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전강 (EP2.만남)
작성자
yeongbeome2
작성일
2024-07-11 18:09
조회
86
숙희가 도민을 만난 것은 국립 도서관에서 만났다.
도민이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러 왔고 숙희는 공부하러 왔었다.
그런데 그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게 만들어준 것은 소나기였다.
현관 앞에서 숙희는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방게 같은 조그만 차가 도서관 현관으로 다가와 섰다.
차는 봉고차 같으면서 봉고차의 사분의 일정도 되게 작아 보인다.
그차 운전대에서 청년이 우산을 바치고 내린다. 그리고 짐칸문을 열고 이십권 정도 되는 책 묶은 것을 옆구리에 끼고서 짐칸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도서관 현관 계단을 올라온다.
숙희는 젊은이의 일하는 모습을 관심이 없으면서 관심이 있는 것처럼 지켜보고 있다.
‘나도 저렇게 조그만 차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때 ‘부르릉’ 하면서 운전을 하고 집으로 달려가고......
저 청년은 IMF시대( 나라에 달러가 바닥이 나서 국제통화기금의 원조를 받아 국가 경제를 겨우겨우 유지하는 때, 실업사태가 나서 수백만의 실업자가 생겨서 가정경제가 파탄지경인 때)에 책을 납품하고.......
길바닥에서 술을 마시고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잠자는 청년도 많으데........
저 청년에게 지하철 타는데 까지만 부탁을 해볼까.......
신원이 확실한 청년이니까 자가용차는 조심을 하는 시대이지만.....
부탁을 해야지........’
숙희가 막 마음을 먹고 고개를 돌려 납품처 입구를 바라본다.
청년이 걸어오고 있다.
청년은 숙희가 서서 있는 곳에 와서 섰다.
소나기 오는 밖을 내다본다. 그리고 우산을 펼친다.
“저, 부탁이 있어요!”
숙희는 청년에게 조금은 당연하게 말을 한다.
청년은 왼발을 내딛다 말고 숙희를 바라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표정은 담담하면서 부탁을 어서 해보라고 가능한 도울 수 있으면 돕도록 하겠다는 것을 눈으로 말하고 있다.
“저를 지하철까지만.......”
“그렇게 하십시오!”
“고마워요!”
“이 정도야..... 가십시다!”
청년은 우산을 받쳐 차의 문을 열고 조수석에 숙희를 오르게 한다.
그리고 운전대에 올라앉아 소나기 속을 헤집고 나간다.
숙희는 조그만 봉고차가 커다란 차들과 함께 한길을 달려 가는게 앙증맞은게 신통하게 생각되어 웃음을 담은 얼굴로 차를 살펴본다.
그리고 청년을 바라본다.
“저는 망원동에 살고 있어요!......”
숙희는 앙증맞은 차를 타고 있는 기분 그대로 말을 건넨다.
숙희는 말을 끊고 청년의 말을 기다린다.
청년은 냉큼 대답을 안한다.
“남이 아저씨를 알면 안되는가 보죠?”
숙희는 조금은 뚱하게 말한다.
“저도 망원동 부근입니다!”
“그러세요!”
숙희는 반갑고도 묘한 기분이 들뜨기 시작한다.
‘청년이 장난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우연이 인연으로 시작된다더니........’
“아저씨는 지금 어디로 가시나요?”
“지금 망원동으로 가고 있어요. 사무실이 망원동 옆 합정동에 있거든요!”
“이렇게 태워 주셔서 고마워요! 아저씨!”
“그만 하세요! 내가 고맙다고 해야 되는데!”
“..........”
숙희는 의아스럽다고 청년을 바라본다.
“학생이 내차에 타줘서 내가 심심치 않고 즐겁게 망원동까지 가게 해줬으니 고맙지요!”
“IMF시대인데 아저씨 회사는 잘되는 모양이지요?”
“그냥 자영업이니까요!”
“자영업이라 잘된다니 이상하네요!”
“회사는 아니고 출판사에 직원이 한명밖에 없거든요!”
“출판사라면.....”
“혼자 다 하는 거지요! 원고를 받아다가 출판을 하고 그리고 납품을 하는 거니까 혼자서도 딴일을 보면서 가능하지요! 요는 규모가 작으니까 가능한 거랍니다.”
“........예!”
숙희는 졸지에 어리둥절해졌다.
‘출판사가 본업인지 딴일이 본업인지...... 능력이 있어야 정보화시대에 살아남고 IMF강을 건너갈 수 있다고 들었고 그게 현실임을 인정하는데...... 이 청년은 자기의 능력을 계발해 나가는 청년......’
그리고 그녀는 청년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자신을 두드러지게 발견하고 희열을 느끼고 갖는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차도 큰차들과 나란히 소나기가 오는 빗속을 헤집고 다닌다는 평범한 사실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대입 시켜본다.
그리고 자동차의 발달 과정을 살펴본다.
‘자동차가 처음에는 바퀴도 없는 끙게부터 시작되었다. 그게 어느 시점에서 둥근 통나무를 짤라서 나무바퀴가 달린 수레가 되고, 그게 다시 어느 시점에서 커다랗게 바퀴를 만들고, 그러다가 쇠로 된 바퀴를 만들고, 그게 다시 얼마동안 지나다가 고무바퀴로 만들고, 다시 바람을 넣어서 굴리는 바퀴를 만들고, 점점 발달하여 간신히 혼자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만들고 그게 발달하여 커다란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그렇다고 하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하루 아침에 큰차가 만들어진 것 아니야........
엄마가 검사 아들 두고 싶어 하는 것도 그게 성숙이 되어야 되는 거지 욕심만 앞세워 재촉한다고 .......
장가 올 사람 사정도 있고 시집 갈 사람의 사정도 있는 것인데.......
검사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를.......
그들은 그들대로 애환이 없다 아니할 수 없는 것......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되는 건데......
엄마는 괜히 그래......’
“학생은 생각 속에 빠졌나 봐요! 소나기가 학생의 머리를 식히고 있군요!”
“예 잠시 생각이 되는 일이 있어서.....”
“학점을 짜게주는 교수님 생각했나 보죠?”
“아니예요! 이 차에 대해 생각했어요!”
“이 차는 도서관에 납품을 하였으니까 소속이 투명하게 드러나 있어요! 그점은........”
“차가 투명하다고 해서 차를 함부로 탈 수 있나요 뭐!”
“그럼....”
“아저씨가 느낌이 좋았고 그리고 소나기.....”
숙희는 웃음을 조금 담은 얼굴로 첫인상을 구김없이 말한다.
청년은 숙희의 말에 입이 못말리게 벌어진다.
그리고 담담하던 그의 마음을 출렁하게 만들었다.
“나는 도민입니다!”
“저는 이숙희예요!”
“이숙희씨는 표현을 하시는게 아주 좋아 보입니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인데 표현을 느낀대로 한다고, 좋아 보인다고 말하는게 어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죄송합니다! 숙희씨! 세대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까요?”
“요즘 어린아이도 한달 먼저 출생한 아이와 한달 후에 출생한 아이가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하는데 내 말이 틀렸습니까?”
“도민씨 그건 너무......”
“숙희씨도 아까 차에 오를 때부터 ‘아저씨 아저씨’ 하고 부른게 세대 차이가 감지가 안되어 그렇게 부른게 아니라 할 수 있습니까?”
“도민씨는 아저씨가 아니라고 강변하시는군요!”
“나는 아직인데.....”
“이름을 몰라서 그렇게 호칭한 거예요!”
“그럼 사과를 접수하겠습네다!”
“하! 그렇습네까? 고맙습네다!”
“오늘은 귀하신 숙희씨를 만나서 누추한 차에 모시는 영광을 갖게되어 무상의 기쁨이올습니다.”
“피차 일반입니다! 소나기가 도민씨를 만나게 했다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무상의 영광을 계속 받으시길 바라마지않습니다.”
그들은 오래 오래 교제를 한 사람들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마음의 문도 똑같이 활짝 열어놓고 있다.
차는 주차장으로 변한 강변로에 서서 그들의 눈을 맞추게 한다.
“숙희씨는 무엇을 전공하십니까?”
“국문과에 다니고 있어요!”
도민은 마음을 가라앉혀 차분하게 말한다. 숙희도 도민을 따라 진지한 태도로 말한다.
“예!”
“도민씨는요?”
“저야 출판이 전공입니다.”
“본업이 따로 있으시다고 했는데!”
“아, 예! 딴일이란걸 말하는군요! 그것은 비밀스러운 일이 아니고 다만 대답할 시기가 안되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마음 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가 문을 걸어 잠그시는군요!”
“그게 아닌데!”
“보다시피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비밀스러운 일을 한다고 해봤자 대수로운 일이겠습니까?”
“서로 지음지기를 확인한 마당에 숨길게.....”
“시험공부를 하는게 있는데 그게 자랑스런 것이 안되니까......”
도민의 얼굴에는 챙피스럽게 여기는게 조금 담겼다.
“챙피하게 생각한다는게......”
“사실 내가 어려서부터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은 법관이 되는 거였지요! 그런데 숙희씨는 예수님 믿나요?”
숙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뜬다. 그리고 도민의 얼굴을 주시한다.
“예! 도민씨는 예수님 믿으시나 보죠?”
“예! 그런데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그는 말을 하며 백미러에 얼굴을 비춰 본다.
숙희는 고개를 가볍게 주억거린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래서 그랬구나!’ 가 쓰여 있다.
“갑자기 예수님 믿느냐고 물으셨는데 그건!”
“그건 숙희씨가 예수님을 안 믿으면 믿으라고 하려고 그랬어요! 그리고 느낌이 맞는가 확인하고 싶어서.....”
“예!”
“부탁이 있어요!”
도민은 말을 하고는 강변도로에 서서 오도 가도 못하는 차들을 바라보며 숙희의 대답을 기다린다.
“말씀하세요. 도민씨!”
“방금 내가 한말은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말아요!”
“예! 약속할게요!”
“언제 말해도 되냐 하면 내가 법관이 되었을 때입니다.”
“노력을 하겠습니다.”
“나를 부끄럽지 않게 숙희씨는 할 것으로 믿어요!”
“결심이 놀라우시군요! 어려운 공부를.........”
“나는 법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라구요!”
“학문은 알려고 힘쓸 때에 알게 되는 거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숙희씨! 그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도민씨가 법관이 되려고 하는 마음을 갖도록 한 계기가 있으면 저에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숙희씨도 알고 있을 줄로 생각하는데......
5.16 쿠데타, 전도환 노대우 반란 쿠데타와 광주민주화운동 때 어린아기까지 군인이 학살한 사건등을 보고, 그리고 삼성 이병철이가 사카린 밀수한 것등이 원인이 되었고, 근인으로써는 전도환 노대우의 부정축재등이 시험공부를 할 수밖에 없도록 나를 몰아 갔어요!
그리고 우리 나라 정치인들이 하나처럼 뇌물을 먹고 교도소를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부끄럼 없는 얼굴로 뻔뻔스럽게 활보하고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국회의원 되고........
사기 행각하는 자들, 폭력범들 교도소를 들랑날랑하고 있는데 이게 모두 법관이 물러 터져서 중형으로 다스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딱한 모습이 거든요! 나는 그런 법관이 싫은 겁니다!
법관이 뇌물먹고 재판하고 검사가 뇌물먹고.......
나는 이런 나라로..... 망하는 곳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을 바라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수사 기관에서 고문하여 생사람을 공산당원으로, 이적자로 만들어 여러해를 감옥에서 고생하게 만드는 수사 기관을 개혁하고 싶은 겁니다.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 강자는 법 위에 군림하고 약자는 법 아래가 아닌 사람의 발에 짓밟혀 죽지 못해 사는....... 그렇게 인권이 유린되어 왔습니다.
이게 우리 나라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지금도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죄수 아닌 죄수가 있지요!
광주 조선대학에 다니던 의과대학 학생이 졸지에 공산당이 되어 간첩질을 했다고 감옥살이 한다고 방송하는 것 작년 8월초인가 방송했지요! 그 학생은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수사 기관에 끌려가 간첩죄를 뒤집어 썼다고 합디다.
이런 억울한 것을 규명해주는 국민 검사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국가 공권력이 범죄한 것을 처벌하는 국민 검사가 있어야 되고 그리고 수사 기관원이 불법행위로 범죄한 것은 유야무야가 되어버리는데 이런 범죄자와 책임자는 공소 시한이 없이 처벌하는 나라가 되어야 법치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아는 중앙정보부에서 김승중씨 납치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을 못한다면 법을 개정하여 처벌을 엄하게 해야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는 말입니다!
법이 없는게 아니라 법을 운용하는 법관들의 자질이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했을 때 그때 민족을 반역한자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었으나 그게 법을 운용하는 자들인 검사나 판사가 법대로 집행을 안하므로 민족을 반역하고 일본놈에게 빌붙어서 동포를 괴롭혔던 그짓을 한 자들을 당당하게 여기게 만들었었지요!
그리고 그들을 국가기관의 요직에 앉혔지요!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국정을 경험한 자들이라는 겁니다.
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습니까?
이건 천만에올시다지요!
그들은 왜놈에게서 배운 그것을 독립한 나라 제동포들에게 써먹는 거지요!
그중에 하나를 열거한다면 경찰에서 지금까지 고문을 하는게 그게 어디서 나온 거냐 하면 말입니다. 왜놈이 우리 애국지사에게 고문하던 짓입니다. 얼마 전에도 인천지검의 검사가 경찰관을 구속영장도 없이 구치소에 이틀이나 가둬 놓고 강압 수사를 했다고 하는게 신문방송에 보도 됐었지요! 강압 수사를 한 검사를 대검찰청에 억울함을 당한 경찰관이 고소했다는 사건이 그게 왜놈의 고문 잔재입니다.
신문에는 그 검사가 40여세로 보도된 것 같던데....... 욕설을 하며 강압수사를 한 검사는 왜놈시대를 구경도 못한 사람이라구! 왜놈 밑에서 애국지사를 괴롭히던 검사놈의 짓을 대물림해서 배우고 전승돼서 그런 거라구요!
젊은 검사들이 고등교육을 못배운 자들이 아니 거든요!
그런데도 무지하게 강압 수사를 하는 것은 자질이 문제라 그말입니다. 그리고 경제 대통령으로 추앙하는 박중희말입니다.
그가 누굽니까?
왜놈들의 육군 사관학교 출신입니다.
계급이 중위인가 되지요!
자원하여 일본육사를 입교 입대 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이게 민족을 반역한겁니다.
그가 무엇을 했습니까?
나라가 독립되자 대한민국 군대의 장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수 순천 반란 사건에 한다리를 걸쳤습니다.
그리고 먼훗날 5.16반란을 일으켜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않고 날뛰게 만들었고 그리고 권세만 잡으면, 돈만 벌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하여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일삼아 학교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돈이 생기는 일학년 담임을 맡으려고 교장에게 엽전물 공세를 하는 추태를 만연케 하였고, 초등학교 선생님 집을 중고등학생 선생님이 전세를 살고, 대학교 선생님이 전셋집에서 세놓은 사글세를 산다고 하는 말들이 금언처럼 돌아다녔고, 그리고 불신 풍조가 그때부터 만연하여 사람이 사람을 불신하는 나라를 만들었지요!
왜 불신 사회를 박중희가 만들었느냐 하면 정보부를 만들어서 국민 모두를 감시하는 정치 아닌 감시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정보부에 시달리느라 투서가 난무하는 사회가 된 겁니다.
은행원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정보부원이다 하면 설설겼다고요!
정보부에 불려갔다든가 잡혀서 혹은 끌려갔다 하면 그 사람은 죽은 목숨이 되는겁니다. 왜 그렇게 죽은 사람이 되냐 하면 고문이 아니라 마구 몽둥이로 살이 터지게 맞기 때문입니다.
매에 이길 장사는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리고.........”
“잠깐만요! 도민씨는 어떻게 정보부를 그렇게 소상하게 잘알고 있는지 그걸 먼저 가르쳐 주세요?”
숙희는 도민의 기분을 다칠까 보아 조심스레 말한다.
“그거요? 그건 책을 통해 들어 알고 선배들에게 들어서 알고 정보부의 만행에 대한 기록 사진을 통해 알고 그리고 실제 인물을 보고 알 수 있지요!”
“실제 인물을 보고 아신다 했는데 그 실제 인물은?”
“실제로 정보부에 끌려가 매를 맞아서 불구가 된 사람 곧 실제 인물이 현재 있어요!”
“도민씨만 알고 있는 분인가요?”
“숙희씨도 참! 나를 그렇게 보다니......”
“아녜요! 그런 뜻이! 제 눈에 그런게 없을 텐데.....”
“괜히 해본 소리고.... 숙희씨도 잘 알고 있는 분이지요! 대통령!”
“아~ 그렇군요!”
“그분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게 만든 사람들이 박중희라는 독재자와 그 주구인 이후낙 이철이가 그렇게 불구로 만든 겁니다.
그들은 독재자로 정보부장으로 정보차장으로 그당시 무소불위의 악행을 한 자들이지요!
그들이 직접 불구로 만들지는 않았어도 정보부의 책임자들이니만큼 그들의 명령에 따라 정보부원들이 불법만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거지요. 그들이 감옥에 가지 않고 부정축재해서 잘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나 같은 사람을 법관이 되어야 한다고 발광하는 통에 공부를 하는 거지요! 납득이 되십니까?”
“그랬군요! 근세사는 조금 알지만 저도 의정부 판사들과 검사들이 뇌물을 먹고 재판을 엉망으로 했다는 보도를 보았어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개혁정신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요!”
숙희는 도민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잊은 채 도민의 입언저리를 신기한듯 지켜보다 공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한다.
“개혁이라는게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잘못되어진 것을 바로 잡아서 본래의 모습을 찾는 거지요! 그런데 아까 말했지만 우리 나라 지성인이라 하는 사람들은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식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언론사에 종사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지식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보세요?”
“어느 점이냐 하면 바른 지식으로 곧게 말하는 것을 조금하다가 그만두고 하니까 언론인의 지식 부재가 여기에 있다 그겁니다. 바른 소리를 조금 하다가는 권세 잡은 자들이 을러대면 언제 그랬냐고 하면서 아부하던게 우리 나라 언론사들의 모습이었지요!
그리고 엽전물을 누가 주면 보도할 것도 안하고.....
권세자가 ‘보도하라 저 놈은 죽일놈이다’ 하면 우르르 신고산 타령이 줄줄이 나오게 딴 언론사에 뒤질세라 크게 보도해서 명예를 훼손하고 장사를 못하게 하고 말이죠......”
“도민씨! 저의 의식을 높여 주는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 숙희 씨는 잘 몰라요! 나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도민씨!”
숙희는 코먹은 소리로 흉내내는 말을 하는 도민에게 어리광을 부려 흉내를 내지 말란다.
“알았어요! 미안! 숙희가 감칠맛 나는 소리로 말하니까 내 마음이 울렁거려서 그런 것 같아요!”
“에이 잉!”
숙희는 웃음을 잔뜩 담은 얼굴로 몸을 좌우로 흔들어 떼를 쓴다.
도민은 기쁨이 넘치는 눈으로 숙희를 마주 바라보며 코먹은 소리를 내며 숙희의 몸짓을 흉내낸다.
숙희는 오른손을 들어 도민의 팔을 꼬집으러 덤빈다.
도민은 두손바닥을 활짝 펴서 좋아서 나오는 소리를 질러대며 숙희의 두손을 막는다.
“숙희씨! 왜그래! 꼬집어 뜯겨서 팔이 아픈 것 같아요! 그만 꼬집어요!
아야! 자꾸 꼬집으면 더 아플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
“도민씨! 도민씨는! 내가 챙피하잖아!”
숙희는 일어서서 때린다. 그녀의 앞자락에 있던 몇권의 책과 노트가 떠밀려 바닥으로 떨어진다.
도민은 웃음보가 터진 것을 꼬매느라 여러군데를 꼬집혔다.
“안그럴게! 이제 그만......”
“항복해요. 어서!”
“그래요. 항복한 것 같습니다!”
“또...”
“아녜요! 항복! 항복! 말이 헛나왔어요!”
“이제 나한테 항복했어요!”
“항복을 했다고..... 아, 땀이 벌컥 났네.....”
“왜 땀날 짓을 언론인들 마냥 하냐구요!”
“하, 지식인만 내세우면 국민들이 우리 언론을 정론하는 줄로 알았다니까 착각이지...... 나도 그러니까 대학교수들이 남의 책을 여기 저기서 인용하여 책을 만들고는 자기 이름을 써놓고 내가 썼다고 하듯 숙희씨의 말을 인용해야겠어!”
“필요하다면 써도 돼요!”
“언론인들이 주제파악을 못하고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면서 국민들이 지조 없는 언론을 사랑하고 있는 줄로 아는 것 같아요! 무조건 지식인으로 대접해 주는 것 같아요! 일본왕을 천황폐하라고 기사를 써도 언론인이 무식하고 쓸개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땁순이들이지 안그래? 숙희씨!”
숙희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도민의 말소리에 취해 버렸다고 얼굴이 불그레한게 진하게 모락거리고 있다.
“아까 숙희씨가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은 언론인들이 정권 잡은 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권 잡은 자들의 대변인 노릇하는 거지. 이를테면 신문에서 기자들이 김승중씨를 용공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기사를 오랫동안 써 갈겼잖아요?
정보부와 위정자들의 사주에 신문사가 꼭두각시가 된겁니다.
그리고 오래전 일이지만 삼양라면 사건 말이요.......”
“그 우지사건 말인가요?”
“맞아요! 숙희씨도 잘아네! 그 사건만 보더라도 검찰에게 기자와 신문사 편집국장들이 꼭두각시가 된 사건이라 그렇게 나는 보고 있어요!
왜그러냐 하면 말이요! 소를 도축하면 소기름이 나오는데 그 소기름으로 요리도 해먹고 딴 것도 하지요! 그런데 그 소기름이 먹는 소기름이 있고 못먹는 소기름이 있다고 검찰에서 주장했었지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소 한마리 잡아서 그속에서 먹을 수 있는 기름과 공업용 기름이 정해져 있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냐 그말이죠.. 공부를 대학 이상을 하고 대학을 못했다 해도 검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 아닙니까?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무지하고 무식하고......
그런 사람들이 법을 운용한다니 나라가 망하는 일을 당하는 거지!
검사들이 그걸 모르겠어요! 알고도 남지!
독재자가 시키는대로 해야만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양심을 용궁에 들어간 토끼처럼 떼어놓고 다니니까 그런 거지!
아, 도둑놈이나 사기꾼들도 양심이 없으니까 그런 짓 하는 것 아니 겠소? 그런 사기 횡령범들도 용궁에 속아 들어간 토끼마냥 살기 위해 간을 떼어놓고 왔다고 하는 것 아니겠소?
토끼는 검사가 못되니까 간을 떼어놓고 들어왔다고 거짓말하는 거지만 검사야 사법고시를 수백대일로 뚫고 들어온 암기꾼들 아니오?
그리고 토끼가 못되니 간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을 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눈에 안 보이는 양심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 한다고 하는 거지!
입으로 나는 양심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한다고 하면 토끼 같은 사람들이 웃어줄테니 창피는 알아 가지고 몸으로 말하는 거지. 행동으로 양심이 빠져있는 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지!
나는 검사라 시키는대로 하는데 뭐 양심이 필요하냐 그거지!
그러니까 유유상종이라는 법칙에 의해서 똥은 똥끼리 모인다고 양심빠진 엘리트, 사기횡령 뇌물 먹은 은행원, 회사원, 사장, 장관 같은 것들 데리고 높은놈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거라!
창의력 있게 공부를 했어야지! 암기를 공부라고 가르치고 배우고 했으니......
그러니까 검사라는 직업자만 있고 주체가 되는 사람은 없는 거야.
양심이 빠져버렸으니까.......
그래서 북한 공산당들이 한다는 소리가 ‘주체사상’ 운운하며 주접을 떠는 거라 그말입니다. 내용이야 공산당들은 공산당이 김일성과 그 아들 김정일이가 주석으로써 남북한을 다스리는게 주체라고 떠드는 거지만.....
중국공산당도 똑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주석이란 말이 임금을 가리키는 임금 ‘주’ 자 거든 어이없게 그들이 말하는 인민을 속이는 건데......
왕이라는 말인데...... 백성들은 그걸 모르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은 백성을 속이는 짓 하는게 검사나 신문 방송이나 하나처럼이 아니라 공산당처럼 국민을 속이는 짓들을 많이 하고 오늘까지 있어 왔다 그말입니다.
그러니 양심 없는 놈이 양심 없는 놈을 심문하고 벌주는 거지.....
그런 것들 때문에 IMF시대를 당하게 된거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
이유는 뻔할 뻔자지 삼양사가 도산 지경에 이르렀었던게 현실이니까.....
신문 방송 기자들이 삼양사는 공업용 기름으로 라면을 튀겨서 인체에 해로운 라면을 만들어 팔아서 국민의 건강을 해쳤다 그렇게 날마다 보도를 했으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삼양라면처럼 피해를 입은 기업이 하나 둘이겠는가?
정권 잡은 자들이 정치자금을 요구한대로 주지 못하고 조금 적게 주면 삼양사처럼 언론에 두드려 맞아 망하는게 우리 나라 기업들이었어요! 환만식초 사건은 모르지?”
“예!”
“그럼 환만식초 사건을 이야기 해주지!”
숙희는 도민이 우리 나라 검찰을 너무 너무 잘알고 있다는데 대해 혀를 내두르는 것을 몰라 얼이 빠졌다. 그리고 잘잘못을 일일이 비교분석 판단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또 놀란다.
그리고 속으로 ‘명강의야! 명강의! 시대를 꿰뚫어보는 명강의야!’ 를 연발한다. 그리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데 너무 너무 아는게 그리많은가?’ 하고 궁금증이 닭살 돋듯한다. 그리고 아예 도민을 향해 돌아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쉬지 않고 끄덕댄다.
“여자들은 식초에 대해 남자보다 더 잘알 거야! 식초가 빙초산에다 물을 타서 만드는 것 아냐? 숙희는 잘모르겠구나! 그전 엄마들은 식초 원료인 빙초산을 사다가 물을 타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구! 그런데 그 식초 원료를 만든 회사가 환만식초라는 식초 공장이었지!
그런데 검찰에서 조사를 했는데.....
글쎄!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거야!
신문과 방송에서 빙초산으로 식초를 만들었다고 떠드는 거야!
검찰에서 발표한 것을 기자들이 그렇게 보도를 한 거지!
그러니까 환만 식초가 문을 닫게 된 거지!
식초 먹던 사람들이 등을 돌린 거지!
그렇게 언론인들이 그런 소경들이고 백성도 수준이 그런 거지!”
도민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맺는다.
“도민씨!”
숙희는 도민을 불러 놓고 도민의 얼굴에 졸지에 스산한게 덮이자 말을 잊는다.
“어디가........?”
숙희는 조심스레 걱정을 담은 눈으로 묻는다.
“아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언론이 떠드는대로 언론이 주책없이 시키는대로 어느 사람 보고 죽일 놈 하면 덩달아 ‘그놈이 죽일 놈이구나!’ 하는 수준이라 기분이 잡쳐서 조금 우울 했던 거야!”
“그랬었군요!”
“나는 도민씨가 아픈줄 알고 근심했어!”
“그랬어? 고마워! 나같은 사람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예쁜 여대생이 위하여 준다는 사실 믿어지지 않아요! 기분이 묘한 것 같아야!”
“존대말을 하는게 잘 안되는데......너무 어색하고 ......”
“지금처럼 요자를 빼지뭐!”
“좋아! ‘요’ 자를 붙이면 그 ‘요’ 자만큼 간격이 멀어지니까!”
“계산 한번 빠르네 잉! 어째 그렇게 빠르당가요?”
“우리는 신세대니까.......”
“그러면 나중에 버릇들이 없다고 그러면 어쩐당가 잉?”
“남 위해 사나뭐!”
“그래! 우리 위해 사는 거지!”
“우리라고 했어!”
“숙희야! 우리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졸지에 됐는데 우리라고 하면 어디 덫나냐?”
“그래두 남들이 들으면......”
“그러면 남들이 듣지 않게 하지뭐! 남들이 아예 들을 수 없게 말을 않는 거지. 그전에 유신독재시대 언론인들처럼 말야!”
도민은 조금 삐진 얼굴을 하고 있다.
도민의 삐진 얼굴을 바라보던 숙희는 가슴이 덜컹소리를 내며 곤두박질을 친다.
“내가 그말 했다고 삐졌어?”
“너하고 나하고 아무 사이도 아닌데 삐지기는......”
도민은 숙희를 좋아하며 바라보던 얼굴을 돌렸다. 그리고 전면을 바라보면서 기쁨이 새고 있는 얼굴이 된 채 말한다.
“그랬나!”
숙희는 어쩌나 하는 안타까움에 빠졌다.
“길이 막혀 차들이 못가고 있으니까 친구처럼 이야기를 한거고......
같은 방향이니까! 아니면 벌써 전철역에서 헤어졌겠지!”
“도민씨 정말 삐졌어?”
숙희의 목소리는 울음이 조금 섞여 있다.
“그냥 그래!”
“남자가 뭐그래! 쳐다보지도 않고.....”
어색한 분위기는 차안에 가득 차서 그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어 그들을 이간시키고 있다.
“나는 공부를 못한 사람이거든! 그래서 속이 좁아! 그래서 이해를 못하는 면이 있어! 그게 공부를 많이 못한 열등감에서 오는가봐!
오늘 재미 있었어! 우연찮게 숙희를 만나 고마워!”
“나를 차에서 내리라는 말이야?”
“타고 있어! 아무말 안하면 되잖아!”
도민은 자존심 상한 마음을 조금 싸맸다고 담담한 얼굴이 되었다.
소나기를 맞으며 숙희가 차에 탈 때 그녀를 대하던 얼굴로 돌아갔다.
그리고 숙희를 바라보며 말한다.
숙희는 도민을 마주 바라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있었던 숙희를 만나서 기쁘다는 것과 네가 좋다는 것들이 쏟아져 버렸다는 것을 확인한다.
‘도민이라는 남자는 자존심이 강한 남자구나......
보통 사람은 웃음으로 흘려 버릴 말을......
그의 말대로 공부를 많이 못해서.......
열등감속에 살아와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는 말이 뭐야.......
대학생을 가르치는 지식이 있는데.......
대학생을 놀라게 하는데.......
지성인이라 자부하며 활보하는 신문 기자 방송인들을 용기 없는 지조없는 무지렁이들이라고 매도하는 지식이 있으면서........
사법고시 공부를 한다는 사람이......
우리 나라가 잘될 수 있는 길을 뚫어 보면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는 말이 무슨 말이야......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건이야.......
예의를 깍듯이 차리면서......
내 자존심을 꾸기고 물어 봐야지.....’
“도민씨! 도민씨는 자존심이 강한가 봐요!”
“.........”
“내가 도민씨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면 사과할게요! 나는 아까 우리라고 도민씨가 한 말을 도민씨가 그렇게 말하는게 싫어서 그런건 아녜요! 나는 도민씨가 어떻게 말하나 보려고 그런거예요! 나는 도민씨가 ‘우리는 친구사이인데 우리라고 하면 어때?’ 하고 말하길 기다렸는데......도민씨 기분이 깨지게 되어 미안해요!”
도민은 숙희가 말하는 것을 지켜본다.
그는 숙희가 깨어진 기분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읽는다.
그리고 숙희의 진심을 느끼고 있다.
‘사실 숙희가 나에게 저럴 이유가 없지.......
내가 무엇인데.......
소나기 때문에 알게 된 남자일 뿐.......
차에서 내리기까지......
말을 주고 받는 파트너 일뿐.......
약속도 없는 사이......
그런데 친구가 된 것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을 털어놓고......
입을 때가 되기까지 열지 말라 다짐을 하고.....
그리고 토라지고......
내가 변덕쟁이라 그런 거지.......
숙희의 말뜻을 내가 못알아 듣고 삐진 거야......
내가 이런게 주위환경이 그래서 그렇다고 핑계댄다는 것도 부끄러운 거지..... 내가 숙희를 언제 봤다고, 언제 안다고...... 그말에 삐지나 그래....... 삐지는게....... 벌써..... 숙희를 내 속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기대를 하고...... 숙희가 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내가 이성교제가 별로라서......
숙희가 괜찮게 내게 클로즈업 된 거라구.......
내마음 열어 놓고 대화할 시간도 없었으니까......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리고 나의 주장하는 바를 들어주고 인정을 해 주니까 내 마음이 저혼자 홀딱쿵하다가 실망을 하는 거지.....
좌우간 숙희는 좋은 여대생이야.......
내가 숙희에게 뭣을 바라며 무엇을 요구할 존재란 말인가?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어색할 것도 없고.......
장난이야 닮은점이 있으니까 치는 거고.......
대화의 파트너로써 있을 때는 대화하고......
나나 숙희나 서로 대화의 상대로 여기는 거야......
내가 그 이상 먼 훗날을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을 스스로 괴롭히는 거지......
항상 현재의 시간만 보람되게 보내는 거야........
욕심이 끼면 어색한 거야. 지금처럼........’
“아니야! 내가 옹졸한 거야! 숙희가 이해해!”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 마음이 열렸잖아요! 그리고 우리는마음을 열어 놓고 오래된 친구가 되어버려 대화를 했잖아요! 나는 도민씨의 파트너예요! 도민씨의 말을 듣는 파트너예요! 누구처럼요!”
“지음지기라 그말이네?”
“맞아요! 우리는 누가 못말리는 지음지기예요!”
“.........”
도민은 가볍게 얼굴에 웃음을 조금 담는다.
그리고 아양스레 말하는 숙희를 귀엽다고 하는게 그의 눈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작년 대통령 선거 때에 여론을 오도한 신문이 있었지요? 국민들이 지지한 여론은 김승중씨와 이이제씨를 지지하고 있는데 중앙신문은 이이창씨가 여론이 앞서고 있다고 보도하고 김승중씨와 이이창씨가 양자구도로 백중지세라고 보도 했었지요?”
“그랬지! 여론을 오도한 거야!”
“왜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했을까?”
“그거야 뻔한거 아니겠어?”
숙희는 도민이 자기의 의도대로 대답을 해주자 마음이 놓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의문점이 있어요! 처음에는 여론이 이이제씨가 김승중씨를 바짝 추격을 하였고 그리고 이이창씨를 갑절로 앞섰었는데 나중에 개표결과는 김승중씨와 이이창씨가 별차이 없이 승부가 난점 말이에요!”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지뭐!”
“구체적으로.......”
“신문에서 이이제씨가 김영심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후원을 받는 것처럼 보도하니까 감표 요인이 되었고 두 번째는 신문에서 이이제씨의 사상이 어떠네 하고 떠드니까 감표 요인이 된 거지. 그리고 세 번째는 신문에서 김승중씨와 이이창씨의 싸움이다 하니까 그걸 보고 감표 요인이 되었고 그리고 이이제씨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될 사람을 찍어주자는 생각이 들도록 신문에서 김승중씨와 이이창씨의 싸움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라 볼 수 있어!”
“도민씨! 신문에서 그런 흑색 선전하는 보도를 하게 한 기사 제공자는 누구였나요?”
“이이창씨 김승중씨가 속한 당이지뭐! 그리고 안기부가 흑색 전하는 곳이라구!”
“맞아요! 안기부장이 김승중씨를 이북 공산당과 연결된 것처럼 조작하여 재판받고 있어요!”
“선거 때만 되면 그 자식들이 그런 추한 짓을 해대서 안기부를 해체하라고 대학생들이 외치는거 아니겠어? 김영심씨에 대해서 김승중씨에 대해서 용공으로 몰아간 놈들이라구!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게 그거야! 법을 개정해서 국가기관에서 범죄한 것은 공소 기간이 없도록 하고 책임자와 명령자 하수인을 엄벌하여야 한다 그말이지!
곰의 손이라는 이근한! 경찰관 고문 기술자라는 이근한 그놈을 지금까지 못잡고 있는데! 그 자식도 공소 시한 넘기기까지 도망을 다니려구 그러는 모양인데! 국가기관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반드시 잡아야 된다구!
국가기관에 있는 놈이 범법한 것은 어느 살인, 강도, 사기, 조직깡패, 가정파괴하는 악질범보다도 더 흉악범이야!
왜그러냐 하면 흉악범은 사람을 해치되 몇사람에 불과하지만 국가기관에서 불법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돈을 착취하는 놈들은 헤일수 없는 많은 사람을 죽게하고 병들게 하고 불구로 만들고 있으니까!
우리 나라가 건국한 때부터 오늘까지를 생각해봐.
그 숫자는 억울하게 당했다고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절규하고 있잖아! 민가협의 사람들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들이지!
그리고 사상계를 출판했던 사람 있잖아! 장준하! 그사람도 산에 갔다가 실족사 했다고 신문에 났었는데! 그사람의 죽음도 의문 투성이라고 하고 있지!
독재에 항거하여 박중희에게 미운털이 박혀서 감옥살이도 많이 하고 결국 죽음을 당했지......
사상계사를 불법으로 도산하게 만든 기관이 정보부 지금의 안기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장준하가 발행인인 사상계라는 월간 잡지가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니까 독재자인 박중희는 그게 미운 거지......
장준하는 애국자였는데 비명에 갔어.......
그러니 법을 전공하는 자는 정신이 건전한 자라야 법관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이상이지만 그래야 국민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줄어들지. 그래야 나라가 바로설 수 있어!”
“도민씨의 견해가 옳아요! 도민씨! 장준하씨에 대해 아는대로 나에게 알려주세요!”
“길이 트이고 있는데....... 내일 오후 망원동 한강뚝길에서 만나 이야기 하자우요!”
“지금 가서 이야기해 줄 시간 없어요?”
“오늘은 바쁘다구! 미안! 우리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 한권 선물하지!”
“무슨 책인데요?”
“아버지의 아들이란 소설이야!”
도민은 책을 집어준다.
“고마워요!”
“오늘 유쾌했어!”
“나도 좋았어요!”
“책에 전화번호 있어!”
“내일 전화할게요!”
도민은 강변도로를 벗어나 망원동으로 진입한다.
“저기 마을 뻐스 정류장에 내려주세요!”
“그래!”
도민은 차를 정류장 부근에 세웠다. 숙희는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 안녕 하고 인사한다. 도민도 왼손을 들어 잘가란다.
도민은 부르릉 소리를 내며 차를 몰고 간다.
숙희는 차가 가는 것을 조금 보다 돌아서서 걸어간다.
그리고 차에 쓰인 길길이라는 상호를 생각하며 걷는다.
‘오늘은 좋은 날이야! 그런대로 똑똑한 남자를 만났다는데 의의가 있다구...... 요새 아이들은 똑똑과는 거리가 먼데....... 도민씨는 내가 사귀고 싶은 점이 많은 남자야....... 좀 고집스럽고 하지만....... 남자가 그 정도의 자존심은 있어야........ 비오는 날인데도 나에겐 소득이 많았어.......우연이랄까.......’
숙희는 기분이 좋아 집을 향해 걸어간다.
도민은 사무실에 돌아와 발을 씻고 부엌으로 가서 전기 밥솥에 밥을 앉혔다. 전기밥솥 코드를 꽂는다. 그리고 밥솥 취사 스윗치를 텃치한다. 그리고 된장찌개를 만들어 버너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콧노래를 부르며 냉장고 옆에 놓인 식탁 의자로 가서 앉는다. 그리고 찌개를 바라보고 있다.
된장찌개 냄비뚜껑은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된장 냄새는 도민의 코를 구수하게 만들어 놓는다.
도민은 벌떡 일어나 냄비 뚜껑을 벗겨 놓는다.
그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찌개를 보다가 냉장고 냉동실을 열고 비닐 봉지를 꺼낸다. 그리고 비닐 봉지 속에서 비닐에 싸여 있는 조그만 덩어리를 꺼낸다. 그는 덩어리를 싸고 있는 비닐을 벗겨 낸다.
그러자 얼어 있는 고깃덩어리가 그의 손에 쥐어졌다.
도민은 고깃덩어리를 찌개에 넣는다.
부글거리던 찌개는 풀이 죽어 금방 가라앉았다. 도민은 냄비 뚜껑을 다시 덮는다. 잠시후 냄비는 다시 끓어오른다. 그는 다시 냄비 뚜껑을 벗겨 놓는다. 이번에는 소고기 냄새가 그의 코를 즐겁게 만들어 놓는다.
“냄비경제라더니...... 조그만 얼궈진 고깃덩어리 하나에 언제 끓었었냐 하더니 금방내 뚜껑을 벗겨내라고 법석을 떠는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찌개를 내려다보고 섰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전화소리가 그의 귀를 잡아당긴다.
그는 버너의 불을 아주 작게 줄여 놓고 사무실로 서둘러 걸어간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그는 수화기를 집어든다.
“예! 길길입니다!”
“죄송하지만 도민씨좀 바꿔주세요!”
“누구신데요?”
“아! 도민씨군요! 저 숙희예요!”
“숙희씨가......”
“확인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반가운데!”
“지금 뭣하고 있어요?”
“밥하는 중이야!”
“벌써!”
“미리 해놔야지!”
“도민씨는 재미있겠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거지!”
“도민씨는 부지런하게 보였지만.......부지런한 남자 같아요!”
“생각하기 나름이지!”
“도민씨! 오늘 고마웠어요!”
“나도 고마웠어!”
“내가 뭘 했나요?”
“그거야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게 고마운 것 같아!”
“정말?”
“그럼! 이렇게 전화도 해주니까 고맙지이이!”
“전화를 기다리지 않았나 보죠?”
“내가 전화를 기다릴 입장이 아니잖아?”
“내가 신용없는 여자로 보였나 보죠?”
“그건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녜요?”
“가자마자 숙희가 전화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 못했다 그말이야!”
“그래두 그렇지!”
“쓸데없는 생각 말아! 나 찌개 불끄고 전화 받을게!”
도민은 말을 하고는 수화기를 놓고 버너에 불을 끄러 부엌으로 급히 들어간다. 그리고 버너의 불을 끄고 나온다.
“여보세요!”
“..........”
수화기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다.
전화가 끊어졌다는 것을 알고 그는 수화기를 전화기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는 수저를 들고 찌개 맛을 본다.
그는 손목 시계를 내려다본다.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저녁이나 먹자!”
그는 혼잣말을 하며 밥그릇을 들고 밥통을 바라본다.
밥통에서는 김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그는 밥이 덜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사무실로 가느라 문턱을 넘는다. 그는 전화기를 바라보며 사무실로 걸어간다.
그는 전화기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는다.
‘오늘 내가 예상치 못했던 숙희를 만났는데....... 오늘은 나에게 아주 기분이 좋은 날이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 날이기도 한 날이야!
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조심할 일이 오늘 생긴 거야!
내가 실없이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다하고.......
요사이 고시생들이 말도 못하게 많은 때에......
나를 허풍스런 남자로 그렇게 볼 수도 있는 말을 한거야!
지음지기를 만난 입장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묻는다고 창알머리없이 종알종알 다 고해바쳤으니 실없는 사람이 된거야........ 내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지......
마치 여자 앞에서 의시댄 꼴이라니.......
괜찮아 보이기는 했지만 내가 여자를 사귄다는 것은 때가 아니야!
공부를 하는 내가 한눈을 파는 거지......
지음지기라 할지라도 각자 가는 길이 다를수 있는 것.............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거야!
요새 신세대 여대생이 교제하고 있을 대학생이 없을까봐 내가 걱정해 주는 꼴이라...... 유쾌하진 않군......
잔잔한 호수에 소나기를 타고 뛰어든 여대생이라......
그런데 전화가 끊어진 거냐? 아니면...... 밥이나 먹으러 가자..... ’
도민은 턱을 고이고 생각하며 싱긋 웃는다.
그는 의자에서 마지못해 일어난다.
그의 눈은 전화기를 깨지게 내려다본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도민은 수화기를 잽싸게 집어든다.
“예! 길길입니다!”
“거기 출판사지요?”
“예! 길길 출판사입니다.”
“여기 교본대요! 아버지의 아들 다섯권 보내주세요! 그리고요! 탈출 1권에서 5권까지 두질 보내주시고요! 나팔소리 두질 보내주세요!
그리고 나두시 두권 보내주시고 활인검 1. 2권 두질 보내주세요! 그리고 찬송가 주석 두권 보내주세요!”
“고맙습니다! 내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출판사가 그런대로 되어야 할텐데! 매상이 너무 없으니....”
그는 중얼거리며 부엌 문턱을 넘는다.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주걱을 들고 대접에다 밥을 퍼 담는다. 대접에는 밥이 절반이 안되게 담겼다. 그리고 찌개를 퍼서 밥에다 붓는다.
그는 밥그릇을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감사 기도를 한다.
그리고 수저를 들고 의자에 앉아 저녁을 먹는다. 그가 밥그릇을 절반쯤 비웠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도민은 밥그릇을 들고 사무실로 급하지 않게 걸어간다.
밥그릇을 전화기 옆에다 놓는다.
그리고 수화기를 집어든다.
그리고 책상에 걸터앉는다.
그는 밥을 급하게 삼킨다. 그의 입에는 쇠고기 살점이 질겅거리고 있다.
“예! 길길입니다!”
“도민씨세요!”
“제가 도민입니다!”
“도민씨! 숙희에요!”
“나 지금 저녁 먹어요!”
“벌써!”
“아까 부엌에 갔다 오니까 전화가 끊겼던데?”
“전화가 그냥 끊긴 거예요!”
“응!”
“잠깐 볼일 보러 갔었어요!”
“그랬어?”
“자취하느라 고생이 많겠어요.”
“아냐! 이 정도야! 고생이라 할 수 있나?”
“도민씨는 대단하군요!”
“너무 사람을 비행기 태우지 말라요!”
“사실이잖아요!”
“사실은 뭐! 이뤄놓은게 있어야지!”
“도민씨는 목적한 바를 이루실 거예요!”
“숙희씨는 전화라고 사람을 막 놀리는군!”
“아녜요! 내 눈은 틀림없어요!”
“전공이 국문학이라더니 부전공은 관상학인 모양이지?”
“아녜요! 부전공은 영문학이에요!”
“그런데 역학을 전공한 사람 같은 말을 대학생이 하다니!”
“도민씨!”
숙희는 앙칼지게 부른다.
“왜?”
“나를 어떻게 보시는 거죠?”
“화났어?”
“도민씨!”
“말하라우!”
“도민씨가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내눈에 보였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인데....... 그럴수 있어요?”
“얼굴을 못보니까 오해가 생긴것 같아요!”
“핑계는!”
“내가 한말은 어디까지나 진담이 아녜요!”
“저녁 식사 중에 방해가 되었군요! 어서 식사하세요!”
“안녕!”
도민은 수화기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그는 책을 펴 공부를 한다.
그는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
밤 12시 정각이 되었다.
그는 책장을 덮는다. 그리고 책상 위에 담요를 깔고 책으로 베개를 대신하여 놓는다. 그리고 담요 위에 벌렁 드러눕는다.
잠시 천장을 바라보던 그는 눈꺼풀을 이기려 눈을 껌벅거린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기고 만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푸푸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이어 드르렁거리기를 한참을 한후 코고는 소리가 멈춘다. 그리고 조용히 잠속으로 들어간다.
아침 6시 정각.
전화기가 따르르릉거린다.
도민은 눈을 번쩍 뜬다.
그리고 벌떡 상체를 일으킨다. 그리고 수화기를 들었다 놓는다.
전화기 알람소리가 멈췄다.
도민은 책상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는다. 그리고 사무실 창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그리고 담요를 갠다. 그리고 캐비넷문을 열고 담요를 넣는다. 그는 화장실로 걸어간다. 잠시후 그는 세수를 하고 걸어나온다. 그리고 사무실로 들어가 책상 앞에 앉는다. 그리고 책을 펴 공부를 한다.
아침 7시.
그는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찌개 뚜껑을 열어본다. 버너에 불을 부친다. 잠시후 찌개가 끓기 시작했다.
그는 버너의 불을 끈다. 그리고 찌개 냄비를 식탁에 옮겨 놓는다.
그리고 밥통에서 밥을 퍼 놓는다.
그리고 감사기도를 하고는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은 그는 다시 책상으로 가서 하던 공부를 계속한다.
낮12시.
그는 책을 책상에 놓고 부엌으로 가서 밥을 주발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감사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은 그는 자동 응답 전화기에 주문 온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거래명세표를 작성하고 주문 받은 책을 묶어 놓는다.
그리고 납품할 책들을 차에 실어놓는다. 그리고 차를 차고에서 한길로 꺼내놓는다. 그는 셔터를 내려 차고문을 잠궈놓는다.
그리고 차를 운전하여 달려간다.
오후 4시경.
도민은 사무실에 돌아와 공부를 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그는 수화기를 들었다.
그의 눈은 책에 고정되어져 있다.
“길길 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도민씨!”
“말씀하십쇼! 길길출판입니다!”
“도민씨!”
“어!”
“숙희에요!”
“아! 숙희! 미안!”
“왜그래요!”
“어디야?”
“학교에요!”
“그래?”
“오늘 시간 있으세요?”
“17시까지 시간 있어!”
“에게게! 어제 약속 잊었어요?”
“.........”
도민은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깜박했는데........”
“신인도 추락이군요!”
“그럼 모라토리움 하는 거지뭐!”
“실망........”
“이야기 할 시간이 없어! 미안!”
“약속을 하고서 남자가 그럴수 있어요?”
“17시에 망원우체국 앞으로 나와!”
“지금 그곳으로 가겠어요!”
“나는 17시라고 했으니까.....”
“여기서 가야 하니까 그렇다구요!”
“그럼 이따 만나요!”
“맛있는거 사줘야 돼요!”
“알았어요!”
“그럼!”
통화가 끝났다.
그는 수화기를 전화기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숙희를 떠올린다.
‘숙희가 왜그래? 내가 꿩으로 보여 그러냐? 대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남자 친구가 다 있다던데 내가 뭐 있는게 있어야지......
좋던지 말던지 하겠지만 일류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반듯하게 자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 타산을 하고도 남을 숙희인데.....
요즘 젊은 세대에서 동떨어져 사는 아이인가.......
내가 어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지키는 것이지만........
내가 물어 볼 일이군...... 물어 볼게 무엇 있나......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IMF때라 장사도 안되고 하는데 내가 괜히 시간 낭비하는 거지......
착하게 보이긴 하지만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
내가 일가를 이룰 때도 아닌데........’
도민은 숙희의 전화를 받고부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통에 책을 덮고 앉았다 섰다 하다가 사무실을 나간다.
그는 좌우의 가게들을 살펴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야......
장사를 해도 가지가지......
서울 사람들은 장사꾼이 더 많은 것 같이 보이는데......
장사꾼이 장사꾼에게 장사를 하여 돈을 벌고 있다고 봐야 할지.....’
그는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민씨!”
“도민씨!”
두 번째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도민은 고개를 돌려본다.
도민의 눈에는 버스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는 의아스런 눈으로 두리번거려 자기 이름을 부른 사람을 찾는다.
그는 생각하였던 것을 귀로 들은 것 같다는 얼굴을 하고 찾는다.
그는 의아스런 가운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막 한발짝을 떼어 놓으려고 한다.
“도민씨!”
그는 싱긋이 웃으며 몸을 완전히 180도 회전한다.
그리고 기쁨이 배어나오는 얼굴로 걸어간다.
그는 커다란 전봇대에서 자기를 불렀다고 생각한다.
그는 웃음을 참으며 전봇대를 지나쳐 버린다.
숙희는 전봇대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싸고 돌아 도민의 시선을 벗어나고 있다. 숙희는 도민의 등을 바라보며 웃는다. 그리고 달려간다.
그리고 도민의 등을 오른손으로 딱소리가 나게 때린다.
“에그머니! 아빠야!”
도민은 호들갑을 떨어 소리친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목을 움추려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두손을 손바닥을 펼쳐 얼굴 높이로 들고 엉거주춤 서서있다.
숙희는 졸지에 긴장한다. 숙희의 얼굴은 발그레한게 얼굴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도민의 표정을 근심에 허우적거리는 눈으로 살펴본다. 그녀의 입은 졸지에 말랐다. 그녀는 마른침을 꿀컥 삼킨다.
그리고 도민의 손을 감싸쥔다.
“도민씨! 도민씨! 괜찮아?”
숙희는 도민의 눈을 바라보며 묻는다.
도민은 아무 대답이 없다.
“도민씨! 내가 잘못 했어! 도민씨!”
숙희는 울먹거려 말한다.
도민의 커다란 눈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웃음을 참다가 터지는 얼굴이 되어진다.
“숙희씨! 놀랐어?”
숙희는 고개를 조금 끄덕인다.
“하하하하하하......”
도민은 재미가 터졌다고 크게 너털웃음을 웃는다. 도민의 웃음소리에 길가는 사람들이 길 건너편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고 건너다보고 지나간다. 숙희는 도민의 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내린다.
“도민씨! 왜그래요?”
“왜?”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잖아요!”
“쳐다보는게 어때서!”
“도민씨!”
“숙희가 좋으니까 웃는 거야! 그런데 누가 시비하는 사람 있어?”
“그랬다고 그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숙희가 좋니까.....”
도민은 말을 하며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숙희도 따라 걷는다.
“나 아주 많이 놀랐어요!”
“내가 죽을까봐?”
“이렇게 능청스러울 수가......알아모시겠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
“놀랠 ‘놀’ 자군요!”
“여자가 남자를 모시는 것은 필연이야!”
“문화민족과는 거리가 멀군요?”
“문화민족이나 야만이나 매한가지야! 여자가 남자를 받드는 것은!”
“점점! 못말려!”
“내가 숙희를 좋아하는 것을 못말리겠지!”
“어디까지가 진심일까?”
“그거야 지내보면 알아지는 것. 잘 받들어 섬기면 더욱 잘 나타나는 것. 그리고 숨길수 없는 것이라고 하던데......”
“누가 그랬는데요?”
“그것은 나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의 말이야!”
“무엇하는 사람인가요?”
숙희는 졸지에 새초롬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도민은 숙희의 얼굴에서 질투가 풍겨나는 것을 지켜보며 가늘게 웃는다.
“대학생이야!”
“사랑하나 보죠?”
“좋아하는게 넘쳐야 사랑이 흐를 거야!”
“아주 말을 재미있게 하시네요!”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이니까.....”
“어느 대학 다니나요?”
“선울 대학 다녀!”
“전공은요?”
“국문학이라고 하였지 아마!”
숙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보는 관점은요?”
“내가 검토하는 여대생이야!”
“어떻게 검토하는데요?”
숙희의 얼굴은 도민의 검토하는 여대생이라는 말에 얼굴을 반짝든다.
그리고 도민의 입을 주시하며 걷는다. 숙희의 얼굴은 질투가 나오던게 스러져버렸다.
“숙희는 어떻게 자랐을까? 그리고 마음은 고울까? 그리고 건강한 여성인가? 그리고 머리가 비교, 분석, 판단은 잘하는 여성인가? 그리고 가꾸며 살기를 좋아하는 여성인가? 아니면 겨울을 좋아하는 여성인가? 등등을”
도민은 말을 우물거리며 숙희의 얼굴을 다시 바라본다.
그는 숙희가 밝아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와 부딪치자 싱긋이 웃어버린다. 숙희는 찌르르한 전율에 닭살 돋는 것 같은 느낌을 처음으로 맛본다.
숙희는 야릇한 느낌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졸지에 바뀌어졌다.
“그래서요?”
숙희는 목소리가 졸지에 상냥 그 자체로 부드러워졌다고 코먹은 소리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내가 검토를 하려면 숙희가 자료를 건네 줘야지!”
“그럼 자료를 요청했으니 드리는게 순서겠죠? 그럼 먼저 도민씨의 자료부터 검색을 해야겠어요!”
“나는 보다시피 자료가 다 드러나 있어요! 그러니까 숙희씨 파일 이 나와야 그걸로 내 파일에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데요!”
“도민씨는 장사를 아주 잘하는 모양이죠?”
“보다시피 나는 사업가로 파일이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숙희씨가 검색하면 나의 신상명세가 다 나오게 되어 있다는데 그러시네!”
“철저하시군요! 그럼 저를 소개하겠어요! 저는요, 세연대학 3학년이고요! 집은 망원동이고요! 위치는 동교 초등학교 앞이고요! 사는 집은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고요! 오빠가 하나 있고요! 엄마가 계시고 아빠도 계세요! 엄마 아빠도 예수님 믿으세요! 엄마는 내가 검사되기를 소원하고 있어요! 오빠는 엄마가 검사 공부하라는데 멀미를 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도망갔어요! 오빠는 교회에서 중등부 반사했어요!
그리고 사는 것은 그런대로 밥 걱정 안하고 살고요! 아버지는 조그만 회사를 하세요!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는데요!
첫째는요, 내 맘에 쏙 들어야 하고요! 둘째는요, 내 맘에 쏙드는 사람이면 되고요! 셋째는요, 내 맘에 쏙 들어서 내가 자석에 달라붙는 것 같은 사람이어야 된다고요! 이제 됐나요?“
숙희는 도민에게 홀딱 빠져 허우적거리는 소리로 말한다.
도민은 숙희의 입만 쳐다보며 아주 재미 있는 얼굴을 하고 따라 걷는다. 그들은 주위의 사람들은 아예 시선밖에 두어 버렸다.
“우리 여기 앉아서 이야기 하지!”
도민은 두리번거리다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펼쳐들고 말한다.
그리고 휴지를 강뚝에 깔아준다.
“고마워요!”
도민은 숙희 곁에 앉는다.
“숙희의 결혼관을 들으니까 내 기분이 의외로 좋았어!”
“어느 점이 좋은데요?”
“솔직하다는 점이 좋았어!”
“도민씨도 솔직히 파일을 보이세요!”
“어느 분의 말이라고 거역을 하오리까? 나는 숙희네처럼 중산층이 못돼요! 온 나라가 IMF 달러 노예 생활 때문에 실업사태 속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 집도 걱정하는 집 중에 하나야! 그리고 어머님 한분 계시고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 있어! 집은 시골집이야!
나는 출판업이라는 것을 이제 막 시작한 거야!
햇수로는 몇 년되었지만...... 이제 시작한 거나 다름없어!
출판업은 배고픈 업이라고들 하는데 해보니 사실이 힘든 장사더군!
유통구조 질서가 엉망이고 신생 출판사는 거래조차 기피 당하고 있어요! 큰 서점에 책을 납품해도 코너 담당자들에게 떡값을 주어야 책을 진열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창고에서 꺼내 놓지도 않는 한심한 추태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야!
요즘은 현상유지도 안되는 시대이지! 그리고 공부는 못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알라우요!”
숙희는 도민의 얼굴만 바라보며 이야기를 흥미있게 듣는다.
“도민씨는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말을 하는 배경은 뭐지요?”
“세상을 원망하는 입장으로 말하는 내가 무능하다는게 챙피해서 그러는 거지뭐?”
“도민씨는 지금?”
“내나이는 28살이야!”
도민은 말을 하며 흐르고 있는 강물을 스산한 눈으로 내려다보면서 말한다. 숙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은요?”
“생각할 입장이 못되어 현재 숙희처럼 결혼관을 가지고 배우자를 찾으러 다니는 날을 만들려고 힘쓰는 중이야!”
“도민씨는 앞날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는데 무엇을 걱정하세요?”
“그렇게 보여?”
“그럼요! 도민씨는 반드시 성공이라기 보다 목적한바를 다 이루고말 사람으로 보였어요!”
“기분이 좋은데!”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어찌 재겠어요? 사람이란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면서 자선을 겸하여 살아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이 거든요! 그런데 도민씨는 내가 아닌 어느 누가 보아도 성실이란 두 글자가 얼굴에 쓰여 있다고 그럴 거예요!”
“자선을 하며 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냐!”
“그건 그래요! 성실하게 살다보면 남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날이 꼭 찾아온다고 나는 그렇게 보는데요!
그리고 자선하며 산다는 것은 꼭 돈으로 베푸는 것만이 아니라고 나는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학교에 못다니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친다던가.....
혹은 도민씨가 법관이 되어 법은 집행하되 온정을 베푸는 거지요!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것도 자선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그리고 만약 딴 직업이나 지금하고 있는 출판업을 통해서도 그러니까 양서를 보급하되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해주어 사람들의 정신적 빈곤을 메꾸어주는 것이 보통 일이겠어요!”
“희망을 불어넣어 주어 고마워!”
“지금 출판되는 책들이 교과서만 빼놓고 음란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 아시지요? 신문들도 음란물을 전재하고 있잖아요! 얼굴이 뜨겁게.....제가 입에 담을 수가 없군요!”
“청소년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키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도 출판을 손대게 된 거야!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음란물을 경쟁적으로 쓰고 있다니까......”
“마치 음란을 부추기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작가인양 그러잖아요!”
“자기 자식이 없는 사람마냥 음란물을 마구잡이로 출판을 하니까양식이 있는 사람들은 걱정을 하고 있지!”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보는데 도민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사업이나 처음에는 고전을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누구나 처음부터 잘사는 것 아니고 그리고 처음부터 잘되는 것 아니지요! 그렇지 않다면 성공했다는 낱말이 생기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건 그래! 성공이라는 말 자체가 공을 이루었다는 말이니까 말을 바꾸면 노력을 하던 중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말이 되겠지! 그리고 노력이란 말은 힘을 쏟고 땀을 쏟아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날마다 정성을 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시작이 반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는데 도민씨는 출판을 시작한지도 몇해 되었고 책도 여러권 출판하였으니까 우리 나라 속담에 준해서 본다면 성공을 하되 최저 50%이상의 성공길을 달려가고 있군요!”
“그런가?”
도민은 ‘허’ 하고 가볍게 웃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숙희를 바라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도민의 눈동자 속에서는 찾았다는 희열이 번쩍했다. 숙희는 이야기를 찾느라 도민의 눈속 읽는 것을 놓쳤다.
‘숙희는 재치가 있는 여자다...... 예수님 믿는 여성이고.....
나를 위로하고 그리고 용기를 북돋아줄 줄 아는 여자구나......
까불이 철이 모자라는 것 같은데 말하는 것을 보면 지혜가 있구나......
고생을 모르고 살아온 신세대라 사람 사는 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잖아...... 자선을 하면서 살아야 사람이 사는 모습이라......
맞는 말이야...... 이상이 나와 비슷한 점이 있기는 있어......
그러나....... 한눈을 팔 시간이 내겐 없어......’
“사실은 사실로 받아들이는 게 합리적 사고가 아닌가요?”
“그건 그래! 그렇지만!”
“뭔가요?”
숙희는 도민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묻는다.
“현실은 현실이고 절반 성공은 절반 성공일 뿐이지 성공한 게 아니라 그말이야!”
“그러니까 열과 정성을 다하는 때이니만큼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고마운 말이야! 나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야!”
“도민씨는 가능성이 넘치는 남자에요!”
“노력할게! 고마워! 그만 일어날까?”
“내가 싫으세요?”
“아냐! 시간이 너무 지났어!”
“일과 시간 지났잖아요?”
“가서 식사하고 책을 봐야 하니까 그래!”
“으응! 그럼 저녁을 내가 살게요!”
“오늘은 사양하겠어!”
“그래요 그럼! 어서 일어나요!”
숙희는 서둘러 일어난다. 그리고 깔고 앉았던 종이를 걷어쥔다.
그리고 도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강뚝을 내려간다.
“도민씨!”
도민은 숙희가 부르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본다.
숙희도 마주 도민을 바라본다.
“도민씨는 시간에 쫓기는 사람 같이 보이는데 맞나요?”
도민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한다.
“성공을 위해 달려가시는군요! 나 때문에 생활 리듬이 깨지는 건 아닌지.....미안한 생각이 드는군요!”
“사실 나는 숙희를 좋아하지만 내 형편에 숙희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공부한 것을 완전히 이루지도 못한 처지에 시간을......시간이 없어!”
“나와 데이트하는 시간이 아깝다 그말이군요?”
“그말이 아니라 알다시피 내가 일과 후에는 공부를 하고 있잖아?
공부 시간에 쫓겨 테이트 시간이 없다 그말이야!“
“그럼 성공한 후에 만나자 그말이군요?”
“...........”
도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도민씨에게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 말은 무슨 뜻이지요?”
“경제적으로나 나와 숙희의 격차를 말하는 거야!”
“도민씨의 경제가 어떤데요? 그리고 격차의 의미는 무엇을 뜻하나요?”
“나는 겨우 겨우 생활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숙희는 양가집 규수이고 명문 대학생이고......나는 비교가 안되는 걸 내가 알아!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렇게 서서 잠시 대화 할 상대는 되지만 데이트 할 파트너는 안된다는게 사실이고 현실이야!.....”
“도민씨!”
“내말을 마저 듣고 나서 말해요! 고생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과 고생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은 생각하는게 달라요!
그러니까 갈등의 소지가 풍부하게 있는 거야!
이렇게 말하는게 마치 결혼을 전제로 하는 말로 들리겠지만 사실 사람은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야! 자주 만나면 감정이 이성을 압도한다 그말이지! 그렇게 되면 합리적 사고를 잃어버리고 마치 내가 상황윤리에 민첩하게 대응할 능력이 넘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착각에 빠져요! 자신이 넘치게 된다 그말이야! 그리되면 주위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고 그리고 스스로 자승자박하고 곧이어 후회를 하는 오점을 남기는 거야! 숙희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 그말이야!
숙희와 대화를 하는 가운데 내가 생각해 왔던 여자를 발견했다고 나는 아까도 못말리게 생각 했었어! 그러나 현실은 꿈이 아니라고 걸어오면서 생각했었어!
다시 말하지만 지금 나의 현실은 숙희의 말대로 열성으로 공부할 때야! 내가 성공하지 못하면 누가 나를 사람 취급을 하겠어! 시작하다 중단하는 사람이라고 말만 앞서는 사람이라 비웃음 받겠지! 끝까지 못하면 내 자신이 부끄러운걸 어떻게 막겠어?”
“테이트도 때가 있는 거예요! 사람은 물처럼 흘러가는거예요! 너무 자신 말아요!”
“지금은 나에게 공부할 때야! 그래서 공부할 때를 놓지지 않으려는 거야!”
“피이! 나를 좋게 생각한다면서”
“숙희와 교제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야!”
“교제를 하면 될 게 아녀요?”
숙희는 조금 토라진 얼굴을 하고 말한다.
“누가 절교를 하자고 하는 말인가?”
“내가 공부만도 못하다면서.....”
“그게 아니라! 내식대로..... 아니! 우리는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공부하는데 힘쓰고 만나는데 시간을 뺏기거나 정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자 그말이야!”
“말은 아주 홀리게 하는군요?”
“지금 세상에 누가 누구를 홀린다는 게야? 홀릴 사람에게 물어보구 그런 말 하시라요!”
“나도 도민씨의 말에 신인도가 아닌 신용도의 점수를 높여 보겠어요!
신용도 수치가 떨어지면 그때는.....”
숙희는 웃음을 눈에다 가득 채웠다고 입술을 오무려 가만두지 않겠다는 모션을 취한다.
“숙희는 말을 시원스레 잘하니까 절도 있을 것으로 믿어!”
“도민씨는 보기와 달리 겁이 많군요?”
“아무렇게 말해도 좋아!”
“현실이 나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
“IMF시대라서 퇴출 당하는 기업도 많고 정리해고 당하는 사람도 많아서 적자생존을 실감케 한다 그말이군요!”
“적자생존이야 자고이래로 인생에게 있어 왔던 일이지만 경제력이 없이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현실이잖아?”
“그래요! 엊그제 뉴스 보니까 같은 여자로써 처참한 심정이었어요!”
“그랬어?”
도민은 의외라는 얼굴로 숙희가 기특한 소리를 한다고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 옆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 저기 가서 앉아 이야기 해요!”
도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 한편 구석 빈의자에 가서 나란히 걸터앉는다.
“그러니까 일곱달 된 아이를 엄마가 죽였대요! 그런데 남자는 군대 갔대요! 어린 아기를 엄마가 죽였다는 뉴스였어요........”
“엄마가 그렇게 되기까지는........ 엄마의 심정은 모르겠지만.......
무계획적인 사랑이 비극을 초래했다는 생각이......”
“거기엔 정신적인 문제점이 있겠지요! 경제적인 어려움이 더 작용했을테구요! 요즘 사람들은 사람 미만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자꾸 되어지는 것 같아요!”
“충북지방에서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유서를 남겨두고 분신자살을 했는데 그게 가짜 사건이라고 판명이 났어! 유가족은 장례까지 치루고 경찰에서 확인까지 한 사건인데......”
“그게 무슨 말이지요?”
“참으로 어이없고 기막히는 일을 만든 거야! 그러니까 유서를 써 놓은 사람이 말야! 청량리역 부근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데리고 자기 아버지 묘소 아래로 데리고 가서 죽이고 불로 태워서 시체 확인을 못하게 해놓고는 유서를 그 부근에 떨어트려 둔 거지! 감쪽같이 자살극을 마치고는 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붙들려 지문조회 결과 자살자가 살아난 거지! 그것도 몇번인가 잡힌 다음에 들통이 난 거야!”
“별사람이 다 있군요! 빚에 쪼들려 집을 나왔으면 그만이지 멀쩡한남을 왜 죽이나요?”
“죽자니 죽을 용기가 없어서 그랬고 식구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기때문에 그랬다는 거야!”
“별꼴이 반쪽이라더니 어이없군요!”
“그게 우리들의 얼굴이야!”
“도민씨!”
숙희는 어이없는 얼굴로 도민을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째 그런 사람과 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 라는 글씨가 골이 깊게 쓰여 있다.
도민은 숙희의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얼굴로 말을 계속한다.
“나는 말야 남을 죽이고 내가 편해보려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현재의 삶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 그 답은 이래!
지난번에 대통령 출마한 사람들 봤지? 그들의 면면을 보자 이말이야!
한 사람은 아들이 둘인데 둘다 군대에 보내지 않았어! 그사람은 대법원 판사를 역임했고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역임했어! 그런데 말야!
그가 얻은 표는 일천만표 가까이 얻었어!
그건 무얼 말하냐 하면 들어보라구!
우리 나라 사람 가운데 내 아들은 군대 안보낸다!
남의 아들을 군대 보낸다는 말이야! 내 아들은 군대가서 국방하기 위해 고생시킬 수 없다. 그러니 네 아들은 내 아들 대신 군대 보내야 한다. 내 아들 대신 네 아들이 국방하다 죽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뭐야?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충청북도 사업 실패자의 의식과 다를게 뭐 있냐구! 그뿐이야? 정리 해고만 보더라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지금 우리와 같이 IMF를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칠 때 그러지 않았어!
그들은 쉽게 말해서 근로자끼리 서로 공생하자, 그리고 근로자와 사업자 하고도 공생하자고 하는게 의기투합이 되어 사업자가 겨우 겨우 연명하도록 주는 급료를 받으며 난국을 이겨나갔는데 우리는 그걸 못하는 거야! 근로자들끼리 동료가 해고되는 걸 막기 위해 급료를 절반 이하로 받는 생활을 그들은 했는데 우리 근로자들은 그걸 못한다 그말이야! 이건 회사가 망하던 상관 않고 월급을 다 달라는 거야!
고임금 때문에 회사가 감원 곧 정리 해고를 해야된다는데도 파업으로 맞서 해고를 하지 말라는 거야!
그리고 1980년도부터 해마다 월급 올리라는 파업을 1977년 봄까지 해온게 근로자들이야! 이게 뭘 말하는 거야?
내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기 위해서는 너는 망해야 한다는 거지! 이건 뭘 말하냐 하면 너죽고 나 살자는 말이야! 이말은 다 같이 망하자는 거지!
그 결과 IMF 노예시대, 달러노예시대를 맞게 된 것이며 우연이 아니였네가 되는 거지! 개중에 영세민이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어! 해마다 봄만 되면 월급인상 투쟁을 노동자들이 할 때마다
‘미친놈들! 바보들! 옛날부터 부자와 가난뱅이는 병존해 온게 인류역사야! 이 병신들아! 부자 위해서 부잣집에 가서 머슴사냐? 내 입에 풀칠하기 위해 머슴살지! 한심한놈들! 부자가 망하면 고생하는건 품팔아먹는 놈이 고생하는 거야! 부자는 망해도 삼년 먹을게 있다는 말도 못들었어? 품팔아 먹고 사는 놈은 실업자되면 당장에 배고픈 거야!
그것도 모르는 것들이 머리에 빨갱이마냥 빨간띠 두르고 배지불러 지랄이냐? 사택으로 아파트 한채씩 주어서 집 걱정없이 거저 살게 되니까 배지에 머슴놈이 기름이 잔뜩 껴서 주체를 못해서 그래!
월급이 뭐가 적냐? 대졸초임이 60~70만원인데! 파업하는 놈들은 120~150만원씩 받는게 적다고 파업하냐?
뭐! 회사 경영에 근로자 참여케하라고 떠들다니! 감히 머슴놈이 주인노릇한다 그말이렸다! 주제를 파악해 짜식들아! 한심한놈들! 배지 고파봐라! 파업지랄하나보자!’고 하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게 현실로 나타난 거지!”
“누가 그런 선견지명의 말을 했나요?”
“내가 아는 분인데 보문동 산비탈에서 살았지! 탈출이란 책을 쓴 분이야! 그분은 정치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일갈을 하시고 했지!
내친구 박남침이와 상도, 상길이도 그분을 잘알아요!
김영심씨가 당선됐을 때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조언도 하여 답장도 두 번이나 받은 분이야! 그런데 그분이 김영심 대통령이 우리 나라는 달러가 많다고 자랑을 하듯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외국여행할 때 얼마든지 달러를 가지고 외국에 나가 달러를 쓰라는 말을 할 때 무척 실망스러워 하셨지!
‘허! 달러가 많아서 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것냐? 이건 통반장감도 못되는 게........ 나라가 망하게 생겼군!’하시며 무척이나 나라 걱정을 하셨어요!
그리고 그분은 호소카와 일본총리가 왔을 때 김영심 대통령이 경주 불국사에 함께 들어가 호소카와가 부처에게 절을 하자 호소카와 따라 부처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하는 것을 보고 분개하셨다고 들었었어!”
“그건 왜죠?”
“일국의 대통령이 지조가 그렇게도 없냐는 거지!
김영심씨는 예수교회 장로의 직분을 받은 자라고..... 외국 사람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일본국 수상에게 그렇게 아부할 수가 있냐는 거지! 그리고 우리 나라 불교 신자들도 김영심대통령은 지조가 그렇게도 없냐? 그런 종교에 대한 소신도 없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겠냐?
예수교 신자라는 사람이 불교신자들에게 아부하느라 하는 짓 아니냐는 거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하나를 보면 열개를 안다는 논리야!
일 하나를 소신대로 못하는 소신이 없는 사람은 하는 일 모두가 소신이 없는 일밖에 못한다는 말이야! 쉽게 말하면 일을 해도 일관성 있게 못하고 기복이 심하다는 말이야!
그리고 IMF 제공자들은 군사독재 대통령 지낸 사람들이 숙희도 알다시피 은행을 떡주무르듯 했잖아! 그러니 떡 고물이 붙어 있을 수가 있겠어? 고물이 다 떨어진 인절미요 시루떡이지! 마치 여름날 병아리가 말이야 홀랑 다벗고서 치킨이 살아 돌아다니는 모양이겠지!”
“치킨이 돌아다니는게 뭐예요?”
“내 그럴줄 알았어! 봄에 암닭이 병아리를 까면 노란털 입은 병아리가 알에서 삐약거리고 나온다구! 그 병아리가 봄 여름을 지나면서 성장하는데 병아리가 어느 정도 커가며 털을 다 벗게 되지. 그 털벗은 병아리가 마당 앞뒤로 텃밭으로 다닌다 그 말이야!”
“그렇군요!”
숙희는 실감을 못한체 고개를 끄덕인다.
“숙희가 시간이 나면 근교에 나가서 병아리 구경을 해보면 재미 있을 꺼야!”
“그 떡고물은 무엇을 가리키나요?”
“떡고물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잘아는 명사야! 숙희도 떡고물은 알잖아? 그 떡고물을 제대로 먹은 저명한 역사적인 인물이 있었지!”
“누군데요?”
“박중희 독재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오랫동안 해먹은 이후낙이란 사람이야! 이완용이 처럼 떡고물을 많이 먹었지!”
“예!”
“그 이후낙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국에서 차관을 가져올 때 기업을 하는 사람이 은행융자를 받을 때 떡을 주물렀다 그말이야!
이후낙이란 사람이 떡에서 떨어진 떡고물을 긁어모아서 모았다 그말이야! 그러니까 차관도 돈이고 융자도 돈인데 그돈을 이후낙이란 대통령비서실장이 알선해주고 알선수재를 했다 그말이지!
요즘 신문에 국회의원들, 고급관리들을 검사가 알선수재혐의로 구속했다는 말이 그말이야! 뇌물을 먹었다고 하는 말을 그렇게 넉살이 좋게 하는 말인데 뇌물을 많이 먹었다는 말이야! 그런 말을 신문에 크게나게 떠버리고 보도가 되어 세상이 들썩거렸어요! 그런데도 우리 나라에 검사가 없어서 그를 알선수재죄로 구속기소를 못했어요! 그 이후낙 대통령비서실장은 공공연하게 떡고물을 먹었다, 떡을 만지다보니 떡고물을 먹게 되었다고 힘있게 떠들었지!
사람들은 기죽어 했지!
검사들은 송장이야 했지!
“하나 묻겠는데요! 도민씨가 어제 말했던 김승중씨 그분을 일본에서 납치하라고 명령했다는 중앙정보부장 이후낙이란 사람과 동명이인인가요?”
“아냐! 그가 나중에 중앙정보부장이 되었어! 떡고물을 많이 먹었으니 힘과 용기가 더욱 넘쳐 떡고물 먹는 능력이 뛰어나게 되었다고 박중희 대통령이 인정하여 중앙정보부장으로 임명한 거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권부에 있는 자들이 즐기기 위해 부정축재를 하느라 영일이 없이 은행과 기업들을 괜히 주물럭거리고 있는 거였어!”
“진짜 웃기네!”
“떡고물 떨어지라고 말야! 떡이 못쓰게 되든 말던 주물럭거리는 거셔!
사람 환장한당께! 이후낙이가 떡고물 원조라 그말이라!이잉! 떡고물 원조도 모르능기 우째 대학이를 댕기는기가? 내사마 우야믄 좋노!
니는 IMF가 언제 시작된기를 알아야제!
대구리가 빨갛게 벗겨진 전도환 대통령 니 아나? 그락꼬 니 물통령 지낸 노대우 대통령 아나? 그사람들 돈 많이.....
아니제! 떡고물을 먹어 어디다 쓰겠나? 내사 모르것다고마!
떡고물은 치워뿌려라! 내를 어째보나? 내는 이래뵈도 쩐대통령잉기라! 니만 쩐통령이가? 내는 물통령이라! 니 물이 뭐꼬? 니같이 쩐만 아는 젼이 뭘 알것나? 물이라카믄 재물할 때 쓰는 ‘물’자다고마! 보통사람 내는 떡고물은 안묵을란다!
경상도 사나이 떡을 시루채 먹을란다고마! 쩐통령! 니는 나와 경상도 친구다! 체면이 있제! 떡고물이 뭐꼬? 네캉내캉 떡만 먹어보자!
쩐! 니 떡보 아니가? 내도 떡보로 소문이 났능기라! 우리 나라 떡집에 불이 나게 떡을 배지가 터지게 묵어보자! 떡보가 떡 생각하고 안먹을 수야 없다케라! 고양이는 혹시 쥐 생각한다케도 떡보는 그런게 사전에 없다고 나폴레옹이 탄식한기를 니 모르나?”
“도민씨!”
숙희는 도민의 팔을 웃음보가 터질까봐 잡고 흔든다.
“가만 있어봐야! 야가 와이라노! 챙피스럽다고마!”
도민은 말을 크게 하며 숙희의 팔을 밀어낸다.
아이들이 재미있다는 얼굴로 숙희와 도민을 바라보고 섰다.
“보소야! 내말을 마자 들어보거라!”
숙희는 웃느라 석류알 치아를 드러내고 고개를 가누지를 못한다.
긴 단발머리는 파동을 친다. 그리고 가날픈 그녀의 허리는 이리 휘청 저리 휘청한다. 그녀의 한손은 원피스가 들먹이는 걸 말리느라 원피스에 매달렸다. 도민은 숙희를 웃음 실린 얼굴로 지켜본다.
“고만해요!.......우스워...... 죽겠어....요!”
“보라요! 우리 나라 사람이는 말하는게 되게 웃기능기라! 웃으워 죽겠다, 그락꼬 배불러 죽겠다, 또 뭐락카드라! 좋아서 죽겠다고 하능기를 숙희도 아주 잘하고 있네! 그러니 한국 사람이제!”
숙희는 웃는 걸 멈췄다. 그리고 도민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재미있었어? 즐겁게 해줘 고맙다는 말은 없고 쳐다보기는....... ”
“도민씨! 도민씨는 재미가 넘치는군요?”
“내가 재미가 넘치는게 아니지! 넘치는 사람은 물통령과 젼통령이지!
그들은 통령하면서 이완용이도 할말이 있게 해준 사람들이니까!”
“그건 무슨 말이예요?”
“이완용이가 누구야?”
“이완용이는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이잖아요?”
“나라를 얼마 받고 팔아먹었는지 알아?”
“그러니까 이완용은 대한제국의 총리대신으로써 나라의 통치권을 일본왕에게 넘겨준다는데 서명하고 1997년 한국은행권 원으로 환산하여 300억원을 사례비로 받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후에도 사례비를 계속 받은줄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매국노 이 완용이를 매국노라 하는데! 젼두환 노대우는 대통령하면서 기업주에게 수탈하여 수천억을 꿀꺽했으니 뭐라고 이름을 만들면 어울리겠어?”
“글쎄요!”
“상상이 안되는 이완용 형님들이 달러 노예시대를 만든 거야!”
“기업체들을 벗겨먹어 나라를 달러가 바닥나게 만드는데 원인 제공자들이니까 엽전불가사리라고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어때요?”
“좀 긴데!”
“그러면 엽전불이라고 하지요!”
“글쎄!”
“엽전통령마!”
“돈을 먹어치우는 마귀 대통령이라는 말이지?”
“그래요!”
“돈을 먹는다를 식인종의 ‘식’ 자를 쓰고 대통령의 ‘대’ 자를 뽑아 식대돈이라고 하면 어때?”
“어감이 딱 마음에 안......”
“그럼 이완용이처럼 매국통령이라고 할까?”
“매령노하면 어떨까요?”
“매환자란 말인가?”
“대통령의 직책을 돈받고 팔아먹은 종놈이라는 말이라구요!”
“그러니까 매령노(賣領奴)라! 괜찮은데! 굿 아이디어야!”
“그러고보니 매령노 전도환, 노대우 매장노, 이후낙 매장......”
“매장노는 뭐야?”
“떡고물을 먹으려고 장관직을 엽전인 떡을 받고 팔아먹은 사람들을 그렇게 명명해 보았어요!”
“그러면 매원노, 매판노, 매검노, 매변노, 매교노, 매의노, 매회노로 부르면 되겠네!”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 매원노는 국회의원이 떡에 팔린 것이고, 매판노는 판사가 엽전에 팔린 것이고, 매검노는 검사가 돈에 팔린 것이고, 매변노는 변호사가 돈에 팔린 것이며, 매의노는 의사가 돈에 팔려 허위진단서 발급하고 진찰비와 약값을 허위로 청구하는 것이며, 매회노는 사장이 회사의 돈을 도둑질하는 것을 이름 지어본 거야! 매교노는 교수가 돈에 팔려 고액과외를 하고 돈을 받되 돈을 많이 주는 사람을 교수로 채용하고 학생을 부정 합격시켜 주는 것을 말하는 거야!”
“도민씨! 그러니까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야 나라를 팔아먹고 매국노 소리를 듣고 있지만 매노(賣奴)소리 듣는 사람들은 매국노(賣國奴)이완용에게 비교하면 파렴치범인 좀도둑밖에 안되는군요!”
“그렇지 뭐!”
“대학교 다니는 내가 부끄럽군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매교노나 매검노가 모두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니까 부끄럽다는 말이예요!”
“숙희가 그런 말을 하니 생각나는데 숙희가 다니는 대학 교수 가운데는 매노(賣奴)교수는 없어?”
“없는 대학이 있겠어요! 의대에서 제약회사와 부정이 드러나서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어요!”
“신문에 대학병원 의대교수들이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휴가비도 받고 제약 회사는 약값에 연구비를 보태서 약값을 청구한다는 보도....... 약값은 환자가 내는 거니까 환자에게 연구비를 뜯어낸다!..... 기발한 매노(賣奴)들의 매노야!”
“어쩌다가 매노들 땜에 도민씨와 나는 우국(憂國)자가 되어뿌려 진짜루 할말을 잊었군요!”
“우리 그만 일어나지!”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를 천천히 걸어나간다.
도민은 그의 집인 사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숙희는 말을 잊은채 도민과 나란히 걷는다.
“숙희!”
“네!”
“시간이 늦은 것 같은데 숙희는 숙희 집으로 가지 그래!”
“도민씨 보고 데려다 달라고 안할테니까 걱정말아요! 남자가 시시하게 째째하게 강뚝에 앉았다가, 놀이터에 앉았다가! 나라 걱정을 쪼개지게 하고서는 헤어지자가 뭐예요?”
숙희는 졸지에 화가난 얼굴을 하고 딱딱거린다.
“무슨......”
도민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벌리다 숙희의 따발총갈기는 말에 기가 죽어버렸다고 입을 벌리던 그대로 멈춰섰다.
“사실이잖아요? 누구처럼 오리발을 꺼내들고 ‘나는 국민에게 거짓말 안한 사람이요!’ 하고 소리칠건가요?”
“누가 뭐랬는데 그래?”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니까 그렇죠!”
“별소릴 다 들어보는군! 이제껏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배꼽이 빠질까봐 허리를 잡고 웃음 속에서 몸부림친게 누군데 나에게 덤태기를 씌워요! 누구 닮아서 아들을 둘이나 군대 안보내고도 뻔뻔스럽게 대통령 시켜달라는 사람이 ‘언니!’ 하고 부르겠어요!”
“그사람이 뭐가 어때서요? 아들이 신체검사에서 체중미달이라 떨어졌다는 걸 모르시나요? 피이!”
“그게 거짓말이라 그말이예요!”
“누가 거짓말쟁이란 말이예요?”
“누구는 누구겠어요? 그 사람 이이창의 아들 키가 179㎝ 되는 사람이 체중이 45㎏이라는게 말이 되나요? 체중미달로 군입대 불가 판정을 받았다니 그게 말이 되나요? 여자의 신장이 179㎝가 아니라 170㎝만 되어도 체중이 45㎏까지 내려간다면 아마 침대에서 대소변 받아내게 될 거예요! 신장이 같은 사람이다 하면 여자들이 남자보다 가볍잖아요? 그리고 둘째 아들은 훨씬 작다는데 그 아들도 똑같이 체중이 45㎏이라니 의사와 그들이 합작으로 거짓말했던지 사기친 거 아니면 의사가 속은 거지뭐!”
도민은 숙희 말투를 흉내내어 웃으며 투정하는 허스키 보이스로 말한다.
“그사람들만 속았나요?”
“더는 모르겠는데요!”
“초한국당 사람들이지요!”
“그러면 김영심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 지낸 이이창이라는 사람에게 표를 찍어 주는 사람 모두가 속는 사람이 되겠지요?”
“남이야 속던지 말던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한국인이니까 상관 있지요!”
“우리 한국인은 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까 군사반란해서 박중희처럼 대통령 되고 그리고 민주정의당 만든 사람이 ‘매령노 전도환인뎁쇼!’ 하고 다시 민주정의당 총재인 전도환으로부터 총재의 감투를 물려받고 대통령으로 지명받아 군사반란을 일으킨 노대우를 ‘보통 사람 뽑아주세요’ 하니까 대통령으로 뽑아 대통령이 되게 하고 김영심, 김조필씨가 노대우 매령노와 합당하여 민주자유당이라고 당명을 바꾸었죠!
그 미자당을 김영심씨가 초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정치를 하다가 경제파국을 만든 집단인데 그책임을 물어 물러나게 해야 하는데 오히려 초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이이창씨가 철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꾸니까 한국인들은 깨끗한 한나라 사람이 졸지에 생겨나서 철나라당을 만든 것으로 알아요 글쎄! 기가 막혀!
이이창이라는 사람은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다고 오늘까지 서기 1997년 8월부터 9월 내내 신문과 TV에 징병기피 사실 보도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도 말이예요! 그래도 ‘대통령 후보는 이이창이다, 이이창은 법대로 하는 사람이다!’ 떠들고 있으니 한심하다는게 넘쳐서 아홉심하다구요!
그런 법대로가 세상에 있다니...... 도민 선생! 어찌 생각하세요?
당명을 철나라당으로 바꾸었으니 정치를 법대로 잘할 거라고 이이창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니 웃기잖아요!
그런 한국인의 하는 일을 내가 상관 해 봤자 무슨 소용 있습니까?
구제불능! 그래서 두손을 들어 만세 불렀어요!”
“대단하십니다! 정치에 입문하시지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숙희씨는 애국심이 너무 강한 여성이야!”
“감히 제가 그 말씀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대책이..... ”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씨도 넘치고......”
“계속해요! 대통령이 된 기분이 드는데.....어흠!”
“그런거 많은 것도 좋지만 더 좋은게 있어야 하는데!”
“그건 상대적인 것 아녜요?”
“내가 뭘 말하는데?”
“뻔한 말씀! 지음지기를 아껴야 한다 그말이지요?”
“눈치는 못말려!”
“빨리 가라고 성화시더니 이젠 사랑속에 묻히고 싶다는 표정!”
“너무 눈치가 번개하면 맛이 지나치는거 아시나요?”
“우리는 신세대인걸 잊으셨군요 ? 지금 이북에서는 미사일 수출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공위성, 중거리 미사일로 일본 사람을 겁주고 있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나요! 도민씨는 젊어서 못말리게 느긋하신게 번개가 느리다고 하시는가요? 빠르다고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도민은 숙희의 말솜씨에 혀를 내두르느라 등골에 땀이 줄줄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는 걸 느낀다.
“내가 못당하겠네! 내 등에 땀이.....”
“그거야 댁의 사정이지요! 나 몰라요! 어서 가면서 이야기를 하시지요! 왜 서서 그래요! 화장실 가려고........”
“귀하신 손님 여기가 저의 숙소입니다!”
“나는 손님이 아닌데요! 나는 도민선생의 지음지기인걸요! 어서 안내나 하세요!”
도민은 숙희와 눈을 맞추며 싱긋이 웃어 준다. 그리고 두손을 맞잡고 허리를 가볍게 고개를 따라 숙여 새삼스레 인사를 한다.
“저희집은 누추한 곳이라 숙녀께서 왕림하실 만한 곳이 못됩니다. 그래서 숙녀의 명령에 따르지 못하게 됨을 용서하십시오!”
“그러십니까? 나는 숙녀는 숙녀로되 신분이 대학생입니다! 그러니 어려워 마시고 안내만 하시면 되십니다!”
“워낙이!.....”
“겸양이 지나치시면 실례가 되는줄 알고 계시는지요?”
“그래도.....”
“혹시 비밀스러운게 탄로라도 날까봐 그러십니까?”
“아니올시다!”
숙희는 도민의 흉내를 내며 정중하게 얼굴에 웃음을 실고 점잖은 목소리로 말한다. 졸지에 도민은 껑충 뛰는 소리로 말한다.
“사실로 말씀드린다면 저의 집은 금남의 집이 있듯이 금녀의 집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러시다면 지음지기에게 문전박대를 하실 계획이라도.....”
“그런 계획이 없고......”
“그럼 선택의 여지가......”
“숙희씨가 집으로 돌아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이유는?”
“제가 시험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우리 사이에 무슨 죄송을 가운데 놓고 지낼수야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내가 죄송하지 않게 한다 그말인데 못알아들으셨습니까?”
“지음지기를 금녀의 집이라서 죄송......”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그러시는 모양인데! 나는 아무 말 않고 도민씨의 삶을 구경만 하고 돌아가겠습니다!”
“그래두.....”
“공부에 방해 안되게 처신을 한다는데 무슨.......”
“...........”
“이북에서 공산당 등쌀에 쫓겨서 도망한 월남한 실향민이 고향에 가는 것 보다도 더 힘드는 곳이 망원동에도 있는줄 몰랐습니다! 약속합니다! 10분 이내에 돌아가겠습니다!”
“그럼 숙희씨를 안내하겠습니다!”
“금강산 구경하는 것도 이보다야 쉽겠지!”
도민은 셔터 밑의 자물통을 열쇠로 열고 셔터를 들어올린다.
숙희의 눈에 조그만 흰색 봉고차가 숙희의 눈을 잡아다닌다.
숙희는 반가워 웃음을 얼굴에 담는다. 그리고 봉고차를 바라본다.
그리고 걸어가며 손으로 차를 만져본다. 그리고 도민의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도민은 왼쪽 벽 끝 어깨 높이에 있는 스윗치를 올린다. 그리고 봉고차 뒤쪽에 있는 출입문을 안으로 밀어서 연다.
출입문 안쪽에서는 형광등 불빛이 어둠을 이기느라 숨이 턱에 차서 숙희를 맞는다. 도민은 출입문을 열고는 숙희를 돌아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도민의 얼굴에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쓰여 있다.
숙희는 도민의 얼굴을 정면으로 받는다.
‘도민씨는 내가 자기집 구경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있구나!
내가 지음지기라고 우기기는 했지만....... 아직 교제가...... 만남의 시간이 짧으니까 오는 현실...... 나보고 이기주의자라고 하겠지......
알고 나서 교제를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지......
이렇게 하지 않음 기약도 없이 날아갈테니까.......’
숙희는 찰나 지간에 계산을 끝내고 상긋한 웃음을 도민에게 보내준다. 그리고 눈으로 말한다.
‘도민씨의 삶을 보여줘서 고마워요! 나를 그만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우리 사이에 부끄러움이 낄 수가 없는 거예요!
도민씨는 대단한 사람이에요!’
도민은 숙희의 눈에서 기뻐하는게 반짝거리고 있는 것을 인식한다.
그리고 얼굴에 쓰여진 열등감을 서둘러 지워버린다. 그리고 눈으로 웃음을 친다.
“이방은 사무실이야!”
“재미있겠다!”
그는 말을 받으며 도민을 따라 문턱을 넘어 사무실에 들어섰다.
사무실은 길다랗게 20평은 되어 보인다. 왼쪽 벽에는 유리창문이 만들어졌다. 유리창으로 마당이 내다보인다. 출입문 오른쪽으로 책상 두 개가 나란히 놓였고 책꽂이에는 법률서적, 문학서적이 꽂혀져 있다.
컴퓨터도 컴퓨터 책상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커다란 책꽂이가 오른쪽 벽에 등을 대고 버티고 있다. 그리고 여기는 사무실이 아니고 창고라고 우기느라 책을 넣은 박스가 사무실 절반이상 그들먹하게 쌓였다. 천정에는 길다란 형광등이 세 개 매달려 있다.
도민은 안쪽 문을 열고 또 들어간다.
숙희는 호기심에 다시 끌려 도민을 따라 문턱을 넘는다.
“여기가 부엌이군요?”
“그래요!”
“깨끗하네요? 조금은 좁아 보이지만!”
“나혼자 취사하는데는 그런대로 괜찮아!”
“숙희씨! 저녁을 먹어야지! 뭘로 먹을 거야?”
“나는 짜장이면......”
“그래! 그러면 저녁을 먹자구!”
도민은 사무실로 와서 짜장면 주문 전화를 한다.
그들은 의자를 돌려놓고 마주 앉았다.
“사무실이 반지하라서 조금은 불편하겠네요?”
“그런대로 괜찮아!”
“도민씨는 신세대이면서 참을성이 많아 보여요!”
“사람은 환경에 잘 적응을 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보는데 안그래?”
“글쎄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화를 잘한다고 하는 속설이 있기는 있어요!”
“침대에다 몸을 맞춘다! 힘드는 일이야! 사람의 몸보다 작은 침대에 맞춘다는 것은 융통성 있는 삶을 살라는 말로 받아들여야겠지! 침대가 작으면 작은 침대 하나를 연이어 놓고 하나로 안되면 두 개를 더 보태서 누울 수 있게 만들라! 그렇게 나는 받아들이는 사람이야!”
“도민씨는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니 좋겠어요! 우리 한국 사람들이 긍정적 사고를 못하는 것 같은데! 도민씨는 어디서 그런 적극적인 삶의 정신을 터득했어요?”
“터득이라! 터득이라는 말은 이치를 깨달았다는 말로 알고 있는데! 숙희는 그런 사고를 어디서 배웠어?”
“내가 먼저 물었어요! 언제부터 교회 다녔어요?”
“중학교 졸업하고 예수교 장로교회에 다니다가 군대 가기전까지 교회에 다녔고... 제대하고 주일마다 교회가서 예배드리고 있어!”
“웬지 생각하는게 다르다 했다구요! 성경은 몇 번 읽었어요?”
숙희는 예상하던 의문의 물음표가 곧게 곧게 길다랗게 펼쳐지자 기뻐 서둘러 묻는다.
“신약 성경을 열 번은 넘게 읽었을 거야! 그리고 구약성경은 두 번 정도 읽었었다고 기억하는데!”
“대단하시네요! 성경은 왜 읽었지요?”
“내가 검사에게 취조 받는 것 같은데!”
“어서 말해 봐요!”
“나는 우리 나라 모든 사람들처럼 사신 우상 숭배하던 집에서 자랐고 그리고 사람은 조상들에게 해마다 드리는 제사를 성의 있게 빼지 않고 올리면 사람 노릇도 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으로 그렇게 생활 속에서 배웠지! 말로 배운게 아니라 부모님들이 지성으로 제사를 드리시니까 따라서 제사를 하면서 몸으로 체득을 한 거야!
유교 신자도 아니면서 유교 신자처럼 생활하는 속에서 성장한 거야!
그런데 우리 동네에 교회가 들어왔어! 그리고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 생겼어! 교회 다니는 친구들이 나보고 교회 다니자고 권고를 하였었지! 그때 내말이 나는 부모를 모르는 예수쟁이와는 말도 하기 싫다.
그리고 예수교의 동정녀 잉태 교리를 비난하고 비판하고 욕을 했었지! 친구가 예수 믿으라는 말만 하면 비판과 욕을 몇차례인가..... 했는데! 친구가 예수 믿으라는 말이 귀에 계속 맴돌더라고...... 그런 가운데 곰곰히 생각을 했지........”
도민은 말을 하다가 숙희의 눈을 찾아 바라본다.
숙희는 도민의 눈속 깊이에서 이지로 알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 발산되고 있슴을 느낀다.
“...........”
“내가 예수교를 알지도 못하면서 비판하고 비난하고 욕을 한다는 자신을 발견한 거야! 내가 무지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야!
내스스로 나를 볼 때 챙피하다 그러니 예수교를 알고 나서 욕을 해도 그때하자! 맹목적으로 예수교인을 핍박한다는 것은 지식인으로써 자처하는 내가 딱하게 보였지!
그래서 예수교를 알기 위해 성경을 읽었어요! 처음에 성경을 읽어보니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어! 그런데도 읽다보면 알게 되겠지 하는 일념으로 읽고 그리고 교회도 열심히 다녔어!
한 번 읽었을 때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면 계속 읽게 되지를 않았겠지! 지금도 그래! 성경 내용의 말이 사람이 읽어 이해가 안되도록 수수께끼로 기록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게 이상해! 평범한 글이야! 그런데 쉽게 이해가 안되고 절벽에 부딪치는 것 같고 미궁 속으로 헤매이는 것 같아!”
“도민씨는 예수님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었다 그말이군요!”
“그랬어!”
“성경을 읽고 교회에 출석했다면 열심은 어느 정도....?”
“새벽 기도회에 안빠지려고 힘썼지!”
“도민씨!”
“왜?”
“도민씨는 그렇게 하여 예수교를 알았고 그리고 동서양의 학문의 근원을 알았고 사람의 사는 목적을 알았다 그말이군요!”
“성경을 읽고서 삼라만상의 이치를 알았어!”
“설명을 해주세요!”
“삼라만상의 이치를 알았다는 말은 지구와 우주와 별들과 지구 위의 생존물체와 생명이 없는 물체의 존재의 의미와 그리고 사람의 살고 죽음과 그리고 사람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과 악하게 살다가 죽는 사람과 착하게 살다가 죽는 사람과 사후세계가 다르다는 것과 회개하고 예수 믿는 생활하던 사람과 예수 믿지 않고 살다가 죽는 사람의 사후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사람이 이세상에서 살면서 누구는 조금 행복하고 누구는 권세를 부리며 살고 누구는 압박을 당하며 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왜 전쟁이 일어나는가? 왜 기근이 일어나는가? 왜 천재지변이 일어나 사람을 떼죽음시키는가? 그리고 누구는 병마속에 혹은 지체 부자유하게 살고 누구는 가난속에 가난뱅이 생활하며 고생과 고통 번민속에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그 답을 구했어!”
“도민씨는 참 크리스챤이군요!”
숙희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리고 ‘어쩜 저렇게 깨달았는가!’ 하는 놀램과 부러움이 그녀의 눈에서 넘쳐 나오고 있다.
“참자를 붙이긴 그렇고....군대에서 종교를 물을때 예수교인이라고 말했고 병적카드에 예수교라고 기재했어!
숙희는 성령을 받았어?”
“나는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성령을 충만히 받아야 하는데!”
“나는 교회에만 다니고 있을 뿐 크리스챤이라고 하기에는 그래요!”
“왜?”
“주일날 교회에 가기는 해도 아직 성경을 한 번도 못읽었거든요! 그리고 예수교를 알려고 노력도 못했고......”
“나야 내 행위가 어리석어서 어리석은 짓을 안하려고 예수님을 알고 싶어 성경을 읽은 거지만 숙희야 다 알고 있으니까 궁금증이 없고 예수님을 나처럼 비판하지도 않았고 못되게 욕을 하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공부하느라 성경 읽을 시간이 없었으니까 못읽은 거지 안읽은게 아니잖아? 그리고 이제라도 틈틈히 성경을 읽으면 되지 뭐!”
“도민씨는 궁금한게 있으면 알기 위해 열성적인 태도 부럽네요!”
“그게 뭐 나처럼 공부를 못한 사람이 그렇게 안하면 어느날 무식을 면하겠어! 그러니까 나 같은 경우는 생존의 차원에서 어쩔수 없이 얻어듣고 배우려고 하는 행위이고 숙희 같은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 아냐? 하나님께 복을 많이 받아 좋은 가정에서 좋은 학교에서 생활 속에서 지식을 섭취함에 있어 힘들일 일이 없으니까 그런 거지!
먹을게 없는 사람이야 먹을 것 찾으러 부지런히 열심히 다니고 하는 거지만 먹을게 많은 사람이야 먹기만하면 되고 어떻게 먹어야 맛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신경이 쓰이고 하겠지!
부자들이야 먹고 살기 위해 땀흘리는게 아니라 놀기 위해 땀흘리는 것 아니겠어? 그런 이치니까 그걸 이야기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 만민 평등이라는 말을 외치고 법으로도 ‘법은 만민 평등이다.’ 그렇게 바라고 말들을 하지! 그런데 말야! 사람들이 그 만민 평등이라는 말을 모르고 평등을 외치고 있는데 그건 무식해서 그런 공허한 말들을 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어렵게 생각 말고 있는 그대로를 놓고 말해 보자 그말이야!
먼저 우리가 잘아는 여자 남자의 평등을 현대 사람들이 외치고 있지.
여자를 차별 말라고 말야! 여자들이 남녀 평등을 외치고 있지!
그래서 여자의 권리가 많이 신장이 되었다고 볼수 있는게 우리 나라 여성들의 지위지! 선진국들은 우리 나라 여성보다 남녀 평등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여남 평등이 사실 잘 안되고 있 거든!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우리가 찾아보자고! 서양 선진국 사람이나 우리 나라 사람이나 남녀 평등을 부르짖는데 왜 그게 잘 안되고 있는지! 안되는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말이야!
숙희도 대학생이고 도서관에 출입하며 공부를 하는 학생이니까 그답을 주는 책을 찾아서 답을 구하자 그말이야!
그러니까 이제 숙희는 집으로 날래 돌아가서 그 답을 찾아서 가지고 와서 나의 지식을 보충해 줘요!”
“아니 갑자기 가라고 그러는군요! 누가 시키기나 한 것처럼!”
“우리가 잊고 이야기를 계속하니까 날새겠다고 걱정을 했어!”
“누가요?”
“아까 10분만 있다가 가겠다는 사람이 말야!”
“피이!”
“남녀가 밤늦게 같이 있으면 남보기 그렇다고 내가 아는 친구 누나가 그랬어! 남자야 괜찮지만 여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그 친구 누나가 누구에요?”
“이호숙전도사님이야!”
“갈게요!”
숙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출입문을 잡아당긴다.
도민은 조금 당황한 얼굴로 숙희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숙희가 출입 문밖으로 발을 내딛자 서둘러 숙희의 뒤를 따라간다.
“미안해요! 약속을 못지켜서!”
숙희는 차고 밖으로 따라나온 도민을 향해 땅을 보면서 말한다.
“아니야! 그걸 따지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는데!”
“아니예요! 너무 늦도록 있었어요!”
“내가 하는 일에 차질이 생기기는 했지만! 즐거웠어!”
“다음엔 도민씨가 하는 일에 방해가 안되게 할게요!”
“그럼 잘있으세요!”
“내가 차로 데려다줄게!”
“사양하겠어요!”
“오늘만이야! 오늘은 내집을 방문한 날이야! 혼자 보낼 수 없어!”
“도민씨! 괜찮아요!”
도민은 숙희의 팔을 잡고 차문을 열고 차에 태운다.
그리고 차를 시동하여 차고밖으로 끌어낸다. 그리고 차고의 문을 닫고 자물통을 채운다.
도민은 운전하여 동교초등학교 앞으로 달려간다.
“고마워요! 도민씨!”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야! 변변치 못한 짜장면을 고맙게 먹어 줘서 고마워!”
“짜장면이 어때서요! 맛있었어요!”
“내가 지음지기를 너무 홀대한 것 같은데.....”
“나는 간단한 음식을 좋아해요!”
“요즘 신세대들은 외국음식을 좋아하잖아! 피자 같은거!”
“난 피자를 먹기는 했어도 많이 좋아하진 않아요!”
“피자라도 주문했어야!......”
“그런 이야기하면 싫어요!”
그들은 버스 뒤에서 5분정도를 기다린다.
“앞에 무슨 사고가 있나?”
“저 앞에 땅파는 공사를 하고 있어요! 내가 깜빡 있고...... 딴길로 가야하는데......”
“괜찮아! 그런데 집에 가면 엄마한테 꾸중 듣지 않겠어?”
“아녜요! 아직 시간 늦지않았어요!”
“기회 있으면 내가 피자 한번 사서 숙희가 조금만 좋아하게 할게!”
“고맙지만 무리하는 것은 싫어요!”
“내가 궁색하게보이니까 그러는 모양 같은데! 나 피자 한판 살 돈은 있어요!”
“오늘 내가 도민씨 시간을 너무 빼앗았어요!”
“내가 남은 시간 벌을 서면 되는 거야!”
“알았어요! 다시는 리듬을 안 깰게요! 저기서 내려주세요!”
숙희는 초등학교 앞에서 내렸다
도민은 숙희가 골목길로 들어가 보이지 않자 차를 운전하여 숙희가 들어간 골목 입구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골목 안을 바라본다. 골목길은 보안등이 켜져 있다. 달빛보다 밝게 골목길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숙희는 밝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숙희는 차가 멎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었다 내린다.
도민은 숙희가 자신을 알아보자 싱긋 웃는다.
도민의 기쁨이 넘친 웃음은 어두움에 가려 숙희에게 가지를 못하고 운전대에서 맴돈다. 숙희는 대문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도민은 안심했다는 얼굴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
도민이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러 왔고 숙희는 공부하러 왔었다.
그런데 그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게 만들어준 것은 소나기였다.
현관 앞에서 숙희는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방게 같은 조그만 차가 도서관 현관으로 다가와 섰다.
차는 봉고차 같으면서 봉고차의 사분의 일정도 되게 작아 보인다.
그차 운전대에서 청년이 우산을 바치고 내린다. 그리고 짐칸문을 열고 이십권 정도 되는 책 묶은 것을 옆구리에 끼고서 짐칸의 문을 닫는다. 그리고 도서관 현관 계단을 올라온다.
숙희는 젊은이의 일하는 모습을 관심이 없으면서 관심이 있는 것처럼 지켜보고 있다.
‘나도 저렇게 조그만 차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때 ‘부르릉’ 하면서 운전을 하고 집으로 달려가고......
저 청년은 IMF시대( 나라에 달러가 바닥이 나서 국제통화기금의 원조를 받아 국가 경제를 겨우겨우 유지하는 때, 실업사태가 나서 수백만의 실업자가 생겨서 가정경제가 파탄지경인 때)에 책을 납품하고.......
길바닥에서 술을 마시고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잠자는 청년도 많으데........
저 청년에게 지하철 타는데 까지만 부탁을 해볼까.......
신원이 확실한 청년이니까 자가용차는 조심을 하는 시대이지만.....
부탁을 해야지........’
숙희가 막 마음을 먹고 고개를 돌려 납품처 입구를 바라본다.
청년이 걸어오고 있다.
청년은 숙희가 서서 있는 곳에 와서 섰다.
소나기 오는 밖을 내다본다. 그리고 우산을 펼친다.
“저, 부탁이 있어요!”
숙희는 청년에게 조금은 당연하게 말을 한다.
청년은 왼발을 내딛다 말고 숙희를 바라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표정은 담담하면서 부탁을 어서 해보라고 가능한 도울 수 있으면 돕도록 하겠다는 것을 눈으로 말하고 있다.
“저를 지하철까지만.......”
“그렇게 하십시오!”
“고마워요!”
“이 정도야..... 가십시다!”
청년은 우산을 받쳐 차의 문을 열고 조수석에 숙희를 오르게 한다.
그리고 운전대에 올라앉아 소나기 속을 헤집고 나간다.
숙희는 조그만 봉고차가 커다란 차들과 함께 한길을 달려 가는게 앙증맞은게 신통하게 생각되어 웃음을 담은 얼굴로 차를 살펴본다.
그리고 청년을 바라본다.
“저는 망원동에 살고 있어요!......”
숙희는 앙증맞은 차를 타고 있는 기분 그대로 말을 건넨다.
숙희는 말을 끊고 청년의 말을 기다린다.
청년은 냉큼 대답을 안한다.
“남이 아저씨를 알면 안되는가 보죠?”
숙희는 조금은 뚱하게 말한다.
“저도 망원동 부근입니다!”
“그러세요!”
숙희는 반갑고도 묘한 기분이 들뜨기 시작한다.
‘청년이 장난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우연이 인연으로 시작된다더니........’
“아저씨는 지금 어디로 가시나요?”
“지금 망원동으로 가고 있어요. 사무실이 망원동 옆 합정동에 있거든요!”
“이렇게 태워 주셔서 고마워요! 아저씨!”
“그만 하세요! 내가 고맙다고 해야 되는데!”
“..........”
숙희는 의아스럽다고 청년을 바라본다.
“학생이 내차에 타줘서 내가 심심치 않고 즐겁게 망원동까지 가게 해줬으니 고맙지요!”
“IMF시대인데 아저씨 회사는 잘되는 모양이지요?”
“그냥 자영업이니까요!”
“자영업이라 잘된다니 이상하네요!”
“회사는 아니고 출판사에 직원이 한명밖에 없거든요!”
“출판사라면.....”
“혼자 다 하는 거지요! 원고를 받아다가 출판을 하고 그리고 납품을 하는 거니까 혼자서도 딴일을 보면서 가능하지요! 요는 규모가 작으니까 가능한 거랍니다.”
“........예!”
숙희는 졸지에 어리둥절해졌다.
‘출판사가 본업인지 딴일이 본업인지...... 능력이 있어야 정보화시대에 살아남고 IMF강을 건너갈 수 있다고 들었고 그게 현실임을 인정하는데...... 이 청년은 자기의 능력을 계발해 나가는 청년......’
그리고 그녀는 청년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자신을 두드러지게 발견하고 희열을 느끼고 갖는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차도 큰차들과 나란히 소나기가 오는 빗속을 헤집고 다닌다는 평범한 사실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대입 시켜본다.
그리고 자동차의 발달 과정을 살펴본다.
‘자동차가 처음에는 바퀴도 없는 끙게부터 시작되었다. 그게 어느 시점에서 둥근 통나무를 짤라서 나무바퀴가 달린 수레가 되고, 그게 다시 어느 시점에서 커다랗게 바퀴를 만들고, 그러다가 쇠로 된 바퀴를 만들고, 그게 다시 얼마동안 지나다가 고무바퀴로 만들고, 다시 바람을 넣어서 굴리는 바퀴를 만들고, 점점 발달하여 간신히 혼자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만들고 그게 발달하여 커다란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그렇다고 하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하루 아침에 큰차가 만들어진 것 아니야........
엄마가 검사 아들 두고 싶어 하는 것도 그게 성숙이 되어야 되는 거지 욕심만 앞세워 재촉한다고 .......
장가 올 사람 사정도 있고 시집 갈 사람의 사정도 있는 것인데.......
검사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가를.......
그들은 그들대로 애환이 없다 아니할 수 없는 것......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면 되는 건데......
엄마는 괜히 그래......’
“학생은 생각 속에 빠졌나 봐요! 소나기가 학생의 머리를 식히고 있군요!”
“예 잠시 생각이 되는 일이 있어서.....”
“학점을 짜게주는 교수님 생각했나 보죠?”
“아니예요! 이 차에 대해 생각했어요!”
“이 차는 도서관에 납품을 하였으니까 소속이 투명하게 드러나 있어요! 그점은........”
“차가 투명하다고 해서 차를 함부로 탈 수 있나요 뭐!”
“그럼....”
“아저씨가 느낌이 좋았고 그리고 소나기.....”
숙희는 웃음을 조금 담은 얼굴로 첫인상을 구김없이 말한다.
청년은 숙희의 말에 입이 못말리게 벌어진다.
그리고 담담하던 그의 마음을 출렁하게 만들었다.
“나는 도민입니다!”
“저는 이숙희예요!”
“이숙희씨는 표현을 하시는게 아주 좋아 보입니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인데 표현을 느낀대로 한다고, 좋아 보인다고 말하는게 어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죄송합니다! 숙희씨! 세대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럴까요?”
“요즘 어린아이도 한달 먼저 출생한 아이와 한달 후에 출생한 아이가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하는데 내 말이 틀렸습니까?”
“도민씨 그건 너무......”
“숙희씨도 아까 차에 오를 때부터 ‘아저씨 아저씨’ 하고 부른게 세대 차이가 감지가 안되어 그렇게 부른게 아니라 할 수 있습니까?”
“도민씨는 아저씨가 아니라고 강변하시는군요!”
“나는 아직인데.....”
“이름을 몰라서 그렇게 호칭한 거예요!”
“그럼 사과를 접수하겠습네다!”
“하! 그렇습네까? 고맙습네다!”
“오늘은 귀하신 숙희씨를 만나서 누추한 차에 모시는 영광을 갖게되어 무상의 기쁨이올습니다.”
“피차 일반입니다! 소나기가 도민씨를 만나게 했다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무상의 영광을 계속 받으시길 바라마지않습니다.”
그들은 오래 오래 교제를 한 사람들처럼 스스럼없이 대화를 한다.
그리고 그들은 마음의 문도 똑같이 활짝 열어놓고 있다.
차는 주차장으로 변한 강변로에 서서 그들의 눈을 맞추게 한다.
“숙희씨는 무엇을 전공하십니까?”
“국문과에 다니고 있어요!”
도민은 마음을 가라앉혀 차분하게 말한다. 숙희도 도민을 따라 진지한 태도로 말한다.
“예!”
“도민씨는요?”
“저야 출판이 전공입니다.”
“본업이 따로 있으시다고 했는데!”
“아, 예! 딴일이란걸 말하는군요! 그것은 비밀스러운 일이 아니고 다만 대답할 시기가 안되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마음 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가 문을 걸어 잠그시는군요!”
“그게 아닌데!”
“보다시피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비밀스러운 일을 한다고 해봤자 대수로운 일이겠습니까?”
“서로 지음지기를 확인한 마당에 숨길게.....”
“시험공부를 하는게 있는데 그게 자랑스런 것이 안되니까......”
도민의 얼굴에는 챙피스럽게 여기는게 조금 담겼다.
“챙피하게 생각한다는게......”
“사실 내가 어려서부터 꿈이 있었는데..... 그 꿈은 법관이 되는 거였지요! 그런데 숙희씨는 예수님 믿나요?”
숙희는 갑자기 눈을 크게 뜬다. 그리고 도민의 얼굴을 주시한다.
“예! 도민씨는 예수님 믿으시나 보죠?”
“예! 그런데 내 얼굴에 뭐 묻었나!”
그는 말을 하며 백미러에 얼굴을 비춰 본다.
숙희는 고개를 가볍게 주억거린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래서 그랬구나!’ 가 쓰여 있다.
“갑자기 예수님 믿느냐고 물으셨는데 그건!”
“그건 숙희씨가 예수님을 안 믿으면 믿으라고 하려고 그랬어요! 그리고 느낌이 맞는가 확인하고 싶어서.....”
“예!”
“부탁이 있어요!”
도민은 말을 하고는 강변도로에 서서 오도 가도 못하는 차들을 바라보며 숙희의 대답을 기다린다.
“말씀하세요. 도민씨!”
“방금 내가 한말은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말아요!”
“예! 약속할게요!”
“언제 말해도 되냐 하면 내가 법관이 되었을 때입니다.”
“노력을 하겠습니다.”
“나를 부끄럽지 않게 숙희씨는 할 것으로 믿어요!”
“결심이 놀라우시군요! 어려운 공부를.........”
“나는 법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고라구요!”
“학문은 알려고 힘쓸 때에 알게 되는 거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숙희씨! 그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도민씨가 법관이 되려고 하는 마음을 갖도록 한 계기가 있으면 저에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숙희씨도 알고 있을 줄로 생각하는데......
5.16 쿠데타, 전도환 노대우 반란 쿠데타와 광주민주화운동 때 어린아기까지 군인이 학살한 사건등을 보고, 그리고 삼성 이병철이가 사카린 밀수한 것등이 원인이 되었고, 근인으로써는 전도환 노대우의 부정축재등이 시험공부를 할 수밖에 없도록 나를 몰아 갔어요!
그리고 우리 나라 정치인들이 하나처럼 뇌물을 먹고 교도소를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부끄럼 없는 얼굴로 뻔뻔스럽게 활보하고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국회의원 되고........
사기 행각하는 자들, 폭력범들 교도소를 들랑날랑하고 있는데 이게 모두 법관이 물러 터져서 중형으로 다스리지 못하는데서 오는 딱한 모습이 거든요! 나는 그런 법관이 싫은 겁니다!
법관이 뇌물먹고 재판하고 검사가 뇌물먹고.......
나는 이런 나라로..... 망하는 곳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을 바라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수사 기관에서 고문하여 생사람을 공산당원으로, 이적자로 만들어 여러해를 감옥에서 고생하게 만드는 수사 기관을 개혁하고 싶은 겁니다.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 강자는 법 위에 군림하고 약자는 법 아래가 아닌 사람의 발에 짓밟혀 죽지 못해 사는....... 그렇게 인권이 유린되어 왔습니다.
이게 우리 나라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지금도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죄수 아닌 죄수가 있지요!
광주 조선대학에 다니던 의과대학 학생이 졸지에 공산당이 되어 간첩질을 했다고 감옥살이 한다고 방송하는 것 작년 8월초인가 방송했지요! 그 학생은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수사 기관에 끌려가 간첩죄를 뒤집어 썼다고 합디다.
이런 억울한 것을 규명해주는 국민 검사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국가 공권력이 범죄한 것을 처벌하는 국민 검사가 있어야 되고 그리고 수사 기관원이 불법행위로 범죄한 것은 유야무야가 되어버리는데 이런 범죄자와 책임자는 공소 시한이 없이 처벌하는 나라가 되어야 법치국가를 이룰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아는 중앙정보부에서 김승중씨 납치한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을 못한다면 법을 개정하여 처벌을 엄하게 해야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는 말입니다!
법이 없는게 아니라 법을 운용하는 법관들의 자질이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했을 때 그때 민족을 반역한자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었으나 그게 법을 운용하는 자들인 검사나 판사가 법대로 집행을 안하므로 민족을 반역하고 일본놈에게 빌붙어서 동포를 괴롭혔던 그짓을 한 자들을 당당하게 여기게 만들었었지요!
그리고 그들을 국가기관의 요직에 앉혔지요!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국정을 경험한 자들이라는 겁니다.
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습니까?
이건 천만에올시다지요!
그들은 왜놈에게서 배운 그것을 독립한 나라 제동포들에게 써먹는 거지요!
그중에 하나를 열거한다면 경찰에서 지금까지 고문을 하는게 그게 어디서 나온 거냐 하면 말입니다. 왜놈이 우리 애국지사에게 고문하던 짓입니다. 얼마 전에도 인천지검의 검사가 경찰관을 구속영장도 없이 구치소에 이틀이나 가둬 놓고 강압 수사를 했다고 하는게 신문방송에 보도 됐었지요! 강압 수사를 한 검사를 대검찰청에 억울함을 당한 경찰관이 고소했다는 사건이 그게 왜놈의 고문 잔재입니다.
신문에는 그 검사가 40여세로 보도된 것 같던데....... 욕설을 하며 강압수사를 한 검사는 왜놈시대를 구경도 못한 사람이라구! 왜놈 밑에서 애국지사를 괴롭히던 검사놈의 짓을 대물림해서 배우고 전승돼서 그런 거라구요!
젊은 검사들이 고등교육을 못배운 자들이 아니 거든요!
그런데도 무지하게 강압 수사를 하는 것은 자질이 문제라 그말입니다. 그리고 경제 대통령으로 추앙하는 박중희말입니다.
그가 누굽니까?
왜놈들의 육군 사관학교 출신입니다.
계급이 중위인가 되지요!
자원하여 일본육사를 입교 입대 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이게 민족을 반역한겁니다.
그가 무엇을 했습니까?
나라가 독립되자 대한민국 군대의 장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수 순천 반란 사건에 한다리를 걸쳤습니다.
그리고 먼훗날 5.16반란을 일으켜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않고 날뛰게 만들었고 그리고 권세만 잡으면, 돈만 벌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하여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일삼아 학교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돈이 생기는 일학년 담임을 맡으려고 교장에게 엽전물 공세를 하는 추태를 만연케 하였고, 초등학교 선생님 집을 중고등학생 선생님이 전세를 살고, 대학교 선생님이 전셋집에서 세놓은 사글세를 산다고 하는 말들이 금언처럼 돌아다녔고, 그리고 불신 풍조가 그때부터 만연하여 사람이 사람을 불신하는 나라를 만들었지요!
왜 불신 사회를 박중희가 만들었느냐 하면 정보부를 만들어서 국민 모두를 감시하는 정치 아닌 감시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정보부에 시달리느라 투서가 난무하는 사회가 된 겁니다.
은행원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정보부원이다 하면 설설겼다고요!
정보부에 불려갔다든가 잡혀서 혹은 끌려갔다 하면 그 사람은 죽은 목숨이 되는겁니다. 왜 그렇게 죽은 사람이 되냐 하면 고문이 아니라 마구 몽둥이로 살이 터지게 맞기 때문입니다.
매에 이길 장사는 없다는 말이 있지요! 그리고.........”
“잠깐만요! 도민씨는 어떻게 정보부를 그렇게 소상하게 잘알고 있는지 그걸 먼저 가르쳐 주세요?”
숙희는 도민의 기분을 다칠까 보아 조심스레 말한다.
“그거요? 그건 책을 통해 들어 알고 선배들에게 들어서 알고 정보부의 만행에 대한 기록 사진을 통해 알고 그리고 실제 인물을 보고 알 수 있지요!”
“실제 인물을 보고 아신다 했는데 그 실제 인물은?”
“실제로 정보부에 끌려가 매를 맞아서 불구가 된 사람 곧 실제 인물이 현재 있어요!”
“도민씨만 알고 있는 분인가요?”
“숙희씨도 참! 나를 그렇게 보다니......”
“아녜요! 그런 뜻이! 제 눈에 그런게 없을 텐데.....”
“괜히 해본 소리고.... 숙희씨도 잘 알고 있는 분이지요! 대통령!”
“아~ 그렇군요!”
“그분이 지팡이를 짚고 다니게 만든 사람들이 박중희라는 독재자와 그 주구인 이후낙 이철이가 그렇게 불구로 만든 겁니다.
그들은 독재자로 정보부장으로 정보차장으로 그당시 무소불위의 악행을 한 자들이지요!
그들이 직접 불구로 만들지는 않았어도 정보부의 책임자들이니만큼 그들의 명령에 따라 정보부원들이 불법만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거지요. 그들이 감옥에 가지 않고 부정축재해서 잘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나 같은 사람을 법관이 되어야 한다고 발광하는 통에 공부를 하는 거지요! 납득이 되십니까?”
“그랬군요! 근세사는 조금 알지만 저도 의정부 판사들과 검사들이 뇌물을 먹고 재판을 엉망으로 했다는 보도를 보았어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개혁정신이 너무나 부족한 것 같아요!”
숙희는 도민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잊은 채 도민의 입언저리를 신기한듯 지켜보다 공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을 한다.
“개혁이라는게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잘못되어진 것을 바로 잡아서 본래의 모습을 찾는 거지요! 그런데 아까 말했지만 우리 나라 지성인이라 하는 사람들은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식인으로 자처하고 있는 언론사에 종사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지식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보세요?”
“어느 점이냐 하면 바른 지식으로 곧게 말하는 것을 조금하다가 그만두고 하니까 언론인의 지식 부재가 여기에 있다 그겁니다. 바른 소리를 조금 하다가는 권세 잡은 자들이 을러대면 언제 그랬냐고 하면서 아부하던게 우리 나라 언론사들의 모습이었지요!
그리고 엽전물을 누가 주면 보도할 것도 안하고.....
권세자가 ‘보도하라 저 놈은 죽일놈이다’ 하면 우르르 신고산 타령이 줄줄이 나오게 딴 언론사에 뒤질세라 크게 보도해서 명예를 훼손하고 장사를 못하게 하고 말이죠......”
“도민씨! 저의 의식을 높여 주는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 숙희 씨는 잘 몰라요! 나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도민씨!”
숙희는 코먹은 소리로 흉내내는 말을 하는 도민에게 어리광을 부려 흉내를 내지 말란다.
“알았어요! 미안! 숙희가 감칠맛 나는 소리로 말하니까 내 마음이 울렁거려서 그런 것 같아요!”
“에이 잉!”
숙희는 웃음을 잔뜩 담은 얼굴로 몸을 좌우로 흔들어 떼를 쓴다.
도민은 기쁨이 넘치는 눈으로 숙희를 마주 바라보며 코먹은 소리를 내며 숙희의 몸짓을 흉내낸다.
숙희는 오른손을 들어 도민의 팔을 꼬집으러 덤빈다.
도민은 두손바닥을 활짝 펴서 좋아서 나오는 소리를 질러대며 숙희의 두손을 막는다.
“숙희씨! 왜그래! 꼬집어 뜯겨서 팔이 아픈 것 같아요! 그만 꼬집어요!
아야! 자꾸 꼬집으면 더 아플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하”
“도민씨! 도민씨는! 내가 챙피하잖아!”
숙희는 일어서서 때린다. 그녀의 앞자락에 있던 몇권의 책과 노트가 떠밀려 바닥으로 떨어진다.
도민은 웃음보가 터진 것을 꼬매느라 여러군데를 꼬집혔다.
“안그럴게! 이제 그만......”
“항복해요. 어서!”
“그래요. 항복한 것 같습니다!”
“또...”
“아녜요! 항복! 항복! 말이 헛나왔어요!”
“이제 나한테 항복했어요!”
“항복을 했다고..... 아, 땀이 벌컥 났네.....”
“왜 땀날 짓을 언론인들 마냥 하냐구요!”
“하, 지식인만 내세우면 국민들이 우리 언론을 정론하는 줄로 알았다니까 착각이지...... 나도 그러니까 대학교수들이 남의 책을 여기 저기서 인용하여 책을 만들고는 자기 이름을 써놓고 내가 썼다고 하듯 숙희씨의 말을 인용해야겠어!”
“필요하다면 써도 돼요!”
“언론인들이 주제파악을 못하고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면서 국민들이 지조 없는 언론을 사랑하고 있는 줄로 아는 것 같아요! 무조건 지식인으로 대접해 주는 것 같아요! 일본왕을 천황폐하라고 기사를 써도 언론인이 무식하고 쓸개가 있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땁순이들이지 안그래? 숙희씨!”
숙희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도민의 말소리에 취해 버렸다고 얼굴이 불그레한게 진하게 모락거리고 있다.
“아까 숙희씨가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은 언론인들이 정권 잡은 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권 잡은 자들의 대변인 노릇하는 거지. 이를테면 신문에서 기자들이 김승중씨를 용공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기사를 오랫동안 써 갈겼잖아요?
정보부와 위정자들의 사주에 신문사가 꼭두각시가 된겁니다.
그리고 오래전 일이지만 삼양라면 사건 말이요.......”
“그 우지사건 말인가요?”
“맞아요! 숙희씨도 잘아네! 그 사건만 보더라도 검찰에게 기자와 신문사 편집국장들이 꼭두각시가 된 사건이라 그렇게 나는 보고 있어요!
왜그러냐 하면 말이요! 소를 도축하면 소기름이 나오는데 그 소기름으로 요리도 해먹고 딴 것도 하지요! 그런데 그 소기름이 먹는 소기름이 있고 못먹는 소기름이 있다고 검찰에서 주장했었지요!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소 한마리 잡아서 그속에서 먹을 수 있는 기름과 공업용 기름이 정해져 있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냐 그말이죠.. 공부를 대학 이상을 하고 대학을 못했다 해도 검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 아닙니까?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무지하고 무식하고......
그런 사람들이 법을 운용한다니 나라가 망하는 일을 당하는 거지!
검사들이 그걸 모르겠어요! 알고도 남지!
독재자가 시키는대로 해야만 승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양심을 용궁에 들어간 토끼처럼 떼어놓고 다니니까 그런 거지!
아, 도둑놈이나 사기꾼들도 양심이 없으니까 그런 짓 하는 것 아니 겠소? 그런 사기 횡령범들도 용궁에 속아 들어간 토끼마냥 살기 위해 간을 떼어놓고 왔다고 하는 것 아니겠소?
토끼는 검사가 못되니까 간을 떼어놓고 들어왔다고 거짓말하는 거지만 검사야 사법고시를 수백대일로 뚫고 들어온 암기꾼들 아니오?
그리고 토끼가 못되니 간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을 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눈에 안 보이는 양심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 한다고 하는 거지!
입으로 나는 양심을 떼어놓고 검사 노릇한다고 하면 토끼 같은 사람들이 웃어줄테니 창피는 알아 가지고 몸으로 말하는 거지. 행동으로 양심이 빠져있는 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지!
나는 검사라 시키는대로 하는데 뭐 양심이 필요하냐 그거지!
그러니까 유유상종이라는 법칙에 의해서 똥은 똥끼리 모인다고 양심빠진 엘리트, 사기횡령 뇌물 먹은 은행원, 회사원, 사장, 장관 같은 것들 데리고 높은놈이 시키는대로만 하는 거라!
창의력 있게 공부를 했어야지! 암기를 공부라고 가르치고 배우고 했으니......
그러니까 검사라는 직업자만 있고 주체가 되는 사람은 없는 거야.
양심이 빠져버렸으니까.......
그래서 북한 공산당들이 한다는 소리가 ‘주체사상’ 운운하며 주접을 떠는 거라 그말입니다. 내용이야 공산당들은 공산당이 김일성과 그 아들 김정일이가 주석으로써 남북한을 다스리는게 주체라고 떠드는 거지만.....
중국공산당도 똑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주석이란 말이 임금을 가리키는 임금 ‘주’ 자 거든 어이없게 그들이 말하는 인민을 속이는 건데......
왕이라는 말인데...... 백성들은 그걸 모르는 거지.....
그러니까 내 말은 백성을 속이는 짓 하는게 검사나 신문 방송이나 하나처럼이 아니라 공산당처럼 국민을 속이는 짓들을 많이 하고 오늘까지 있어 왔다 그말입니다.
그러니 양심 없는 놈이 양심 없는 놈을 심문하고 벌주는 거지.....
그런 것들 때문에 IMF시대를 당하게 된거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
이유는 뻔할 뻔자지 삼양사가 도산 지경에 이르렀었던게 현실이니까.....
신문 방송 기자들이 삼양사는 공업용 기름으로 라면을 튀겨서 인체에 해로운 라면을 만들어 팔아서 국민의 건강을 해쳤다 그렇게 날마다 보도를 했으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우리의 속담처럼 삼양라면처럼 피해를 입은 기업이 하나 둘이겠는가?
정권 잡은 자들이 정치자금을 요구한대로 주지 못하고 조금 적게 주면 삼양사처럼 언론에 두드려 맞아 망하는게 우리 나라 기업들이었어요! 환만식초 사건은 모르지?”
“예!”
“그럼 환만식초 사건을 이야기 해주지!”
숙희는 도민이 우리 나라 검찰을 너무 너무 잘알고 있다는데 대해 혀를 내두르는 것을 몰라 얼이 빠졌다. 그리고 잘잘못을 일일이 비교분석 판단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또 놀란다.
그리고 속으로 ‘명강의야! 명강의! 시대를 꿰뚫어보는 명강의야!’ 를 연발한다. 그리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데 너무 너무 아는게 그리많은가?’ 하고 궁금증이 닭살 돋듯한다. 그리고 아예 도민을 향해 돌아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쉬지 않고 끄덕댄다.
“여자들은 식초에 대해 남자보다 더 잘알 거야! 식초가 빙초산에다 물을 타서 만드는 것 아냐? 숙희는 잘모르겠구나! 그전 엄마들은 식초 원료인 빙초산을 사다가 물을 타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구! 그런데 그 식초 원료를 만든 회사가 환만식초라는 식초 공장이었지!
그런데 검찰에서 조사를 했는데.....
글쎄!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거야!
신문과 방송에서 빙초산으로 식초를 만들었다고 떠드는 거야!
검찰에서 발표한 것을 기자들이 그렇게 보도를 한 거지!
그러니까 환만 식초가 문을 닫게 된 거지!
식초 먹던 사람들이 등을 돌린 거지!
그렇게 언론인들이 그런 소경들이고 백성도 수준이 그런 거지!”
도민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맺는다.
“도민씨!”
숙희는 도민을 불러 놓고 도민의 얼굴에 졸지에 스산한게 덮이자 말을 잊는다.
“어디가........?”
숙희는 조심스레 걱정을 담은 눈으로 묻는다.
“아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언론이 떠드는대로 언론이 주책없이 시키는대로 어느 사람 보고 죽일 놈 하면 덩달아 ‘그놈이 죽일 놈이구나!’ 하는 수준이라 기분이 잡쳐서 조금 우울 했던 거야!”
“그랬었군요!”
“나는 도민씨가 아픈줄 알고 근심했어!”
“그랬어? 고마워! 나같은 사람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예쁜 여대생이 위하여 준다는 사실 믿어지지 않아요! 기분이 묘한 것 같아야!”
“존대말을 하는게 잘 안되는데......너무 어색하고 ......”
“지금처럼 요자를 빼지뭐!”
“좋아! ‘요’ 자를 붙이면 그 ‘요’ 자만큼 간격이 멀어지니까!”
“계산 한번 빠르네 잉! 어째 그렇게 빠르당가요?”
“우리는 신세대니까.......”
“그러면 나중에 버릇들이 없다고 그러면 어쩐당가 잉?”
“남 위해 사나뭐!”
“그래! 우리 위해 사는 거지!”
“우리라고 했어!”
“숙희야! 우리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졸지에 됐는데 우리라고 하면 어디 덫나냐?”
“그래두 남들이 들으면......”
“그러면 남들이 듣지 않게 하지뭐! 남들이 아예 들을 수 없게 말을 않는 거지. 그전에 유신독재시대 언론인들처럼 말야!”
도민은 조금 삐진 얼굴을 하고 있다.
도민의 삐진 얼굴을 바라보던 숙희는 가슴이 덜컹소리를 내며 곤두박질을 친다.
“내가 그말 했다고 삐졌어?”
“너하고 나하고 아무 사이도 아닌데 삐지기는......”
도민은 숙희를 좋아하며 바라보던 얼굴을 돌렸다. 그리고 전면을 바라보면서 기쁨이 새고 있는 얼굴이 된 채 말한다.
“그랬나!”
숙희는 어쩌나 하는 안타까움에 빠졌다.
“길이 막혀 차들이 못가고 있으니까 친구처럼 이야기를 한거고......
같은 방향이니까! 아니면 벌써 전철역에서 헤어졌겠지!”
“도민씨 정말 삐졌어?”
숙희의 목소리는 울음이 조금 섞여 있다.
“그냥 그래!”
“남자가 뭐그래! 쳐다보지도 않고.....”
어색한 분위기는 차안에 가득 차서 그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어 그들을 이간시키고 있다.
“나는 공부를 못한 사람이거든! 그래서 속이 좁아! 그래서 이해를 못하는 면이 있어! 그게 공부를 많이 못한 열등감에서 오는가봐!
오늘 재미 있었어! 우연찮게 숙희를 만나 고마워!”
“나를 차에서 내리라는 말이야?”
“타고 있어! 아무말 안하면 되잖아!”
도민은 자존심 상한 마음을 조금 싸맸다고 담담한 얼굴이 되었다.
소나기를 맞으며 숙희가 차에 탈 때 그녀를 대하던 얼굴로 돌아갔다.
그리고 숙희를 바라보며 말한다.
숙희는 도민을 마주 바라본다. 그리고 그의 얼굴에 있었던 숙희를 만나서 기쁘다는 것과 네가 좋다는 것들이 쏟아져 버렸다는 것을 확인한다.
‘도민이라는 남자는 자존심이 강한 남자구나......
보통 사람은 웃음으로 흘려 버릴 말을......
그의 말대로 공부를 많이 못해서.......
열등감속에 살아와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는 말이 뭐야.......
대학생을 가르치는 지식이 있는데.......
대학생을 놀라게 하는데.......
지성인이라 자부하며 활보하는 신문 기자 방송인들을 용기 없는 지조없는 무지렁이들이라고 매도하는 지식이 있으면서........
사법고시 공부를 한다는 사람이......
우리 나라가 잘될 수 있는 길을 뚫어 보면서......
공부를 많이 못했다는 말이 무슨 말이야......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건이야.......
예의를 깍듯이 차리면서......
내 자존심을 꾸기고 물어 봐야지.....’
“도민씨! 도민씨는 자존심이 강한가 봐요!”
“.........”
“내가 도민씨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면 사과할게요! 나는 아까 우리라고 도민씨가 한 말을 도민씨가 그렇게 말하는게 싫어서 그런건 아녜요! 나는 도민씨가 어떻게 말하나 보려고 그런거예요! 나는 도민씨가 ‘우리는 친구사이인데 우리라고 하면 어때?’ 하고 말하길 기다렸는데......도민씨 기분이 깨지게 되어 미안해요!”
도민은 숙희가 말하는 것을 지켜본다.
그는 숙희가 깨어진 기분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읽는다.
그리고 숙희의 진심을 느끼고 있다.
‘사실 숙희가 나에게 저럴 이유가 없지.......
내가 무엇인데.......
소나기 때문에 알게 된 남자일 뿐.......
차에서 내리기까지......
말을 주고 받는 파트너 일뿐.......
약속도 없는 사이......
그런데 친구가 된 것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것을 털어놓고......
입을 때가 되기까지 열지 말라 다짐을 하고.....
그리고 토라지고......
내가 변덕쟁이라 그런 거지.......
숙희의 말뜻을 내가 못알아 듣고 삐진 거야......
내가 이런게 주위환경이 그래서 그렇다고 핑계댄다는 것도 부끄러운 거지..... 내가 숙희를 언제 봤다고, 언제 안다고...... 그말에 삐지나 그래....... 삐지는게....... 벌써..... 숙희를 내 속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기대를 하고...... 숙희가 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내가 이성교제가 별로라서......
숙희가 괜찮게 내게 클로즈업 된 거라구.......
내마음 열어 놓고 대화할 시간도 없었으니까......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리고 나의 주장하는 바를 들어주고 인정을 해 주니까 내 마음이 저혼자 홀딱쿵하다가 실망을 하는 거지.....
좌우간 숙희는 좋은 여대생이야.......
내가 숙희에게 뭣을 바라며 무엇을 요구할 존재란 말인가?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어색할 것도 없고.......
장난이야 닮은점이 있으니까 치는 거고.......
대화의 파트너로써 있을 때는 대화하고......
나나 숙희나 서로 대화의 상대로 여기는 거야......
내가 그 이상 먼 훗날을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을 스스로 괴롭히는 거지......
항상 현재의 시간만 보람되게 보내는 거야........
욕심이 끼면 어색한 거야. 지금처럼........’
“아니야! 내가 옹졸한 거야! 숙희가 이해해!”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 마음이 열렸잖아요! 그리고 우리는마음을 열어 놓고 오래된 친구가 되어버려 대화를 했잖아요! 나는 도민씨의 파트너예요! 도민씨의 말을 듣는 파트너예요! 누구처럼요!”
“지음지기라 그말이네?”
“맞아요! 우리는 누가 못말리는 지음지기예요!”
“.........”
도민은 가볍게 얼굴에 웃음을 조금 담는다.
그리고 아양스레 말하는 숙희를 귀엽다고 하는게 그의 눈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작년 대통령 선거 때에 여론을 오도한 신문이 있었지요? 국민들이 지지한 여론은 김승중씨와 이이제씨를 지지하고 있는데 중앙신문은 이이창씨가 여론이 앞서고 있다고 보도하고 김승중씨와 이이창씨가 양자구도로 백중지세라고 보도 했었지요?”
“그랬지! 여론을 오도한 거야!”
“왜 그런 파렴치한 짓을 했을까?”
“그거야 뻔한거 아니겠어?”
숙희는 도민이 자기의 의도대로 대답을 해주자 마음이 놓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의문점이 있어요! 처음에는 여론이 이이제씨가 김승중씨를 바짝 추격을 하였고 그리고 이이창씨를 갑절로 앞섰었는데 나중에 개표결과는 김승중씨와 이이창씨가 별차이 없이 승부가 난점 말이에요!”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지뭐!”
“구체적으로.......”
“신문에서 이이제씨가 김영심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후원을 받는 것처럼 보도하니까 감표 요인이 되었고 두 번째는 신문에서 이이제씨의 사상이 어떠네 하고 떠드니까 감표 요인이 된 거지. 그리고 세 번째는 신문에서 김승중씨와 이이창씨의 싸움이다 하니까 그걸 보고 감표 요인이 되었고 그리고 이이제씨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될 사람을 찍어주자는 생각이 들도록 신문에서 김승중씨와 이이창씨의 싸움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라 볼 수 있어!”
“도민씨! 신문에서 그런 흑색 선전하는 보도를 하게 한 기사 제공자는 누구였나요?”
“이이창씨 김승중씨가 속한 당이지뭐! 그리고 안기부가 흑색 전하는 곳이라구!”
“맞아요! 안기부장이 김승중씨를 이북 공산당과 연결된 것처럼 조작하여 재판받고 있어요!”
“선거 때만 되면 그 자식들이 그런 추한 짓을 해대서 안기부를 해체하라고 대학생들이 외치는거 아니겠어? 김영심씨에 대해서 김승중씨에 대해서 용공으로 몰아간 놈들이라구!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게 그거야! 법을 개정해서 국가기관에서 범죄한 것은 공소 기간이 없도록 하고 책임자와 명령자 하수인을 엄벌하여야 한다 그말이지!
곰의 손이라는 이근한! 경찰관 고문 기술자라는 이근한 그놈을 지금까지 못잡고 있는데! 그 자식도 공소 시한 넘기기까지 도망을 다니려구 그러는 모양인데! 국가기관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반드시 잡아야 된다구!
국가기관에 있는 놈이 범법한 것은 어느 살인, 강도, 사기, 조직깡패, 가정파괴하는 악질범보다도 더 흉악범이야!
왜그러냐 하면 흉악범은 사람을 해치되 몇사람에 불과하지만 국가기관에서 불법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돈을 착취하는 놈들은 헤일수 없는 많은 사람을 죽게하고 병들게 하고 불구로 만들고 있으니까!
우리 나라가 건국한 때부터 오늘까지를 생각해봐.
그 숫자는 억울하게 당했다고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절규하고 있잖아! 민가협의 사람들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들이지!
그리고 사상계를 출판했던 사람 있잖아! 장준하! 그사람도 산에 갔다가 실족사 했다고 신문에 났었는데! 그사람의 죽음도 의문 투성이라고 하고 있지!
독재에 항거하여 박중희에게 미운털이 박혀서 감옥살이도 많이 하고 결국 죽음을 당했지......
사상계사를 불법으로 도산하게 만든 기관이 정보부 지금의 안기부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장준하가 발행인인 사상계라는 월간 잡지가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니까 독재자인 박중희는 그게 미운 거지......
장준하는 애국자였는데 비명에 갔어.......
그러니 법을 전공하는 자는 정신이 건전한 자라야 법관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이상이지만 그래야 국민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줄어들지. 그래야 나라가 바로설 수 있어!”
“도민씨의 견해가 옳아요! 도민씨! 장준하씨에 대해 아는대로 나에게 알려주세요!”
“길이 트이고 있는데....... 내일 오후 망원동 한강뚝길에서 만나 이야기 하자우요!”
“지금 가서 이야기해 줄 시간 없어요?”
“오늘은 바쁘다구! 미안! 우리 출판사에서 출판한 책 한권 선물하지!”
“무슨 책인데요?”
“아버지의 아들이란 소설이야!”
도민은 책을 집어준다.
“고마워요!”
“오늘 유쾌했어!”
“나도 좋았어요!”
“책에 전화번호 있어!”
“내일 전화할게요!”
도민은 강변도로를 벗어나 망원동으로 진입한다.
“저기 마을 뻐스 정류장에 내려주세요!”
“그래!”
도민은 차를 정류장 부근에 세웠다. 숙희는 차에서 내린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 안녕 하고 인사한다. 도민도 왼손을 들어 잘가란다.
도민은 부르릉 소리를 내며 차를 몰고 간다.
숙희는 차가 가는 것을 조금 보다 돌아서서 걸어간다.
그리고 차에 쓰인 길길이라는 상호를 생각하며 걷는다.
‘오늘은 좋은 날이야! 그런대로 똑똑한 남자를 만났다는데 의의가 있다구...... 요새 아이들은 똑똑과는 거리가 먼데....... 도민씨는 내가 사귀고 싶은 점이 많은 남자야....... 좀 고집스럽고 하지만....... 남자가 그 정도의 자존심은 있어야........ 비오는 날인데도 나에겐 소득이 많았어.......우연이랄까.......’
숙희는 기분이 좋아 집을 향해 걸어간다.
도민은 사무실에 돌아와 발을 씻고 부엌으로 가서 전기 밥솥에 밥을 앉혔다. 전기밥솥 코드를 꽂는다. 그리고 밥솥 취사 스윗치를 텃치한다. 그리고 된장찌개를 만들어 버너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콧노래를 부르며 냉장고 옆에 놓인 식탁 의자로 가서 앉는다. 그리고 찌개를 바라보고 있다.
된장찌개 냄비뚜껑은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된장 냄새는 도민의 코를 구수하게 만들어 놓는다.
도민은 벌떡 일어나 냄비 뚜껑을 벗겨 놓는다.
그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찌개를 보다가 냉장고 냉동실을 열고 비닐 봉지를 꺼낸다. 그리고 비닐 봉지 속에서 비닐에 싸여 있는 조그만 덩어리를 꺼낸다. 그는 덩어리를 싸고 있는 비닐을 벗겨 낸다.
그러자 얼어 있는 고깃덩어리가 그의 손에 쥐어졌다.
도민은 고깃덩어리를 찌개에 넣는다.
부글거리던 찌개는 풀이 죽어 금방 가라앉았다. 도민은 냄비 뚜껑을 다시 덮는다. 잠시후 냄비는 다시 끓어오른다. 그는 다시 냄비 뚜껑을 벗겨 놓는다. 이번에는 소고기 냄새가 그의 코를 즐겁게 만들어 놓는다.
“냄비경제라더니...... 조그만 얼궈진 고깃덩어리 하나에 언제 끓었었냐 하더니 금방내 뚜껑을 벗겨내라고 법석을 떠는구나!”
그는 중얼거리며 찌개를 내려다보고 섰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전화소리가 그의 귀를 잡아당긴다.
그는 버너의 불을 아주 작게 줄여 놓고 사무실로 서둘러 걸어간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그는 수화기를 집어든다.
“예! 길길입니다!”
“죄송하지만 도민씨좀 바꿔주세요!”
“누구신데요?”
“아! 도민씨군요! 저 숙희예요!”
“숙희씨가......”
“확인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반가운데!”
“지금 뭣하고 있어요?”
“밥하는 중이야!”
“벌써!”
“미리 해놔야지!”
“도민씨는 재미있겠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거지!”
“도민씨는 부지런하게 보였지만.......부지런한 남자 같아요!”
“생각하기 나름이지!”
“도민씨! 오늘 고마웠어요!”
“나도 고마웠어!”
“내가 뭘 했나요?”
“그거야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게 고마운 것 같아!”
“정말?”
“그럼! 이렇게 전화도 해주니까 고맙지이이!”
“전화를 기다리지 않았나 보죠?”
“내가 전화를 기다릴 입장이 아니잖아?”
“내가 신용없는 여자로 보였나 보죠?”
“그건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녜요?”
“가자마자 숙희가 전화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 못했다 그말이야!”
“그래두 그렇지!”
“쓸데없는 생각 말아! 나 찌개 불끄고 전화 받을게!”
도민은 말을 하고는 수화기를 놓고 버너에 불을 끄러 부엌으로 급히 들어간다. 그리고 버너의 불을 끄고 나온다.
“여보세요!”
“..........”
수화기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다.
전화가 끊어졌다는 것을 알고 그는 수화기를 전화기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는 수저를 들고 찌개 맛을 본다.
그는 손목 시계를 내려다본다.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저녁이나 먹자!”
그는 혼잣말을 하며 밥그릇을 들고 밥통을 바라본다.
밥통에서는 김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그는 밥이 덜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사무실로 가느라 문턱을 넘는다. 그는 전화기를 바라보며 사무실로 걸어간다.
그는 전화기를 바라보며 의자에 앉는다.
‘오늘 내가 예상치 못했던 숙희를 만났는데....... 오늘은 나에게 아주 기분이 좋은 날이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많은 날이기도 한 날이야!
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에는 조심할 일이 오늘 생긴 거야!
내가 실없이 고시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다하고.......
요사이 고시생들이 말도 못하게 많은 때에......
나를 허풍스런 남자로 그렇게 볼 수도 있는 말을 한거야!
지음지기를 만난 입장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묻는다고 창알머리없이 종알종알 다 고해바쳤으니 실없는 사람이 된거야........ 내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지......
마치 여자 앞에서 의시댄 꼴이라니.......
괜찮아 보이기는 했지만 내가 여자를 사귄다는 것은 때가 아니야!
공부를 하는 내가 한눈을 파는 거지......
지음지기라 할지라도 각자 가는 길이 다를수 있는 것.............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거야!
요새 신세대 여대생이 교제하고 있을 대학생이 없을까봐 내가 걱정해 주는 꼴이라...... 유쾌하진 않군......
잔잔한 호수에 소나기를 타고 뛰어든 여대생이라......
그런데 전화가 끊어진 거냐? 아니면...... 밥이나 먹으러 가자..... ’
도민은 턱을 고이고 생각하며 싱긋 웃는다.
그는 의자에서 마지못해 일어난다.
그의 눈은 전화기를 깨지게 내려다본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도민은 수화기를 잽싸게 집어든다.
“예! 길길입니다!”
“거기 출판사지요?”
“예! 길길 출판사입니다.”
“여기 교본대요! 아버지의 아들 다섯권 보내주세요! 그리고요! 탈출 1권에서 5권까지 두질 보내주시고요! 나팔소리 두질 보내주세요!
그리고 나두시 두권 보내주시고 활인검 1. 2권 두질 보내주세요! 그리고 찬송가 주석 두권 보내주세요!”
“고맙습니다! 내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출판사가 그런대로 되어야 할텐데! 매상이 너무 없으니....”
그는 중얼거리며 부엌 문턱을 넘는다.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주걱을 들고 대접에다 밥을 퍼 담는다. 대접에는 밥이 절반이 안되게 담겼다. 그리고 찌개를 퍼서 밥에다 붓는다.
그는 밥그릇을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감사 기도를 한다.
그리고 수저를 들고 의자에 앉아 저녁을 먹는다. 그가 밥그릇을 절반쯤 비웠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도민은 밥그릇을 들고 사무실로 급하지 않게 걸어간다.
밥그릇을 전화기 옆에다 놓는다.
그리고 수화기를 집어든다.
그리고 책상에 걸터앉는다.
그는 밥을 급하게 삼킨다. 그의 입에는 쇠고기 살점이 질겅거리고 있다.
“예! 길길입니다!”
“도민씨세요!”
“제가 도민입니다!”
“도민씨! 숙희에요!”
“나 지금 저녁 먹어요!”
“벌써!”
“아까 부엌에 갔다 오니까 전화가 끊겼던데?”
“전화가 그냥 끊긴 거예요!”
“응!”
“잠깐 볼일 보러 갔었어요!”
“그랬어?”
“자취하느라 고생이 많겠어요.”
“아냐! 이 정도야! 고생이라 할 수 있나?”
“도민씨는 대단하군요!”
“너무 사람을 비행기 태우지 말라요!”
“사실이잖아요!”
“사실은 뭐! 이뤄놓은게 있어야지!”
“도민씨는 목적한 바를 이루실 거예요!”
“숙희씨는 전화라고 사람을 막 놀리는군!”
“아녜요! 내 눈은 틀림없어요!”
“전공이 국문학이라더니 부전공은 관상학인 모양이지?”
“아녜요! 부전공은 영문학이에요!”
“그런데 역학을 전공한 사람 같은 말을 대학생이 하다니!”
“도민씨!”
숙희는 앙칼지게 부른다.
“왜?”
“나를 어떻게 보시는 거죠?”
“화났어?”
“도민씨!”
“말하라우!”
“도민씨가 성실하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내눈에 보였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인데....... 그럴수 있어요?”
“얼굴을 못보니까 오해가 생긴것 같아요!”
“핑계는!”
“내가 한말은 어디까지나 진담이 아녜요!”
“저녁 식사 중에 방해가 되었군요! 어서 식사하세요!”
“안녕!”
도민은 수화기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다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친 그는 책을 펴 공부를 한다.
그는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
밤 12시 정각이 되었다.
그는 책장을 덮는다. 그리고 책상 위에 담요를 깔고 책으로 베개를 대신하여 놓는다. 그리고 담요 위에 벌렁 드러눕는다.
잠시 천장을 바라보던 그는 눈꺼풀을 이기려 눈을 껌벅거린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기고 만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푸푸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이어 드르렁거리기를 한참을 한후 코고는 소리가 멈춘다. 그리고 조용히 잠속으로 들어간다.
아침 6시 정각.
전화기가 따르르릉거린다.
도민은 눈을 번쩍 뜬다.
그리고 벌떡 상체를 일으킨다. 그리고 수화기를 들었다 놓는다.
전화기 알람소리가 멈췄다.
도민은 책상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는다. 그리고 사무실 창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그리고 담요를 갠다. 그리고 캐비넷문을 열고 담요를 넣는다. 그는 화장실로 걸어간다. 잠시후 그는 세수를 하고 걸어나온다. 그리고 사무실로 들어가 책상 앞에 앉는다. 그리고 책을 펴 공부를 한다.
아침 7시.
그는 부엌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찌개 뚜껑을 열어본다. 버너에 불을 부친다. 잠시후 찌개가 끓기 시작했다.
그는 버너의 불을 끈다. 그리고 찌개 냄비를 식탁에 옮겨 놓는다.
그리고 밥통에서 밥을 퍼 놓는다.
그리고 감사기도를 하고는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은 그는 다시 책상으로 가서 하던 공부를 계속한다.
낮12시.
그는 책을 책상에 놓고 부엌으로 가서 밥을 주발에 담아 식탁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감사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은 그는 자동 응답 전화기에 주문 온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거래명세표를 작성하고 주문 받은 책을 묶어 놓는다.
그리고 납품할 책들을 차에 실어놓는다. 그리고 차를 차고에서 한길로 꺼내놓는다. 그는 셔터를 내려 차고문을 잠궈놓는다.
그리고 차를 운전하여 달려간다.
오후 4시경.
도민은 사무실에 돌아와 공부를 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그는 수화기를 들었다.
그의 눈은 책에 고정되어져 있다.
“길길 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도민씨!”
“말씀하십쇼! 길길출판입니다!”
“도민씨!”
“어!”
“숙희에요!”
“아! 숙희! 미안!”
“왜그래요!”
“어디야?”
“학교에요!”
“그래?”
“오늘 시간 있으세요?”
“17시까지 시간 있어!”
“에게게! 어제 약속 잊었어요?”
“.........”
도민은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깜박했는데........”
“신인도 추락이군요!”
“그럼 모라토리움 하는 거지뭐!”
“실망........”
“이야기 할 시간이 없어! 미안!”
“약속을 하고서 남자가 그럴수 있어요?”
“17시에 망원우체국 앞으로 나와!”
“지금 그곳으로 가겠어요!”
“나는 17시라고 했으니까.....”
“여기서 가야 하니까 그렇다구요!”
“그럼 이따 만나요!”
“맛있는거 사줘야 돼요!”
“알았어요!”
“그럼!”
통화가 끝났다.
그는 수화기를 전화기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숙희를 떠올린다.
‘숙희가 왜그래? 내가 꿩으로 보여 그러냐? 대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남자 친구가 다 있다던데 내가 뭐 있는게 있어야지......
좋던지 말던지 하겠지만 일류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반듯하게 자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 타산을 하고도 남을 숙희인데.....
요즘 젊은 세대에서 동떨어져 사는 아이인가.......
내가 어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지키는 것이지만........
내가 물어 볼 일이군...... 물어 볼게 무엇 있나......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IMF때라 장사도 안되고 하는데 내가 괜히 시간 낭비하는 거지......
착하게 보이긴 하지만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
내가 일가를 이룰 때도 아닌데........’
도민은 숙희의 전화를 받고부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통에 책을 덮고 앉았다 섰다 하다가 사무실을 나간다.
그는 좌우의 가게들을 살펴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각양각색이야......
장사를 해도 가지가지......
서울 사람들은 장사꾼이 더 많은 것 같이 보이는데......
장사꾼이 장사꾼에게 장사를 하여 돈을 벌고 있다고 봐야 할지.....’
그는 버스 정류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민씨!”
“도민씨!”
두 번째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도민은 고개를 돌려본다.
도민의 눈에는 버스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는 의아스런 눈으로 두리번거려 자기 이름을 부른 사람을 찾는다.
그는 생각하였던 것을 귀로 들은 것 같다는 얼굴을 하고 찾는다.
그는 의아스런 가운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막 한발짝을 떼어 놓으려고 한다.
“도민씨!”
그는 싱긋이 웃으며 몸을 완전히 180도 회전한다.
그리고 기쁨이 배어나오는 얼굴로 걸어간다.
그는 커다란 전봇대에서 자기를 불렀다고 생각한다.
그는 웃음을 참으며 전봇대를 지나쳐 버린다.
숙희는 전봇대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싸고 돌아 도민의 시선을 벗어나고 있다. 숙희는 도민의 등을 바라보며 웃는다. 그리고 달려간다.
그리고 도민의 등을 오른손으로 딱소리가 나게 때린다.
“에그머니! 아빠야!”
도민은 호들갑을 떨어 소리친다.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목을 움추려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두손을 손바닥을 펼쳐 얼굴 높이로 들고 엉거주춤 서서있다.
숙희는 졸지에 긴장한다. 숙희의 얼굴은 발그레한게 얼굴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녀는 도민의 표정을 근심에 허우적거리는 눈으로 살펴본다. 그녀의 입은 졸지에 말랐다. 그녀는 마른침을 꿀컥 삼킨다.
그리고 도민의 손을 감싸쥔다.
“도민씨! 도민씨! 괜찮아?”
숙희는 도민의 눈을 바라보며 묻는다.
도민은 아무 대답이 없다.
“도민씨! 내가 잘못 했어! 도민씨!”
숙희는 울먹거려 말한다.
도민의 커다란 눈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웃음을 참다가 터지는 얼굴이 되어진다.
“숙희씨! 놀랐어?”
숙희는 고개를 조금 끄덕인다.
“하하하하하하......”
도민은 재미가 터졌다고 크게 너털웃음을 웃는다. 도민의 웃음소리에 길가는 사람들이 길 건너편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고 건너다보고 지나간다. 숙희는 도민의 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내린다.
“도민씨! 왜그래요?”
“왜?”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잖아요!”
“쳐다보는게 어때서!”
“도민씨!”
“숙희가 좋으니까 웃는 거야! 그런데 누가 시비하는 사람 있어?”
“그랬다고 그렇게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숙희가 좋니까.....”
도민은 말을 하며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숙희도 따라 걷는다.
“나 아주 많이 놀랐어요!”
“내가 죽을까봐?”
“이렇게 능청스러울 수가......알아모시겠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
“놀랠 ‘놀’ 자군요!”
“여자가 남자를 모시는 것은 필연이야!”
“문화민족과는 거리가 멀군요?”
“문화민족이나 야만이나 매한가지야! 여자가 남자를 받드는 것은!”
“점점! 못말려!”
“내가 숙희를 좋아하는 것을 못말리겠지!”
“어디까지가 진심일까?”
“그거야 지내보면 알아지는 것. 잘 받들어 섬기면 더욱 잘 나타나는 것. 그리고 숨길수 없는 것이라고 하던데......”
“누가 그랬는데요?”
“그것은 나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의 말이야!”
“무엇하는 사람인가요?”
숙희는 졸지에 새초롬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도민은 숙희의 얼굴에서 질투가 풍겨나는 것을 지켜보며 가늘게 웃는다.
“대학생이야!”
“사랑하나 보죠?”
“좋아하는게 넘쳐야 사랑이 흐를 거야!”
“아주 말을 재미있게 하시네요!”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이니까.....”
“어느 대학 다니나요?”
“선울 대학 다녀!”
“전공은요?”
“국문학이라고 하였지 아마!”
숙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보는 관점은요?”
“내가 검토하는 여대생이야!”
“어떻게 검토하는데요?”
숙희의 얼굴은 도민의 검토하는 여대생이라는 말에 얼굴을 반짝든다.
그리고 도민의 입을 주시하며 걷는다. 숙희의 얼굴은 질투가 나오던게 스러져버렸다.
“숙희는 어떻게 자랐을까? 그리고 마음은 고울까? 그리고 건강한 여성인가? 그리고 머리가 비교, 분석, 판단은 잘하는 여성인가? 그리고 가꾸며 살기를 좋아하는 여성인가? 아니면 겨울을 좋아하는 여성인가? 등등을”
도민은 말을 우물거리며 숙희의 얼굴을 다시 바라본다.
그는 숙희가 밝아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눈동자와 부딪치자 싱긋이 웃어버린다. 숙희는 찌르르한 전율에 닭살 돋는 것 같은 느낌을 처음으로 맛본다.
숙희는 야릇한 느낌이 뚝뚝 떨어지는 눈으로 졸지에 바뀌어졌다.
“그래서요?”
숙희는 목소리가 졸지에 상냥 그 자체로 부드러워졌다고 코먹은 소리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내가 검토를 하려면 숙희가 자료를 건네 줘야지!”
“그럼 자료를 요청했으니 드리는게 순서겠죠? 그럼 먼저 도민씨의 자료부터 검색을 해야겠어요!”
“나는 보다시피 자료가 다 드러나 있어요! 그러니까 숙희씨 파일 이 나와야 그걸로 내 파일에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데요!”
“도민씨는 장사를 아주 잘하는 모양이죠?”
“보다시피 나는 사업가로 파일이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숙희씨가 검색하면 나의 신상명세가 다 나오게 되어 있다는데 그러시네!”
“철저하시군요! 그럼 저를 소개하겠어요! 저는요, 세연대학 3학년이고요! 집은 망원동이고요! 위치는 동교 초등학교 앞이고요! 사는 집은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고요! 오빠가 하나 있고요! 엄마가 계시고 아빠도 계세요! 엄마 아빠도 예수님 믿으세요! 엄마는 내가 검사되기를 소원하고 있어요! 오빠는 엄마가 검사 공부하라는데 멀미를 하다가 미국으로 유학 도망갔어요! 오빠는 교회에서 중등부 반사했어요!
그리고 사는 것은 그런대로 밥 걱정 안하고 살고요! 아버지는 조그만 회사를 하세요!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는데요!
첫째는요, 내 맘에 쏙 들어야 하고요! 둘째는요, 내 맘에 쏙드는 사람이면 되고요! 셋째는요, 내 맘에 쏙 들어서 내가 자석에 달라붙는 것 같은 사람이어야 된다고요! 이제 됐나요?“
숙희는 도민에게 홀딱 빠져 허우적거리는 소리로 말한다.
도민은 숙희의 입만 쳐다보며 아주 재미 있는 얼굴을 하고 따라 걷는다. 그들은 주위의 사람들은 아예 시선밖에 두어 버렸다.
“우리 여기 앉아서 이야기 하지!”
도민은 두리번거리다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펼쳐들고 말한다.
그리고 휴지를 강뚝에 깔아준다.
“고마워요!”
도민은 숙희 곁에 앉는다.
“숙희의 결혼관을 들으니까 내 기분이 의외로 좋았어!”
“어느 점이 좋은데요?”
“솔직하다는 점이 좋았어!”
“도민씨도 솔직히 파일을 보이세요!”
“어느 분의 말이라고 거역을 하오리까? 나는 숙희네처럼 중산층이 못돼요! 온 나라가 IMF 달러 노예 생활 때문에 실업사태 속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 집도 걱정하는 집 중에 하나야! 그리고 어머님 한분 계시고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 있어! 집은 시골집이야!
나는 출판업이라는 것을 이제 막 시작한 거야!
햇수로는 몇 년되었지만...... 이제 시작한 거나 다름없어!
출판업은 배고픈 업이라고들 하는데 해보니 사실이 힘든 장사더군!
유통구조 질서가 엉망이고 신생 출판사는 거래조차 기피 당하고 있어요! 큰 서점에 책을 납품해도 코너 담당자들에게 떡값을 주어야 책을 진열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창고에서 꺼내 놓지도 않는 한심한 추태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야!
요즘은 현상유지도 안되는 시대이지! 그리고 공부는 못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알라우요!”
숙희는 도민의 얼굴만 바라보며 이야기를 흥미있게 듣는다.
“도민씨는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말을 하는 배경은 뭐지요?”
“세상을 원망하는 입장으로 말하는 내가 무능하다는게 챙피해서 그러는 거지뭐?”
“도민씨는 지금?”
“내나이는 28살이야!”
도민은 말을 하며 흐르고 있는 강물을 스산한 눈으로 내려다보면서 말한다. 숙희는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은요?”
“생각할 입장이 못되어 현재 숙희처럼 결혼관을 가지고 배우자를 찾으러 다니는 날을 만들려고 힘쓰는 중이야!”
“도민씨는 앞날이 무한대로 펼쳐져 있는데 무엇을 걱정하세요?”
“그렇게 보여?”
“그럼요! 도민씨는 반드시 성공이라기 보다 목적한바를 다 이루고말 사람으로 보였어요!”
“기분이 좋은데!”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어찌 재겠어요? 사람이란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면서 자선을 겸하여 살아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이 거든요! 그런데 도민씨는 내가 아닌 어느 누가 보아도 성실이란 두 글자가 얼굴에 쓰여 있다고 그럴 거예요!”
“자선을 하며 산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냐!”
“그건 그래요! 성실하게 살다보면 남을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날이 꼭 찾아온다고 나는 그렇게 보는데요!
그리고 자선하며 산다는 것은 꼭 돈으로 베푸는 것만이 아니라고 나는 보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학교에 못다니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친다던가.....
혹은 도민씨가 법관이 되어 법은 집행하되 온정을 베푸는 거지요!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것도 자선을 하는 것이라고 보는데요!
그리고 만약 딴 직업이나 지금하고 있는 출판업을 통해서도 그러니까 양서를 보급하되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해주어 사람들의 정신적 빈곤을 메꾸어주는 것이 보통 일이겠어요!”
“희망을 불어넣어 주어 고마워!”
“지금 출판되는 책들이 교과서만 빼놓고 음란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 아시지요? 신문들도 음란물을 전재하고 있잖아요! 얼굴이 뜨겁게.....제가 입에 담을 수가 없군요!”
“청소년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키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나도 출판을 손대게 된 거야!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음란물을 경쟁적으로 쓰고 있다니까......”
“마치 음란을 부추기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작가인양 그러잖아요!”
“자기 자식이 없는 사람마냥 음란물을 마구잡이로 출판을 하니까양식이 있는 사람들은 걱정을 하고 있지!”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그렇게 보는데 도민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사업이나 처음에는 고전을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누구나 처음부터 잘사는 것 아니고 그리고 처음부터 잘되는 것 아니지요! 그렇지 않다면 성공했다는 낱말이 생기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건 그래! 성공이라는 말 자체가 공을 이루었다는 말이니까 말을 바꾸면 노력을 하던 중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말이 되겠지! 그리고 노력이란 말은 힘을 쏟고 땀을 쏟아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날마다 정성을 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시작이 반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는데 도민씨는 출판을 시작한지도 몇해 되었고 책도 여러권 출판하였으니까 우리 나라 속담에 준해서 본다면 성공을 하되 최저 50%이상의 성공길을 달려가고 있군요!”
“그런가?”
도민은 ‘허’ 하고 가볍게 웃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숙희를 바라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도민의 눈동자 속에서는 찾았다는 희열이 번쩍했다. 숙희는 이야기를 찾느라 도민의 눈속 읽는 것을 놓쳤다.
‘숙희는 재치가 있는 여자다...... 예수님 믿는 여성이고.....
나를 위로하고 그리고 용기를 북돋아줄 줄 아는 여자구나......
까불이 철이 모자라는 것 같은데 말하는 것을 보면 지혜가 있구나......
고생을 모르고 살아온 신세대라 사람 사는 것도 모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잖아...... 자선을 하면서 살아야 사람이 사는 모습이라......
맞는 말이야...... 이상이 나와 비슷한 점이 있기는 있어......
그러나....... 한눈을 팔 시간이 내겐 없어......’
“사실은 사실로 받아들이는 게 합리적 사고가 아닌가요?”
“그건 그래! 그렇지만!”
“뭔가요?”
숙희는 도민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묻는다.
“현실은 현실이고 절반 성공은 절반 성공일 뿐이지 성공한 게 아니라 그말이야!”
“그러니까 열과 정성을 다하는 때이니만큼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고마운 말이야! 나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야!”
“도민씨는 가능성이 넘치는 남자에요!”
“노력할게! 고마워! 그만 일어날까?”
“내가 싫으세요?”
“아냐! 시간이 너무 지났어!”
“일과 시간 지났잖아요?”
“가서 식사하고 책을 봐야 하니까 그래!”
“으응! 그럼 저녁을 내가 살게요!”
“오늘은 사양하겠어!”
“그래요 그럼! 어서 일어나요!”
숙희는 서둘러 일어난다. 그리고 깔고 앉았던 종이를 걷어쥔다.
그리고 도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강뚝을 내려간다.
“도민씨!”
도민은 숙희가 부르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본다.
숙희도 마주 도민을 바라본다.
“도민씨는 시간에 쫓기는 사람 같이 보이는데 맞나요?”
도민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한다.
“성공을 위해 달려가시는군요! 나 때문에 생활 리듬이 깨지는 건 아닌지.....미안한 생각이 드는군요!”
“사실 나는 숙희를 좋아하지만 내 형편에 숙희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공부한 것을 완전히 이루지도 못한 처지에 시간을......시간이 없어!”
“나와 데이트하는 시간이 아깝다 그말이군요?”
“그말이 아니라 알다시피 내가 일과 후에는 공부를 하고 있잖아?
공부 시간에 쫓겨 테이트 시간이 없다 그말이야!“
“그럼 성공한 후에 만나자 그말이군요?”
“...........”
도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도민씨에게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 말은 무슨 뜻이지요?”
“경제적으로나 나와 숙희의 격차를 말하는 거야!”
“도민씨의 경제가 어떤데요? 그리고 격차의 의미는 무엇을 뜻하나요?”
“나는 겨우 겨우 생활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숙희는 양가집 규수이고 명문 대학생이고......나는 비교가 안되는 걸 내가 알아!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렇게 서서 잠시 대화 할 상대는 되지만 데이트 할 파트너는 안된다는게 사실이고 현실이야!.....”
“도민씨!”
“내말을 마저 듣고 나서 말해요! 고생을 하면서 살아온 사람과 고생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은 생각하는게 달라요!
그러니까 갈등의 소지가 풍부하게 있는 거야!
이렇게 말하는게 마치 결혼을 전제로 하는 말로 들리겠지만 사실 사람은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야! 자주 만나면 감정이 이성을 압도한다 그말이지! 그렇게 되면 합리적 사고를 잃어버리고 마치 내가 상황윤리에 민첩하게 대응할 능력이 넘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착각에 빠져요! 자신이 넘치게 된다 그말이야! 그리되면 주위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고 그리고 스스로 자승자박하고 곧이어 후회를 하는 오점을 남기는 거야! 숙희는 그런 우를 범하지 말라 그말이야!
숙희와 대화를 하는 가운데 내가 생각해 왔던 여자를 발견했다고 나는 아까도 못말리게 생각 했었어! 그러나 현실은 꿈이 아니라고 걸어오면서 생각했었어!
다시 말하지만 지금 나의 현실은 숙희의 말대로 열성으로 공부할 때야! 내가 성공하지 못하면 누가 나를 사람 취급을 하겠어! 시작하다 중단하는 사람이라고 말만 앞서는 사람이라 비웃음 받겠지! 끝까지 못하면 내 자신이 부끄러운걸 어떻게 막겠어?”
“테이트도 때가 있는 거예요! 사람은 물처럼 흘러가는거예요! 너무 자신 말아요!”
“지금은 나에게 공부할 때야! 그래서 공부할 때를 놓지지 않으려는 거야!”
“피이! 나를 좋게 생각한다면서”
“숙희와 교제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야!”
“교제를 하면 될 게 아녀요?”
숙희는 조금 토라진 얼굴을 하고 말한다.
“누가 절교를 하자고 하는 말인가?”
“내가 공부만도 못하다면서.....”
“그게 아니라! 내식대로..... 아니! 우리는 공부하는 학생이니까 공부하는데 힘쓰고 만나는데 시간을 뺏기거나 정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자 그말이야!”
“말은 아주 홀리게 하는군요?”
“지금 세상에 누가 누구를 홀린다는 게야? 홀릴 사람에게 물어보구 그런 말 하시라요!”
“나도 도민씨의 말에 신인도가 아닌 신용도의 점수를 높여 보겠어요!
신용도 수치가 떨어지면 그때는.....”
숙희는 웃음을 눈에다 가득 채웠다고 입술을 오무려 가만두지 않겠다는 모션을 취한다.
“숙희는 말을 시원스레 잘하니까 절도 있을 것으로 믿어!”
“도민씨는 보기와 달리 겁이 많군요?”
“아무렇게 말해도 좋아!”
“현실이 나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걸!”
“IMF시대라서 퇴출 당하는 기업도 많고 정리해고 당하는 사람도 많아서 적자생존을 실감케 한다 그말이군요!”
“적자생존이야 자고이래로 인생에게 있어 왔던 일이지만 경제력이 없이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현실이잖아?”
“그래요! 엊그제 뉴스 보니까 같은 여자로써 처참한 심정이었어요!”
“그랬어?”
도민은 의외라는 얼굴로 숙희가 기특한 소리를 한다고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 옆을 걸어가고 있다.
“우리 저기 가서 앉아 이야기 해요!”
도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 한편 구석 빈의자에 가서 나란히 걸터앉는다.
“그러니까 일곱달 된 아이를 엄마가 죽였대요! 그런데 남자는 군대 갔대요! 어린 아기를 엄마가 죽였다는 뉴스였어요........”
“엄마가 그렇게 되기까지는........ 엄마의 심정은 모르겠지만.......
무계획적인 사랑이 비극을 초래했다는 생각이......”
“거기엔 정신적인 문제점이 있겠지요! 경제적인 어려움이 더 작용했을테구요! 요즘 사람들은 사람 미만으로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자꾸 되어지는 것 같아요!”
“충북지방에서 사업에 실패한 사람이 유서를 남겨두고 분신자살을 했는데 그게 가짜 사건이라고 판명이 났어! 유가족은 장례까지 치루고 경찰에서 확인까지 한 사건인데......”
“그게 무슨 말이지요?”
“참으로 어이없고 기막히는 일을 만든 거야! 그러니까 유서를 써 놓은 사람이 말야! 청량리역 부근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데리고 자기 아버지 묘소 아래로 데리고 가서 죽이고 불로 태워서 시체 확인을 못하게 해놓고는 유서를 그 부근에 떨어트려 둔 거지! 감쪽같이 자살극을 마치고는 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붙들려 지문조회 결과 자살자가 살아난 거지! 그것도 몇번인가 잡힌 다음에 들통이 난 거야!”
“별사람이 다 있군요! 빚에 쪼들려 집을 나왔으면 그만이지 멀쩡한남을 왜 죽이나요?”
“죽자니 죽을 용기가 없어서 그랬고 식구들이 모두 죽기를 바라기때문에 그랬다는 거야!”
“별꼴이 반쪽이라더니 어이없군요!”
“그게 우리들의 얼굴이야!”
“도민씨!”
숙희는 어이없는 얼굴로 도민을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에는 ‘어째 그런 사람과 같을 수가 있단 말인가?’ 라는 글씨가 골이 깊게 쓰여 있다.
도민은 숙희의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알고 있다는 얼굴로 말을 계속한다.
“나는 말야 남을 죽이고 내가 편해보려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현재의 삶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 그 답은 이래!
지난번에 대통령 출마한 사람들 봤지? 그들의 면면을 보자 이말이야!
한 사람은 아들이 둘인데 둘다 군대에 보내지 않았어! 그사람은 대법원 판사를 역임했고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역임했어! 그런데 말야!
그가 얻은 표는 일천만표 가까이 얻었어!
그건 무얼 말하냐 하면 들어보라구!
우리 나라 사람 가운데 내 아들은 군대 안보낸다!
남의 아들을 군대 보낸다는 말이야! 내 아들은 군대가서 국방하기 위해 고생시킬 수 없다. 그러니 네 아들은 내 아들 대신 군대 보내야 한다. 내 아들 대신 네 아들이 국방하다 죽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뭐야?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충청북도 사업 실패자의 의식과 다를게 뭐 있냐구! 그뿐이야? 정리 해고만 보더라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지금 우리와 같이 IMF를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칠 때 그러지 않았어!
그들은 쉽게 말해서 근로자끼리 서로 공생하자, 그리고 근로자와 사업자 하고도 공생하자고 하는게 의기투합이 되어 사업자가 겨우 겨우 연명하도록 주는 급료를 받으며 난국을 이겨나갔는데 우리는 그걸 못하는 거야! 근로자들끼리 동료가 해고되는 걸 막기 위해 급료를 절반 이하로 받는 생활을 그들은 했는데 우리 근로자들은 그걸 못한다 그말이야! 이건 회사가 망하던 상관 않고 월급을 다 달라는 거야!
고임금 때문에 회사가 감원 곧 정리 해고를 해야된다는데도 파업으로 맞서 해고를 하지 말라는 거야!
그리고 1980년도부터 해마다 월급 올리라는 파업을 1977년 봄까지 해온게 근로자들이야! 이게 뭘 말하는 거야?
내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기 위해서는 너는 망해야 한다는 거지! 이건 뭘 말하냐 하면 너죽고 나 살자는 말이야! 이말은 다 같이 망하자는 거지!
그 결과 IMF 노예시대, 달러노예시대를 맞게 된 것이며 우연이 아니였네가 되는 거지! 개중에 영세민이면서도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어! 해마다 봄만 되면 월급인상 투쟁을 노동자들이 할 때마다
‘미친놈들! 바보들! 옛날부터 부자와 가난뱅이는 병존해 온게 인류역사야! 이 병신들아! 부자 위해서 부잣집에 가서 머슴사냐? 내 입에 풀칠하기 위해 머슴살지! 한심한놈들! 부자가 망하면 고생하는건 품팔아먹는 놈이 고생하는 거야! 부자는 망해도 삼년 먹을게 있다는 말도 못들었어? 품팔아 먹고 사는 놈은 실업자되면 당장에 배고픈 거야!
그것도 모르는 것들이 머리에 빨갱이마냥 빨간띠 두르고 배지불러 지랄이냐? 사택으로 아파트 한채씩 주어서 집 걱정없이 거저 살게 되니까 배지에 머슴놈이 기름이 잔뜩 껴서 주체를 못해서 그래!
월급이 뭐가 적냐? 대졸초임이 60~70만원인데! 파업하는 놈들은 120~150만원씩 받는게 적다고 파업하냐?
뭐! 회사 경영에 근로자 참여케하라고 떠들다니! 감히 머슴놈이 주인노릇한다 그말이렸다! 주제를 파악해 짜식들아! 한심한놈들! 배지 고파봐라! 파업지랄하나보자!’고 하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그게 현실로 나타난 거지!”
“누가 그런 선견지명의 말을 했나요?”
“내가 아는 분인데 보문동 산비탈에서 살았지! 탈출이란 책을 쓴 분이야! 그분은 정치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일갈을 하시고 했지!
내친구 박남침이와 상도, 상길이도 그분을 잘알아요!
김영심씨가 당선됐을 때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조언도 하여 답장도 두 번이나 받은 분이야! 그런데 그분이 김영심 대통령이 우리 나라는 달러가 많다고 자랑을 하듯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외국여행할 때 얼마든지 달러를 가지고 외국에 나가 달러를 쓰라는 말을 할 때 무척 실망스러워 하셨지!
‘허! 달러가 많아서 나라가 망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것냐? 이건 통반장감도 못되는 게........ 나라가 망하게 생겼군!’하시며 무척이나 나라 걱정을 하셨어요!
그리고 그분은 호소카와 일본총리가 왔을 때 김영심 대통령이 경주 불국사에 함께 들어가 호소카와가 부처에게 절을 하자 호소카와 따라 부처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하는 것을 보고 분개하셨다고 들었었어!”
“그건 왜죠?”
“일국의 대통령이 지조가 그렇게도 없냐는 거지!
김영심씨는 예수교회 장로의 직분을 받은 자라고..... 외국 사람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일본국 수상에게 그렇게 아부할 수가 있냐는 거지! 그리고 우리 나라 불교 신자들도 김영심대통령은 지조가 그렇게도 없냐? 그런 종교에 대한 소신도 없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겠냐?
예수교 신자라는 사람이 불교신자들에게 아부하느라 하는 짓 아니냐는 거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하나를 보면 열개를 안다는 논리야!
일 하나를 소신대로 못하는 소신이 없는 사람은 하는 일 모두가 소신이 없는 일밖에 못한다는 말이야! 쉽게 말하면 일을 해도 일관성 있게 못하고 기복이 심하다는 말이야!
그리고 IMF 제공자들은 군사독재 대통령 지낸 사람들이 숙희도 알다시피 은행을 떡주무르듯 했잖아! 그러니 떡 고물이 붙어 있을 수가 있겠어? 고물이 다 떨어진 인절미요 시루떡이지! 마치 여름날 병아리가 말이야 홀랑 다벗고서 치킨이 살아 돌아다니는 모양이겠지!”
“치킨이 돌아다니는게 뭐예요?”
“내 그럴줄 알았어! 봄에 암닭이 병아리를 까면 노란털 입은 병아리가 알에서 삐약거리고 나온다구! 그 병아리가 봄 여름을 지나면서 성장하는데 병아리가 어느 정도 커가며 털을 다 벗게 되지. 그 털벗은 병아리가 마당 앞뒤로 텃밭으로 다닌다 그 말이야!”
“그렇군요!”
숙희는 실감을 못한체 고개를 끄덕인다.
“숙희가 시간이 나면 근교에 나가서 병아리 구경을 해보면 재미 있을 꺼야!”
“그 떡고물은 무엇을 가리키나요?”
“떡고물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잘아는 명사야! 숙희도 떡고물은 알잖아? 그 떡고물을 제대로 먹은 저명한 역사적인 인물이 있었지!”
“누군데요?”
“박중희 독재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오랫동안 해먹은 이후낙이란 사람이야! 이완용이 처럼 떡고물을 많이 먹었지!”
“예!”
“그 이후낙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국에서 차관을 가져올 때 기업을 하는 사람이 은행융자를 받을 때 떡을 주물렀다 그말이야!
이후낙이란 사람이 떡에서 떨어진 떡고물을 긁어모아서 모았다 그말이야! 그러니까 차관도 돈이고 융자도 돈인데 그돈을 이후낙이란 대통령비서실장이 알선해주고 알선수재를 했다 그말이지!
요즘 신문에 국회의원들, 고급관리들을 검사가 알선수재혐의로 구속했다는 말이 그말이야! 뇌물을 먹었다고 하는 말을 그렇게 넉살이 좋게 하는 말인데 뇌물을 많이 먹었다는 말이야! 그런 말을 신문에 크게나게 떠버리고 보도가 되어 세상이 들썩거렸어요! 그런데도 우리 나라에 검사가 없어서 그를 알선수재죄로 구속기소를 못했어요! 그 이후낙 대통령비서실장은 공공연하게 떡고물을 먹었다, 떡을 만지다보니 떡고물을 먹게 되었다고 힘있게 떠들었지!
사람들은 기죽어 했지!
검사들은 송장이야 했지!
“하나 묻겠는데요! 도민씨가 어제 말했던 김승중씨 그분을 일본에서 납치하라고 명령했다는 중앙정보부장 이후낙이란 사람과 동명이인인가요?”
“아냐! 그가 나중에 중앙정보부장이 되었어! 떡고물을 많이 먹었으니 힘과 용기가 더욱 넘쳐 떡고물 먹는 능력이 뛰어나게 되었다고 박중희 대통령이 인정하여 중앙정보부장으로 임명한 거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권부에 있는 자들이 즐기기 위해 부정축재를 하느라 영일이 없이 은행과 기업들을 괜히 주물럭거리고 있는 거였어!”
“진짜 웃기네!”
“떡고물 떨어지라고 말야! 떡이 못쓰게 되든 말던 주물럭거리는 거셔!
사람 환장한당께! 이후낙이가 떡고물 원조라 그말이라!이잉! 떡고물 원조도 모르능기 우째 대학이를 댕기는기가? 내사마 우야믄 좋노!
니는 IMF가 언제 시작된기를 알아야제!
대구리가 빨갛게 벗겨진 전도환 대통령 니 아나? 그락꼬 니 물통령 지낸 노대우 대통령 아나? 그사람들 돈 많이.....
아니제! 떡고물을 먹어 어디다 쓰겠나? 내사 모르것다고마!
떡고물은 치워뿌려라! 내를 어째보나? 내는 이래뵈도 쩐대통령잉기라! 니만 쩐통령이가? 내는 물통령이라! 니 물이 뭐꼬? 니같이 쩐만 아는 젼이 뭘 알것나? 물이라카믄 재물할 때 쓰는 ‘물’자다고마! 보통사람 내는 떡고물은 안묵을란다!
경상도 사나이 떡을 시루채 먹을란다고마! 쩐통령! 니는 나와 경상도 친구다! 체면이 있제! 떡고물이 뭐꼬? 네캉내캉 떡만 먹어보자!
쩐! 니 떡보 아니가? 내도 떡보로 소문이 났능기라! 우리 나라 떡집에 불이 나게 떡을 배지가 터지게 묵어보자! 떡보가 떡 생각하고 안먹을 수야 없다케라! 고양이는 혹시 쥐 생각한다케도 떡보는 그런게 사전에 없다고 나폴레옹이 탄식한기를 니 모르나?”
“도민씨!”
숙희는 도민의 팔을 웃음보가 터질까봐 잡고 흔든다.
“가만 있어봐야! 야가 와이라노! 챙피스럽다고마!”
도민은 말을 크게 하며 숙희의 팔을 밀어낸다.
아이들이 재미있다는 얼굴로 숙희와 도민을 바라보고 섰다.
“보소야! 내말을 마자 들어보거라!”
숙희는 웃느라 석류알 치아를 드러내고 고개를 가누지를 못한다.
긴 단발머리는 파동을 친다. 그리고 가날픈 그녀의 허리는 이리 휘청 저리 휘청한다. 그녀의 한손은 원피스가 들먹이는 걸 말리느라 원피스에 매달렸다. 도민은 숙희를 웃음 실린 얼굴로 지켜본다.
“고만해요!.......우스워...... 죽겠어....요!”
“보라요! 우리 나라 사람이는 말하는게 되게 웃기능기라! 웃으워 죽겠다, 그락꼬 배불러 죽겠다, 또 뭐락카드라! 좋아서 죽겠다고 하능기를 숙희도 아주 잘하고 있네! 그러니 한국 사람이제!”
숙희는 웃는 걸 멈췄다. 그리고 도민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재미있었어? 즐겁게 해줘 고맙다는 말은 없고 쳐다보기는....... ”
“도민씨! 도민씨는 재미가 넘치는군요?”
“내가 재미가 넘치는게 아니지! 넘치는 사람은 물통령과 젼통령이지!
그들은 통령하면서 이완용이도 할말이 있게 해준 사람들이니까!”
“그건 무슨 말이예요?”
“이완용이가 누구야?”
“이완용이는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이잖아요?”
“나라를 얼마 받고 팔아먹었는지 알아?”
“그러니까 이완용은 대한제국의 총리대신으로써 나라의 통치권을 일본왕에게 넘겨준다는데 서명하고 1997년 한국은행권 원으로 환산하여 300억원을 사례비로 받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후에도 사례비를 계속 받은줄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매국노 이 완용이를 매국노라 하는데! 젼두환 노대우는 대통령하면서 기업주에게 수탈하여 수천억을 꿀꺽했으니 뭐라고 이름을 만들면 어울리겠어?”
“글쎄요!”
“상상이 안되는 이완용 형님들이 달러 노예시대를 만든 거야!”
“기업체들을 벗겨먹어 나라를 달러가 바닥나게 만드는데 원인 제공자들이니까 엽전불가사리라고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어때요?”
“좀 긴데!”
“그러면 엽전불이라고 하지요!”
“글쎄!”
“엽전통령마!”
“돈을 먹어치우는 마귀 대통령이라는 말이지?”
“그래요!”
“돈을 먹는다를 식인종의 ‘식’ 자를 쓰고 대통령의 ‘대’ 자를 뽑아 식대돈이라고 하면 어때?”
“어감이 딱 마음에 안......”
“그럼 이완용이처럼 매국통령이라고 할까?”
“매령노하면 어떨까요?”
“매환자란 말인가?”
“대통령의 직책을 돈받고 팔아먹은 종놈이라는 말이라구요!”
“그러니까 매령노(賣領奴)라! 괜찮은데! 굿 아이디어야!”
“그러고보니 매령노 전도환, 노대우 매장노, 이후낙 매장......”
“매장노는 뭐야?”
“떡고물을 먹으려고 장관직을 엽전인 떡을 받고 팔아먹은 사람들을 그렇게 명명해 보았어요!”
“그러면 매원노, 매판노, 매검노, 매변노, 매교노, 매의노, 매회노로 부르면 되겠네!”
“설명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 매원노는 국회의원이 떡에 팔린 것이고, 매판노는 판사가 엽전에 팔린 것이고, 매검노는 검사가 돈에 팔린 것이고, 매변노는 변호사가 돈에 팔린 것이며, 매의노는 의사가 돈에 팔려 허위진단서 발급하고 진찰비와 약값을 허위로 청구하는 것이며, 매회노는 사장이 회사의 돈을 도둑질하는 것을 이름 지어본 거야! 매교노는 교수가 돈에 팔려 고액과외를 하고 돈을 받되 돈을 많이 주는 사람을 교수로 채용하고 학생을 부정 합격시켜 주는 것을 말하는 거야!”
“도민씨! 그러니까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야 나라를 팔아먹고 매국노 소리를 듣고 있지만 매노(賣奴)소리 듣는 사람들은 매국노(賣國奴)이완용에게 비교하면 파렴치범인 좀도둑밖에 안되는군요!”
“그렇지 뭐!”
“대학교 다니는 내가 부끄럽군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매교노나 매검노가 모두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니까 부끄럽다는 말이예요!”
“숙희가 그런 말을 하니 생각나는데 숙희가 다니는 대학 교수 가운데는 매노(賣奴)교수는 없어?”
“없는 대학이 있겠어요! 의대에서 제약회사와 부정이 드러나서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어요!”
“신문에 대학병원 의대교수들이 제약회사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휴가비도 받고 제약 회사는 약값에 연구비를 보태서 약값을 청구한다는 보도....... 약값은 환자가 내는 거니까 환자에게 연구비를 뜯어낸다!..... 기발한 매노(賣奴)들의 매노야!”
“어쩌다가 매노들 땜에 도민씨와 나는 우국(憂國)자가 되어뿌려 진짜루 할말을 잊었군요!”
“우리 그만 일어나지!”
그들은 어린이 놀이터를 천천히 걸어나간다.
도민은 그의 집인 사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숙희는 말을 잊은채 도민과 나란히 걷는다.
“숙희!”
“네!”
“시간이 늦은 것 같은데 숙희는 숙희 집으로 가지 그래!”
“도민씨 보고 데려다 달라고 안할테니까 걱정말아요! 남자가 시시하게 째째하게 강뚝에 앉았다가, 놀이터에 앉았다가! 나라 걱정을 쪼개지게 하고서는 헤어지자가 뭐예요?”
숙희는 졸지에 화가난 얼굴을 하고 딱딱거린다.
“무슨......”
도민은 말을 하려다가 입을 벌리다 숙희의 따발총갈기는 말에 기가 죽어버렸다고 입을 벌리던 그대로 멈춰섰다.
“사실이잖아요? 누구처럼 오리발을 꺼내들고 ‘나는 국민에게 거짓말 안한 사람이요!’ 하고 소리칠건가요?”
“누가 뭐랬는데 그래?”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니까 그렇죠!”
“별소릴 다 들어보는군! 이제껏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배꼽이 빠질까봐 허리를 잡고 웃음 속에서 몸부림친게 누군데 나에게 덤태기를 씌워요! 누구 닮아서 아들을 둘이나 군대 안보내고도 뻔뻔스럽게 대통령 시켜달라는 사람이 ‘언니!’ 하고 부르겠어요!”
“그사람이 뭐가 어때서요? 아들이 신체검사에서 체중미달이라 떨어졌다는 걸 모르시나요? 피이!”
“그게 거짓말이라 그말이예요!”
“누가 거짓말쟁이란 말이예요?”
“누구는 누구겠어요? 그 사람 이이창의 아들 키가 179㎝ 되는 사람이 체중이 45㎏이라는게 말이 되나요? 체중미달로 군입대 불가 판정을 받았다니 그게 말이 되나요? 여자의 신장이 179㎝가 아니라 170㎝만 되어도 체중이 45㎏까지 내려간다면 아마 침대에서 대소변 받아내게 될 거예요! 신장이 같은 사람이다 하면 여자들이 남자보다 가볍잖아요? 그리고 둘째 아들은 훨씬 작다는데 그 아들도 똑같이 체중이 45㎏이라니 의사와 그들이 합작으로 거짓말했던지 사기친 거 아니면 의사가 속은 거지뭐!”
도민은 숙희 말투를 흉내내어 웃으며 투정하는 허스키 보이스로 말한다.
“그사람들만 속았나요?”
“더는 모르겠는데요!”
“초한국당 사람들이지요!”
“그러면 김영심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 지낸 이이창이라는 사람에게 표를 찍어 주는 사람 모두가 속는 사람이 되겠지요?”
“남이야 속던지 말던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한국인이니까 상관 있지요!”
“우리 한국인은 딱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까 군사반란해서 박중희처럼 대통령 되고 그리고 민주정의당 만든 사람이 ‘매령노 전도환인뎁쇼!’ 하고 다시 민주정의당 총재인 전도환으로부터 총재의 감투를 물려받고 대통령으로 지명받아 군사반란을 일으킨 노대우를 ‘보통 사람 뽑아주세요’ 하니까 대통령으로 뽑아 대통령이 되게 하고 김영심, 김조필씨가 노대우 매령노와 합당하여 민주자유당이라고 당명을 바꾸었죠!
그 미자당을 김영심씨가 초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정치를 하다가 경제파국을 만든 집단인데 그책임을 물어 물러나게 해야 하는데 오히려 초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이이창씨가 철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꾸니까 한국인들은 깨끗한 한나라 사람이 졸지에 생겨나서 철나라당을 만든 것으로 알아요 글쎄! 기가 막혀!
이이창이라는 사람은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지 않았다고 오늘까지 서기 1997년 8월부터 9월 내내 신문과 TV에 징병기피 사실 보도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도 말이예요! 그래도 ‘대통령 후보는 이이창이다, 이이창은 법대로 하는 사람이다!’ 떠들고 있으니 한심하다는게 넘쳐서 아홉심하다구요!
그런 법대로가 세상에 있다니...... 도민 선생! 어찌 생각하세요?
당명을 철나라당으로 바꾸었으니 정치를 법대로 잘할 거라고 이이창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니 웃기잖아요!
그런 한국인의 하는 일을 내가 상관 해 봤자 무슨 소용 있습니까?
구제불능! 그래서 두손을 들어 만세 불렀어요!”
“대단하십니다! 정치에 입문하시지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숙희씨는 애국심이 너무 강한 여성이야!”
“감히 제가 그 말씀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 대책이..... ”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씨도 넘치고......”
“계속해요! 대통령이 된 기분이 드는데.....어흠!”
“그런거 많은 것도 좋지만 더 좋은게 있어야 하는데!”
“그건 상대적인 것 아녜요?”
“내가 뭘 말하는데?”
“뻔한 말씀! 지음지기를 아껴야 한다 그말이지요?”
“눈치는 못말려!”
“빨리 가라고 성화시더니 이젠 사랑속에 묻히고 싶다는 표정!”
“너무 눈치가 번개하면 맛이 지나치는거 아시나요?”
“우리는 신세대인걸 잊으셨군요 ? 지금 이북에서는 미사일 수출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인공위성, 중거리 미사일로 일본 사람을 겁주고 있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나요! 도민씨는 젊어서 못말리게 느긋하신게 번개가 느리다고 하시는가요? 빠르다고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도민은 숙희의 말솜씨에 혀를 내두르느라 등골에 땀이 줄줄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는 걸 느낀다.
“내가 못당하겠네! 내 등에 땀이.....”
“그거야 댁의 사정이지요! 나 몰라요! 어서 가면서 이야기를 하시지요! 왜 서서 그래요! 화장실 가려고........”
“귀하신 손님 여기가 저의 숙소입니다!”
“나는 손님이 아닌데요! 나는 도민선생의 지음지기인걸요! 어서 안내나 하세요!”
도민은 숙희와 눈을 맞추며 싱긋이 웃어 준다. 그리고 두손을 맞잡고 허리를 가볍게 고개를 따라 숙여 새삼스레 인사를 한다.
“저희집은 누추한 곳이라 숙녀께서 왕림하실 만한 곳이 못됩니다. 그래서 숙녀의 명령에 따르지 못하게 됨을 용서하십시오!”
“그러십니까? 나는 숙녀는 숙녀로되 신분이 대학생입니다! 그러니 어려워 마시고 안내만 하시면 되십니다!”
“워낙이!.....”
“겸양이 지나치시면 실례가 되는줄 알고 계시는지요?”
“그래도.....”
“혹시 비밀스러운게 탄로라도 날까봐 그러십니까?”
“아니올시다!”
숙희는 도민의 흉내를 내며 정중하게 얼굴에 웃음을 실고 점잖은 목소리로 말한다. 졸지에 도민은 껑충 뛰는 소리로 말한다.
“사실로 말씀드린다면 저의 집은 금남의 집이 있듯이 금녀의 집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러시다면 지음지기에게 문전박대를 하실 계획이라도.....”
“그런 계획이 없고......”
“그럼 선택의 여지가......”
“숙희씨가 집으로 돌아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이유는?”
“제가 시험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우리 사이에 무슨 죄송을 가운데 놓고 지낼수야 있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내가 죄송하지 않게 한다 그말인데 못알아들으셨습니까?”
“지음지기를 금녀의 집이라서 죄송......”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그러시는 모양인데! 나는 아무 말 않고 도민씨의 삶을 구경만 하고 돌아가겠습니다!”
“그래두.....”
“공부에 방해 안되게 처신을 한다는데 무슨.......”
“...........”
“이북에서 공산당 등쌀에 쫓겨서 도망한 월남한 실향민이 고향에 가는 것 보다도 더 힘드는 곳이 망원동에도 있는줄 몰랐습니다! 약속합니다! 10분 이내에 돌아가겠습니다!”
“그럼 숙희씨를 안내하겠습니다!”
“금강산 구경하는 것도 이보다야 쉽겠지!”
도민은 셔터 밑의 자물통을 열쇠로 열고 셔터를 들어올린다.
숙희의 눈에 조그만 흰색 봉고차가 숙희의 눈을 잡아다닌다.
숙희는 반가워 웃음을 얼굴에 담는다. 그리고 봉고차를 바라본다.
그리고 걸어가며 손으로 차를 만져본다. 그리고 도민의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도민은 왼쪽 벽 끝 어깨 높이에 있는 스윗치를 올린다. 그리고 봉고차 뒤쪽에 있는 출입문을 안으로 밀어서 연다.
출입문 안쪽에서는 형광등 불빛이 어둠을 이기느라 숨이 턱에 차서 숙희를 맞는다. 도민은 출입문을 열고는 숙희를 돌아본다.
숙희를 바라보는 도민의 얼굴에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쓰여 있다.
숙희는 도민의 얼굴을 정면으로 받는다.
‘도민씨는 내가 자기집 구경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있구나!
내가 지음지기라고 우기기는 했지만....... 아직 교제가...... 만남의 시간이 짧으니까 오는 현실...... 나보고 이기주의자라고 하겠지......
알고 나서 교제를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지......
이렇게 하지 않음 기약도 없이 날아갈테니까.......’
숙희는 찰나 지간에 계산을 끝내고 상긋한 웃음을 도민에게 보내준다. 그리고 눈으로 말한다.
‘도민씨의 삶을 보여줘서 고마워요! 나를 그만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우리 사이에 부끄러움이 낄 수가 없는 거예요!
도민씨는 대단한 사람이에요!’
도민은 숙희의 눈에서 기뻐하는게 반짝거리고 있는 것을 인식한다.
그리고 얼굴에 쓰여진 열등감을 서둘러 지워버린다. 그리고 눈으로 웃음을 친다.
“이방은 사무실이야!”
“재미있겠다!”
그는 말을 받으며 도민을 따라 문턱을 넘어 사무실에 들어섰다.
사무실은 길다랗게 20평은 되어 보인다. 왼쪽 벽에는 유리창문이 만들어졌다. 유리창으로 마당이 내다보인다. 출입문 오른쪽으로 책상 두 개가 나란히 놓였고 책꽂이에는 법률서적, 문학서적이 꽂혀져 있다.
컴퓨터도 컴퓨터 책상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커다란 책꽂이가 오른쪽 벽에 등을 대고 버티고 있다. 그리고 여기는 사무실이 아니고 창고라고 우기느라 책을 넣은 박스가 사무실 절반이상 그들먹하게 쌓였다. 천정에는 길다란 형광등이 세 개 매달려 있다.
도민은 안쪽 문을 열고 또 들어간다.
숙희는 호기심에 다시 끌려 도민을 따라 문턱을 넘는다.
“여기가 부엌이군요?”
“그래요!”
“깨끗하네요? 조금은 좁아 보이지만!”
“나혼자 취사하는데는 그런대로 괜찮아!”
“숙희씨! 저녁을 먹어야지! 뭘로 먹을 거야?”
“나는 짜장이면......”
“그래! 그러면 저녁을 먹자구!”
도민은 사무실로 와서 짜장면 주문 전화를 한다.
그들은 의자를 돌려놓고 마주 앉았다.
“사무실이 반지하라서 조금은 불편하겠네요?”
“그런대로 괜찮아!”
“도민씨는 신세대이면서 참을성이 많아 보여요!”
“사람은 환경에 잘 적응을 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보는데 안그래?”
“글쎄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화를 잘한다고 하는 속설이 있기는 있어요!”
“침대에다 몸을 맞춘다! 힘드는 일이야! 사람의 몸보다 작은 침대에 맞춘다는 것은 융통성 있는 삶을 살라는 말로 받아들여야겠지! 침대가 작으면 작은 침대 하나를 연이어 놓고 하나로 안되면 두 개를 더 보태서 누울 수 있게 만들라! 그렇게 나는 받아들이는 사람이야!”
“도민씨는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니 좋겠어요! 우리 한국 사람들이 긍정적 사고를 못하는 것 같은데! 도민씨는 어디서 그런 적극적인 삶의 정신을 터득했어요?”
“터득이라! 터득이라는 말은 이치를 깨달았다는 말로 알고 있는데! 숙희는 그런 사고를 어디서 배웠어?”
“내가 먼저 물었어요! 언제부터 교회 다녔어요?”
“중학교 졸업하고 예수교 장로교회에 다니다가 군대 가기전까지 교회에 다녔고... 제대하고 주일마다 교회가서 예배드리고 있어!”
“웬지 생각하는게 다르다 했다구요! 성경은 몇 번 읽었어요?”
숙희는 예상하던 의문의 물음표가 곧게 곧게 길다랗게 펼쳐지자 기뻐 서둘러 묻는다.
“신약 성경을 열 번은 넘게 읽었을 거야! 그리고 구약성경은 두 번 정도 읽었었다고 기억하는데!”
“대단하시네요! 성경은 왜 읽었지요?”
“내가 검사에게 취조 받는 것 같은데!”
“어서 말해 봐요!”
“나는 우리 나라 모든 사람들처럼 사신 우상 숭배하던 집에서 자랐고 그리고 사람은 조상들에게 해마다 드리는 제사를 성의 있게 빼지 않고 올리면 사람 노릇도 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으로 그렇게 생활 속에서 배웠지! 말로 배운게 아니라 부모님들이 지성으로 제사를 드리시니까 따라서 제사를 하면서 몸으로 체득을 한 거야!
유교 신자도 아니면서 유교 신자처럼 생활하는 속에서 성장한 거야!
그런데 우리 동네에 교회가 들어왔어! 그리고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이 생겼어! 교회 다니는 친구들이 나보고 교회 다니자고 권고를 하였었지! 그때 내말이 나는 부모를 모르는 예수쟁이와는 말도 하기 싫다.
그리고 예수교의 동정녀 잉태 교리를 비난하고 비판하고 욕을 했었지! 친구가 예수 믿으라는 말만 하면 비판과 욕을 몇차례인가..... 했는데! 친구가 예수 믿으라는 말이 귀에 계속 맴돌더라고...... 그런 가운데 곰곰히 생각을 했지........”
도민은 말을 하다가 숙희의 눈을 찾아 바라본다.
숙희는 도민의 눈속 깊이에서 이지로 알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이 발산되고 있슴을 느낀다.
“...........”
“내가 예수교를 알지도 못하면서 비판하고 비난하고 욕을 한다는 자신을 발견한 거야! 내가 무지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야!
내스스로 나를 볼 때 챙피하다 그러니 예수교를 알고 나서 욕을 해도 그때하자! 맹목적으로 예수교인을 핍박한다는 것은 지식인으로써 자처하는 내가 딱하게 보였지!
그래서 예수교를 알기 위해 성경을 읽었어요! 처음에 성경을 읽어보니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어! 그런데도 읽다보면 알게 되겠지 하는 일념으로 읽고 그리고 교회도 열심히 다녔어!
한 번 읽었을 때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면 계속 읽게 되지를 않았겠지! 지금도 그래! 성경 내용의 말이 사람이 읽어 이해가 안되도록 수수께끼로 기록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게 이상해! 평범한 글이야! 그런데 쉽게 이해가 안되고 절벽에 부딪치는 것 같고 미궁 속으로 헤매이는 것 같아!”
“도민씨는 예수님을 알기 위해 성경을 읽었다 그말이군요!”
“그랬어!”
“성경을 읽고 교회에 출석했다면 열심은 어느 정도....?”
“새벽 기도회에 안빠지려고 힘썼지!”
“도민씨!”
“왜?”
“도민씨는 그렇게 하여 예수교를 알았고 그리고 동서양의 학문의 근원을 알았고 사람의 사는 목적을 알았다 그말이군요!”
“성경을 읽고서 삼라만상의 이치를 알았어!”
“설명을 해주세요!”
“삼라만상의 이치를 알았다는 말은 지구와 우주와 별들과 지구 위의 생존물체와 생명이 없는 물체의 존재의 의미와 그리고 사람의 살고 죽음과 그리고 사람은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 것과 악하게 살다가 죽는 사람과 착하게 살다가 죽는 사람과 사후세계가 다르다는 것과 회개하고 예수 믿는 생활하던 사람과 예수 믿지 않고 살다가 죽는 사람의 사후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사람이 이세상에서 살면서 누구는 조금 행복하고 누구는 권세를 부리며 살고 누구는 압박을 당하며 사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왜 전쟁이 일어나는가? 왜 기근이 일어나는가? 왜 천재지변이 일어나 사람을 떼죽음시키는가? 그리고 누구는 병마속에 혹은 지체 부자유하게 살고 누구는 가난속에 가난뱅이 생활하며 고생과 고통 번민속에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그 답을 구했어!”
“도민씨는 참 크리스챤이군요!”
숙희는 고개를 주억거린다. 그리고 ‘어쩜 저렇게 깨달았는가!’ 하는 놀램과 부러움이 그녀의 눈에서 넘쳐 나오고 있다.
“참자를 붙이긴 그렇고....군대에서 종교를 물을때 예수교인이라고 말했고 병적카드에 예수교라고 기재했어!
숙희는 성령을 받았어?”
“나는 교회에 다니고 있어요!”
“성령을 충만히 받아야 하는데!”
“나는 교회에만 다니고 있을 뿐 크리스챤이라고 하기에는 그래요!”
“왜?”
“주일날 교회에 가기는 해도 아직 성경을 한 번도 못읽었거든요! 그리고 예수교를 알려고 노력도 못했고......”
“나야 내 행위가 어리석어서 어리석은 짓을 안하려고 예수님을 알고 싶어 성경을 읽은 거지만 숙희야 다 알고 있으니까 궁금증이 없고 예수님을 나처럼 비판하지도 않았고 못되게 욕을 하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공부하느라 성경 읽을 시간이 없었으니까 못읽은 거지 안읽은게 아니잖아? 그리고 이제라도 틈틈히 성경을 읽으면 되지 뭐!”
“도민씨는 궁금한게 있으면 알기 위해 열성적인 태도 부럽네요!”
“그게 뭐 나처럼 공부를 못한 사람이 그렇게 안하면 어느날 무식을 면하겠어! 그러니까 나 같은 경우는 생존의 차원에서 어쩔수 없이 얻어듣고 배우려고 하는 행위이고 숙희 같은 경우는 그럴 필요가 없는 것 아냐? 하나님께 복을 많이 받아 좋은 가정에서 좋은 학교에서 생활 속에서 지식을 섭취함에 있어 힘들일 일이 없으니까 그런 거지!
먹을게 없는 사람이야 먹을 것 찾으러 부지런히 열심히 다니고 하는 거지만 먹을게 많은 사람이야 먹기만하면 되고 어떻게 먹어야 맛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신경이 쓰이고 하겠지!
부자들이야 먹고 살기 위해 땀흘리는게 아니라 놀기 위해 땀흘리는 것 아니겠어? 그런 이치니까 그걸 이야기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 만민 평등이라는 말을 외치고 법으로도 ‘법은 만민 평등이다.’ 그렇게 바라고 말들을 하지! 그런데 말야! 사람들이 그 만민 평등이라는 말을 모르고 평등을 외치고 있는데 그건 무식해서 그런 공허한 말들을 하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어렵게 생각 말고 있는 그대로를 놓고 말해 보자 그말이야!
먼저 우리가 잘아는 여자 남자의 평등을 현대 사람들이 외치고 있지.
여자를 차별 말라고 말야! 여자들이 남녀 평등을 외치고 있지!
그래서 여자의 권리가 많이 신장이 되었다고 볼수 있는게 우리 나라 여성들의 지위지! 선진국들은 우리 나라 여성보다 남녀 평등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여남 평등이 사실 잘 안되고 있 거든!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우리가 찾아보자고! 서양 선진국 사람이나 우리 나라 사람이나 남녀 평등을 부르짖는데 왜 그게 잘 안되고 있는지! 안되는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말이야!
숙희도 대학생이고 도서관에 출입하며 공부를 하는 학생이니까 그답을 주는 책을 찾아서 답을 구하자 그말이야!
그러니까 이제 숙희는 집으로 날래 돌아가서 그 답을 찾아서 가지고 와서 나의 지식을 보충해 줘요!”
“아니 갑자기 가라고 그러는군요! 누가 시키기나 한 것처럼!”
“우리가 잊고 이야기를 계속하니까 날새겠다고 걱정을 했어!”
“누가요?”
“아까 10분만 있다가 가겠다는 사람이 말야!”
“피이!”
“남녀가 밤늦게 같이 있으면 남보기 그렇다고 내가 아는 친구 누나가 그랬어! 남자야 괜찮지만 여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그 친구 누나가 누구에요?”
“이호숙전도사님이야!”
“갈게요!”
숙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출입문을 잡아당긴다.
도민은 조금 당황한 얼굴로 숙희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숙희가 출입 문밖으로 발을 내딛자 서둘러 숙희의 뒤를 따라간다.
“미안해요! 약속을 못지켜서!”
숙희는 차고 밖으로 따라나온 도민을 향해 땅을 보면서 말한다.
“아니야! 그걸 따지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는데!”
“아니예요! 너무 늦도록 있었어요!”
“내가 하는 일에 차질이 생기기는 했지만! 즐거웠어!”
“다음엔 도민씨가 하는 일에 방해가 안되게 할게요!”
“그럼 잘있으세요!”
“내가 차로 데려다줄게!”
“사양하겠어요!”
“오늘만이야! 오늘은 내집을 방문한 날이야! 혼자 보낼 수 없어!”
“도민씨! 괜찮아요!”
도민은 숙희의 팔을 잡고 차문을 열고 차에 태운다.
그리고 차를 시동하여 차고밖으로 끌어낸다. 그리고 차고의 문을 닫고 자물통을 채운다.
도민은 운전하여 동교초등학교 앞으로 달려간다.
“고마워요! 도민씨!”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나야! 변변치 못한 짜장면을 고맙게 먹어 줘서 고마워!”
“짜장면이 어때서요! 맛있었어요!”
“내가 지음지기를 너무 홀대한 것 같은데.....”
“나는 간단한 음식을 좋아해요!”
“요즘 신세대들은 외국음식을 좋아하잖아! 피자 같은거!”
“난 피자를 먹기는 했어도 많이 좋아하진 않아요!”
“피자라도 주문했어야!......”
“그런 이야기하면 싫어요!”
그들은 버스 뒤에서 5분정도를 기다린다.
“앞에 무슨 사고가 있나?”
“저 앞에 땅파는 공사를 하고 있어요! 내가 깜빡 있고...... 딴길로 가야하는데......”
“괜찮아! 그런데 집에 가면 엄마한테 꾸중 듣지 않겠어?”
“아녜요! 아직 시간 늦지않았어요!”
“기회 있으면 내가 피자 한번 사서 숙희가 조금만 좋아하게 할게!”
“고맙지만 무리하는 것은 싫어요!”
“내가 궁색하게보이니까 그러는 모양 같은데! 나 피자 한판 살 돈은 있어요!”
“오늘 내가 도민씨 시간을 너무 빼앗았어요!”
“내가 남은 시간 벌을 서면 되는 거야!”
“알았어요! 다시는 리듬을 안 깰게요! 저기서 내려주세요!”
숙희는 초등학교 앞에서 내렸다
도민은 숙희가 골목길로 들어가 보이지 않자 차를 운전하여 숙희가 들어간 골목 입구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골목 안을 바라본다. 골목길은 보안등이 켜져 있다. 달빛보다 밝게 골목길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숙희는 밝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숙희는 차가 멎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었다 내린다.
도민은 숙희가 자신을 알아보자 싱긋 웃는다.
도민의 기쁨이 넘친 웃음은 어두움에 가려 숙희에게 가지를 못하고 운전대에서 맴돈다. 숙희는 대문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도민은 안심했다는 얼굴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