
“판관 밑에 있는 놈이니 별수 있겠어!”
“판관 밑에서 깔린 놈이 낯짝을 들고 어디를 싸다니나!”
“뇌물로 씻으면 깨끗하당께!”
“나도야 뇌물로 표시안나게 씻어야잉!”
“하하하하하하.......”
“고자~~관이나 씻는거셔!”
“그러랴! 그랑께 고자관이 인끼가 있당가?”
“동성연애 하능거랑께. 둔하고마! 하하하하하하!”
“배불루기 판관 놈 밑에서 고생하는구먼! 하하하하하........”
“오늘 콧구멍 일진이 구린네 일진이고마!”
“하하하하하하하............”
“여보게 사공! 고자질하는 놈을 배에서 내려놓게나! 그런 놈 태우면 손님까지 재수 없다네!”
“배지속까지 구린내가 나는놈여! 하하하하.........”
“그런 놈이 제 밑은 안구리것어! 하하하하하하.........”
“제 밑 구린 놈이 남의 밑구멍 조사를 하는 거셔! 잉 하하하하하....”
고자관은 살모사 눈을 만들어 얼굴이 누런 빛이 띠는 청년 앞으로 걸어간다.
“니 오늘 죽는 날이고마!”
“뱃삯도 안내려고 하는 고자나리가 냄새를 풍기네!”
젊은이는 재담하는 소리로 크게 말한다.
“하하하하하하..........”
배안의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한다.
“니 죽을래!”
고자관은 앞발차기로 청년의 턱을 걷어찼다. 그러나 청년은 헤헤거리며 옆으로 살짝 비켜나버린다.
“이 고자나리가 사람을 치네! 헤헤헤!”
“이런 문둥이 새끼를 !”
고자관은 연속으로 돌려차기로 앞차기로 청년의 목덜미를 향해 가슴팍을 가격한다. 그때마다 간발의 차로 헛발질로 끝난다.
“고자나리가 돈을 뜯어 처먹어도 고자질하는 놈이 없으니께 여기서도 광내네! 헤헤헤헤!”
고자관의 얼굴은 홍시가 형님하게 생겨버렸다.
그는 두주먹을 들어 청년을 가격하러 좇아다닌다.
“이자식이 고자질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주먹질도 잘하는구먼! 헤헤헤!”
“그러니까 고자관 나리가 아닌가?”
“이런 놈은 할 짓이 그렇게도 없나! 남을 벌주라고 밥만 처먹으면 그소리만 하니말여!”
“그놈은 저보다 힘이 센 놈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놈여!”
“그려!”
“그런 놈들이 무슨 벼슬을 한다니 쯔쯔!”
“종자가 뭐 그런 것들이 있나그래!”
“그놈은 사람을 잠도 안 재우고 고문도 잘하는 놈여!”
“저런 처 죽일놈 봤나!”
“아니 생사람을 죄를 뒤집어 씌운단 말여?”
“아무나 고자관 할 수 있능게 아녀라! 공부를 많이 혀야 된다고 하니께 그러네 잉!”
“그러니께 고자관이지!”
“저런 새끼는 씨를 못받게 해야되능거셔!”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내뱉는다.
씩씩대며 헛손질만 하던 그는 우뚝서서 배안의 사람들을 죽 훑어본다.
“고자~~ 관놈이 훑어보면 어쩔거셔!”
“강 건너가서 보자는거지!”
“아이 무셔라! 고자~잡놈한테 눈도장 찍히면 곤란혀!”
“판관놈 밑에 깔린 고자가 도장이 있간디!”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그건 그려라! 내시는 도장이 없는 것이랑께!”
“저런 놈은 강물에 띄워야 하는거셔라!”
고자관은 강물에 띄우라는 말이 등뒤에서 들려오자 졸지에 핼쓱해진다. 그리고 얼굴에서 핏기가 가셔진다.
“야, 이사람들아! 배도 아직 뜨지 않았는데 왜들 그라는거여!”
“글쎄말여라! 배가 강심 정도 갔을 때 하는거셔 잉!”
“자네들 장차 고자 대감을 할 사람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더라고 이잉! 고자관이 뇌물을 먹어싸면 고자대감 되니께 지금부터 눈도장을 팍 찍어두게 하더라고이잉!”
“아따메! 고자가 대감 해뿌리면 우리는 죽는당께!”
“그랑께 우리가 쪼께 있다가 배가 강심에 갔을 때 하능거셔 잉!”
고자관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친다.
“고자~~관이 가재로 변했다야!”
“어디가! 새우 흉내내는데!”
“그러니 판관 요대기랑께 그라네!”
고자관은 사람들이 놀려대는 말에 기가 팍 꺾여 뱃전으로 밀려나더니 서둘러 나루로 내려간다.
“아니 배삯이 아까워 우째 그냥 내린당가 잉!”
“저놈이 배삯을 떼일놈이간디?”
“저놈은 첨부터 배삯을 안냈어야!”
“그렁께 내려뿌렸어야! 잉!”
“여기 있는 사람들 말여! 저 놈이 보자고 한 사람은 죽는 수가 있응께 조심들 하더라고 잉!”
“사공 양반! 이제 골치 아픈 것 빠졌응께 도로 붙기 전에 우리 가십시다요!”
“손님들은 저 고자관을 놀려서 배에서 내리게 했지만 그 앙갚품을 나에게 할건디 이걸 어짜노!”
“사공 양반이 고자관놈을 놀린게 없승께 걱정은 마시쇼!”
“그래도 그게 그렇칸디요! 나는 이 배로 벌어먹고 사는디요!”
“그놈이 권력이 있다고 행패부리면 우리 당에 알리시쇼! 그러면 우리 당에서 저런 고자관의 목을 팍 조져뿌릴 겅께!”
“선비는 무슨 당에서 계시는데요?”
“나는 그 세상이 다 아는 정의당에 있소!”
“정의당이라는게 언제 생겼는가유? 처음 듣는 당 같은데유.”
“저런 고자관 같은 탐관오리를 조져버리는 당이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면 힘쓴다고 생각하는 것은 버리슈!”
“아, 예! 고맙습니다! 그럼 어디루 찾아가야 정의당이 있는가유?”
“악산 아래 새파란 기와집이 우리 당주가 계신 곳이요!”
“아, 예!”
사공은 허리를 조금 꾸부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뱃놈 노릇만 하느라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모르고 있습지요”
“요 얼마전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사람들이 만든 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 그 군인들의 당을 가르치는군요! 고맙습니다!”
사공은 젊은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한다.
눈매가 매서운 젊은이가 사공에게 일러준다. 그는 등에 넓적한 칼을 엇빗겨 메었다
“군사반란이라!”
왼손에 칼을 들고 있는 젊은이가 고개를 홱돌려 군사반란이라고 말한 청년을 사납게 쳐다본다. 그의 눈은 핏발이 조금 섰다. 그는 중얼댄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간다.
“니, 군사반란이라 했나?”
“무슨 말씀이시요?”
“니, 방금 군사반란이라 했나?”
“당신에게 그런 말 한적 없소!”
“이자슥이 오리발 내민다요!”
“나는 오리발이 없소!”
“니, 사공에게 군사반란이라 했제?”
“나는 사공 양반이 정의당을 모른다고 하여 정의당 만든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인가를 가르쳐 주기 위해 군사반란을 하여 왕을 몰아내고 왕의 자리에 올라 무단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느라 한 말이었소!”
“그런데 어찌 군사반란이냐?”
“군사반란을 모르면서 군사반란을 묻는데 내가 군사반란을 가르쳐준들 이해가 되시겠소?”
“이짜슥이 사람 웃긴데이! 니 어디서 왔나?”
“아무데서 왔으면!”
“이보래! 내는 니를 조사할 권세가 있능기라! 대답해라 어서!”
“네가 뭔디?”
“나는 정의당원이다!”
“정의당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
“이자슥이 정의당을 몰라보고 어디서 주둥이를 놀리나!”
“보아하니 너는 반란이란 낱말도 모르고 있는게 정의당 쫄병심부름꾼인 모양이구나!”
“니 죽을래!”
“하하하하하하하”
배안의 사람들은 쫄병심부름꾼이란 말에 가가대소를 한다.
“쫄병 심부름꾼! 반란괴수가 누구인지 알고 까부냐?”
“이짜슥이.”
“너 보니까 심부름하느라 잠못자서 눈깔이 핏발이 섰구나! 가서 발씻고 날래 잠이나 자거라!”
“하하하하하하하”
사람들은 또 젊은이의 말에 뱃살을 잡고 웃는다.
“정의당의 이름으로 니를 죽인다!”
그는 말과 동시에 젊은이를 향해 뛰어오른다.
그는 칼바람을 일으켜 갈긴다.
사람들은 웃다가 재미 있는 구경판이 벌어졌다고 좋아들하며 시선을 젊은이에게 모은다. 그들의 눈은 정의당과 싸워서 이겨 주길 바라는 눈으로 졸지에 통일이 되었다.
“정의당이 사람잡네!”
젊은이는 소리를 치며 칼날을 가볍게 피한다.
정의당원 젊은이는 연속 공격을 한다.
“칼솜씨가 심부름꾼이구먼!”
“니 오늘 죽었다!”
“정의당 졸개가 까불어!”
“니 뒈질각오 하래이!”
“졸개놈이 큰소리는!”
“정의의 칼을 받아라!”
그는 크게 외치며 청년에게 달려든다.
“반란졸개는 물러가라!”
청년은 말을 받으며 몸을 비틀어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왼발 돌려차기로 정의당 청년의 등때기를 갈긴다. 그는 퍽소리를 내며 붕떴다 나뒹군다.
“아구구!”
“졸개놈이 푼수를 모르고 까불어!”
청년은 정의당원을 향해 일갈한다.
“힘도 못쓰는 놈이 큰소리만 쳤지라!”
“정의당원만 되면 저절로 큰소리가 나오게 되는 모양이네!”
“힘없는 큰소리는 아무짝에도 못쓰지라!”
“대단한 솜씨구먼!”
“아주 시원하게 했지라!”
“힘이 있으니께 의젓해 보였구먼!”
“눈깔이 핏발이 서서 사납게만 보였구먼!”
“핏발이 서서 돌아다니는 것은 못되게 굴어서 생긴거겠지....”
“사람들 등쳐먹고 노름하느라 생긴거겠지....”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지꺼린다.
“네놈을 체포하여 고자관청에 넘기겠다.”
우렁우렁하는 커다란 소리는 배안의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한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한 그를 찾느라 졸지에 부산을 떠는 눈들이 되었다. 체구가 우람한 사람이 이물에서 쿵쿵거리며 배가운데로 걸어온다.
“나는 네놈을 잡아서 일벌백계를 하겠다.”
“당신은 뉘시오?”
“네놈을 잡아갈 사람이다! 순순히 오라를 받아라!”
“잡혀갈 때는 잡혀가더라도 누구에게 잡혀가는 줄은 알아야 응할게 아니겠소!”
“보면 몰라! 캥기냐?”
“내가 뭣을 어쨌는데!”
청년은 반말을 한다.
“주접떨지 말고 오라부터 받어! 이새끼야!”
“오랏질일 안했네 이사람아!”
“이새끼가 포리사를 몰라보고 까불어!”
“포리사면 예의가 없는거냐?”
“이게 예의다!”
포리는 다짜고짜 주먹을 내지른다. 청년은 슬쩍 옆으로 피하며 왼손을 들어 포리의 턱을 가격한다. 포리는 육중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쿵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리고 맥없이 뱃바닥에 벌렁 자빠진다.
포리의 눈은 흰창만 보인다.
“포리란 놈이 껍죽대더니 힘한번 못쓰고 벌렁했서야!”
“육덕갑도 몬하능기 뻥튀는 소릴 했구만..... 쯔쯔”
“저자식도 아까 그놈맹키로 미련하구먼.....”
“속이 텅빈게 주접을 떨었지라!”
“빈수레가 시끄럽다더니.......맞구먼!”
“저런 것들이 어찌 반란을 일으키고 했당가?”
“우째 저런 못난이들이 나랏일을 본다고 그랸다.”
“나랏일이 걱정되네유!”
“저놈들이 권세를 믿고 백성들을 많이 괴롭힌 놈들 같구먼!”
“나라가 망하려고 저런 것들이 권세를 부리는거라!”
“세상 좋아졌지! 칼만 잘 써도 벼슬 한자리 하는 것은 일이 아니고 주먹심만 있어도 벼슬 한자리 하는 세상이니 약골만 깔리는 세상 되었구먼!”
“돈만 있어도 벼슬 한자리 한다네!”
“이번에 반란을 한 장군들은 돈을 꽤나 좋아한다고 들었지....”
“장군 이름이 뭔가?”
“나도 모르겠네! 뭐라더라 돈을 바꾼다고 하는 이름이라던데....”
“아니 돈을 바꾼다니 그런 일도 다 있나?”
“그러게 말이지!”
늙수그래한 중년인들이 주고받는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젊은이들이 그말을 받아 지껄인다.
“돈을 뭐라고 하지비?”
“젼이라고 안하능기요!”
“바꾸는 것은 뭐라꼬 하지비?”
“바꾼다고 하는 겅께네 환이라고 하면 되겠다고마! 그리고 젼을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들이니까네 그말이 뭐꼬?”
“말이 말이지비! 니 무시기 소리하는 거이메?”
“에라, 이짜슥아! 말을 한문으로 어떻게 쓰는가 말이다.”
“알면서리 뭐다러 묻는 것이지비? 너 혼자 다하그라 이짜슥아!”
“그러니까네 젼환두가 아니가!”
“혼자서 어찌 반란이를 일으킬 수 있씀메?”
“이짜슥 소식이 문어 사촌이다이.”
“혼자서 다하그라!”
“노우태, 황영, 차뀨헌, 등이라꼬”
“문둥이들이라꼬 아주 잘알고 있고마!”
“문둥이들이던 누구든 반란이 하는 새끼들은 들고 일어나 징벌을 하여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꼬”
“그러면 나라가 바로 되겠지비!”
“그런 문둥이 새끼들에게 빌붙어서 한자리 하려고 하는 놈들이 많으니까네 그게 문제잉기라!”
“백성들이 반란이를 하는 자들을 지지를 않하면 징벌이 되겠지비 그러나 백성들이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있씀메! 그거이는 백성이 무식해서 그렇씀메!”
“니도 아는 소리를 한다야!”
“우리 나라 사람들이는 힘이 세다 싶은 놈에게 빌붙어서 아양을 떨고 돈을 조금 들여서 많이 거두는 짓을 많이들 하는 두환들이지비!”
“니도 아능기 많은기 먹을 것 많이 챙기겠다고마!”
배안의 사람들은 한마디씩 지껄인다.
그들은 배가 가는지 섰는지 관심밖으로 밀어내고 떠든다.
상도는 배안의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엷은 웃음을 얼굴에 담는다.
“재미 있는 세상이야!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그런 것 같구나......”
그는 중얼거린다.
‘사람들은 지기를 싫어하는 기질이 있어......
남을 지배하려고 하는게 많구나.....
짐승들 마냥 싸워서 이겨 최고의 자리에 앉아 의시대려고 하는게 많아........
남을 끌어내리고 그자리에 오르려고 하는게 원숭이와 판에 박았어......
사람을 골려주고 그 것을 즐기는게 너무 많아.....
으시대는 것 하며.....
제눈에 조금이라도 맘에 안들면 죽이고 .....
의심이 든다 하면 죄를 씌워서 죽이고......
권세를 잡는데 있어서는 형제도 제 새끼도 죽이고 부모도 모르는 패륜아가 되는게 사람들이야......
혹 착한 사람도 있지만.......
그러니 금수보다 났다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